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후반부터 머리가 빠지기 시작해서 없음으로 음슴체
미국에 와서 한국계 마트에서 3년정도 파트타임을 했었음
생필품부터 가구, 가전제품 의류까지 없는거 빼곤 다있는 그런 마트임.
처음엔 매대 진열일을 하다가 창고 정리, 인벤토리정리, 가구, 가전 세일즈 배송 설치 캐셔까지
진정한 잡일꾼으로 거듭나고 있었음.
사소한 진상은 진상으로 보이지도 않을만큼 나름 짬밥을 먹었는데 (매대 파괴자나 바닥에 음료나 아이스크림 흘리고 가기 등등 사소한 일들..)
캐셔를 보던 어느날이였음 주말이여서 남자 팀장님이나 점장님은 안계신 상황이였고 캐셔에는 나홀로 남자였음
한눈에봐도 나화났다 라고 얼굴에 쓰고 1등급 진사오라를 풍기는 부부가 고객센터 카운터로 나타남.
척 봐도 오래된 먼지낀 선풍기를 들고 있었음.
"선풍기가 안 시원해 환불해줘"
진상 기본소양이 잘 갖춰져 있었는지 대뜸 반말임.
미국은 보통 환불이나 교환이 소비자한테 엄청 유리하게 되있음.
구매일로 부터 한달이내이면 거의 대부분 환불및 교환이 가능함.
심지어 영수증이 없어도 카드 구매내역 조회가 되면 그냥 바꿔줌.
"구매 영수증이나 구매시 사용한 카드가 있으십니까?" 고객센터 팀장누나가 상냥하게 물어봄.
"여기" 하면서 영수증을 던져주는데 얼핏봐도 꼬깃꼬깃한게 오래 묵은 묵은지 마냥 잘 익었음.
"손님.. 구매일자가 작년인데요... 한달이 지나셔서 환불은 안될것 같습니다."
"워런티 있잖아 워런티!!!"
"그건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1년 무상수리 워런티구요... 일년도 지나셔서 무상수리도 안되실것 같습니다. 가까운 수리센터에 직접 찾아가시거나 우편으로 수리를 맡기셔야 합니다."
"그런건 나는 모르겠고 여기서 샀으니까 책임져"
옆에서 보고 있는데 말이 안통함... 팀장누나는 식은땀을 흘리며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이 진상 부부의 목소리는 3단고음마냥 끝도 없이 올라감.
상황이 심각해 지기 시작했음.. 다른 손님들도 웅성웅성 모여 구경하고 있었고 팀장누나는 입꼬리가 떨리기 시작했음..
"야 넌 필요없고 점장나오라 그래 점장!!"
"제가 매니전데 왜 그러시죠?" 하며 끼어들었음
"야 니가 몇살인데 매니져야? 너 말고 점장 나오라고" 나한테 소리침
상황이 심각해 지기 시작해서 결단을 내렸음
쓰고 있던 모자를 벗고 물어봄
"이제 몇 살 같아 보이십니까?"
"............................................."
"구매 시기가 오래되셔서 환불 및 교환이 안되십니다. 여기 제조사 연락처가 있으니 직접연락해서 수리받으세요"
"....................................."
말이 없던 진상 아저씨는 에이씨!!!!!!!! 하는 괴성과 함께 들고 있던 선풍기를 바닥에 내던져 박살냄
나는 조용히 옆에 있던 쓰레기통과 빗자루를 건내주고 "치우고 가세요" 라고 말함...
아저씨는 그냥 떠나고 아줌마는 주섬주섬 빗자루질을 하고 떠나심..
그리고 그 뒤로 나는 고객센터매니저가 되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