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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막 떨어진 경험과 택시기사 아저씨
게시물ID : menbung_2095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보리똥꼬☆
추천 : 11
조회수 : 819회
댓글수 : 51개
등록시간 : 2015/07/26 19:2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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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3년 전 쯤에 라섹 수술을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라섹수술은 벗겨낸 각막을 대신해 약 일주일 정도 보호렌즈를 낍니다.

일정 기간이 지난 뒤 수술한 안과에서 보호렌즈를 빼고 후련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근데 눈이 좀 건조하다 싶은 기분이 들더니 한시간 정도 지나자 왼쪽 눈에 포크로 찌르는 것처럼 엄청난 통증이 느껴지는 겁니다.

뭔가 잘못됐다 싶어서 수술한 안과에서 진료를 받고자  서울로 달려갔습니다.
막상 도착하니 이미 문을 닫았더군여.. 정신이 없어 시간도 확인하지 못한 제 불찰이었지요.

가뜩이나 혼자인 상황에서 너무 아파 눈물이 줄줄 흐르고 고통은 점점 더 심해져서 응급실에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라섹수술을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수술 다음날 부터 통증이 꽤 있습니다. 
그런데 그때 당시는 수술 이후와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아팠습니다.

성신여대 역 앞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기사님께 제일 가까운 병원 응급실로 빨리 가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눈이 조금만 움직여도 찢어지는 고통이 느껴졌기에 계속 눈물을 흘리고 있었구요.
너무 아파서 계속 우는데 병원에 가는 길이 너무나 오래 느껴졌습니다.  

응급실에 도착해서 요금을 드리고 내렸습니다.
그때 당시 너무 경황이 없어서 병원 이름도 기억이 안나지만 정말 작은 건물이었습니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안과 진료는 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듣고 절망했습니다.

창구 직원께서 고려대학교 병원 응급실로 가보라는 얘기를 해주셔서 다시 택시를 잡아탔습니다.
새로운 택시기사 분도 제가 엉엉 울고 있기에 사정을 물으셨고 저는 하소연하듯이 그 간의 일을 설명했습니다.
택시기사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성신여대 역이면 고대 병원이 코 앞인데 왜 굳이 여기까지 왔냐는 겁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고려대 응급실은 제가 처음 택시를 잡아탄 곳에서 차로 10분도 안걸리더군요... (택시요금으로는 4000원 정도)
저는 그 곳에서 택시요금을 만원 가까이 내고 이름도 모르는 작은 병원으로 갔는데 말입니다.
통증 때문에 체감하는 시간이 길게 느껴졌나 보다 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겁니다.
 .
응급실에 가서 검사를 했습니다. 새로 만들어진 각막이 제대로 붙지 못하고 떨어졌다더군요.
어찌저찌해서 처치를 받고 지금은 잘 지내고 있지만 조금만 눈이 건조해져도 덜컥 겁이 나곤 합니다.

저는 아파서 경황도 없고 워낙에 길치라 잘 몰랐지만 택시기사님은 서울 지리에 익숙하셨을텐데, 
아파서 엉엉 우는 사람을 데리고 눈 앞의 고대 병원이 아닌 굳이 멀리 있는 곳까지 갔어야 했나 아직도 가끔 의문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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