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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량특집] 7년전 알바 썰 풉니다~
게시물ID : menbung_2096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비숙련삶
추천 : 4
조회수 : 483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7/26 20:40:27
때는 제가 재수생이던 2008년 공교롭게도 마침 여름이었습니다.

이 사연은 알바 얘기를 하면 무조건 제일 먼저 꺼내놓는 이야기입니다.

당황스럽기도 하고 조금 소름 돋는 이야기여서요 ㅎㄷㄷㄷㄷ



저는 당시 8호선 가락시장역에 있던 세븐일레븐에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날이 무척 습하고 더워서 음료수 냉장고에 들어가 더위를 얼려버리고 있었죠.

그런데 지하철 역에 있는 편의점이라 웬만하면 손님이 별로 없는데 그날은 유독

사람이 많더군요, 그래서 냉장고에는 오래 있을 수 없었습니다. [이것도 약간 무섭군요... 일하기 싫엉! ㅠㅠ]


아무튼 그렇게 계산을 마치고 잠시 한 숨 돌리려는데, 

한 묘령의 여인이 천천히 편의점으로 다가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긴 생머리에 하얗지만 약간 잿빛이 감도는 원피스를 입은 

여성이었어요. 형색은 약간 말랐고, 정상인 듯 정상같진 않은 미묘한 눈빛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나저나 그 여자 한~참을 과자 코너를 어슬렁거릴 뿐 물건을 고르는 건지 구경하는 건지 

그냥 거기서 왔다갔다만 하더군요.

얼마나 지났을까, 이윽고 초록색 각 씨리얼을 들고 성큼성큼 다가오더군요 [아직도 생생해요]

'삑'

"네 700원입니다."

제가 물건을 태깅하고 가격을 얘기했지만, 요지부동이었어요.

다만 날카로운 눈매로 저를 째려보듯 바라보더군요, 마치 염동력을 쓰는 듯이 고도로 집중한 듯한

그런 눈빛이었습니다.

"손님, 700원 입니다. 카드는 1000원 이상부터 결제 가능하세요."

제 기억에 당시는 1000원 미만은 카드 결제가 안 됐던 걸로 기억해요 그래서 이런 멘트를 날렸는데

아무 미동도 없더군요. 그냥 계속 째려봐요. 마치 제가 천하의 원수인 것 같은 그런 표정 있잖아요?

경멸이라고 해야하나? '왜 몰라주는거야?' 이런 표정이었어요.

"손님, 뒤에 분도 계산 하셔야 합니다."

뒤에 계시던 손님은 이상한 기운을 감지했는지 그냥 물건을 두고 나가시더라고요, 저도 그때쯤 눈치를 깠어야 했는데

열심히 일하는 일개 편돌이였던 거죠.

"손님?"

"왜!"

"네?"

"왜 안보여 이 돈들이?? 어??"

"네?"

갑자기 계산대를 삿대질 하더니 막 외치더라고요, 지하철에 사람이 많았는데도 쩌렁쩌렁해서

지나가던 사람들도 쳐다볼 정도였어요.

"네? 무슨 돈이요?"

"내가 지금 돈 줬잖아!"

이쯤되면 절규였어요.

"무슨 돈이요? 지금 여기 아무것도 없어요."

"내가 지금 너한테 영돈 줬잖아!"

영돈? 그떄는 당장 그게 무슨 뜻인지 전혀 알지 못했어요.

"영돈이요? 무슨 말씀이세요, 돈 안주시면 계산 안 합니다. 가세요!"

"내가, 지금 너한테 영돈을 줬다고!"

"아니 이상한 말씀 그만하시고 가세요."

"미친 새끼, 내가 영혼의 돈을 줬는데 그걸 몰라 핫!"

하면서 그냥 가더라고요. 좀 어안이 벙벙해서 가는 모습을 바라봤는데, 갑자기 고개를 획 돌리더니

엄청난 도끼눈을 하고 저를 째려보더군요 너무 식겁해서 바로 고개를 숙여버렸습니다. 

하여간 그날 제가 받은 그 영혼의 돈... 아니아니 제가 만난 

그런 진상, 아니 그렇게 이상한 소리 하는 사람 정말 처음이었습니다.

쓰고 나니까 무섭진 않네요 그냥 진상중에 그런 이상한 진상도 있었던 거군요 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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