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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학교에서 핸드폰 누가 훔쳐가서 그거 찾게된 베오베글에 댓글 한번 달았다가 비공감 잔뜩 먹고..
느낀게 많아서 한글 보탭니다
일단 확실하게 느낀건
제가 나이를 먹기는 먹었구나 하는 점과
여기는 제가 있을 곳은 아니라는 점 이었습니다
여기 떠나면서 왜 디지털 쓰레기 풀어놓고 가느냐고 하시면 저는 할말이 없습니다만
모든걸 다 풀어놓을 생각은 아니고.. 그냥 주절주절 넋두리나 좀 하려 합니다..
에.. 나이 먹은 서러움을 살짝 한탄 하고 떠나려 하는데
그 베오베 글에서 핸드폰 훔쳐간 학생을 옹호하고 싶은 마음은 1g도 없었지만
그친구 너무 뭐라하지 말라고 하다 보니
옹호 아닌 옹호가 되었는지.. 비공감 잔뜩 먹고
본인이냐는 소리부터
스물셋 먹었다고 밝히고 개소리 하지 마란 소리에 약간 욱해서
스물셋 그렇게 나이 많이 먹은거 아니라고 했는데
스물셋은 성인인데 뭐가 문제요... 당신 같은 사람을 나일리지 쓰고 있다고 한다는 소리까지 들었네요..
여러분이 잘못되었다는 소리가 아니라
제가 있을 곳이 여기가 아니란걸 느꼈기 때문에 조금은 안타까움과(새 둥지라고 생각했었거든요)
잠깐이나마 소속감 느꼈었던 그 시간들이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저보다 나이드신 분들도 계시고
저보다 어리지만 더 성숙한 분들도 계시지만
겨우 서른둘이라서
여러분들이 한국의 존댓말 문화 사라져야 하니마니
버스에서 본 꼰대 아저씨 이야기가 제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했었는데
결국 그게 제 이야기란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겨우 서른둘이 아니라 여기엔 맞지 않는 아저씨란걸 늦게 알았네요
제가 십대에 천리안에서 채팅을 할 때 이십대는 아저씨라고 생각했었고
이십대 초입에는 삼십대가 무슨 인터넷이나 하고 있어 ㅋㅋㅋ 라고 생각했었던게
제 스스로의 의식의 흐름과 성장은 생각치 않고
여전히 '나도 당신들과 같아요' 라고 자기최면을 걸고 있었나 봅니다
인터넷에서 글이란 결국 공감에 의해 이루어 지는 것임을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살아온 세월이 다르고 살아온 시간이 다른 이들에게 공감을 찾으려 했던 점은 정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제가 백종원 아저씨가 아니고 김영만 아저씨가 아닌데
그 아저씨들처럼 세대를 초월한 공감할 수 있을만한 아량도 없고
아직 살아온 세월도 불충분한데
그건 생각하지 않고 어울릴 수 있다고 생각한 제가 모자란거죠
누구에게 실망했다 뭐 그런 글이 아니라
그냥 제 스스로 느낀바가 있어서 떠납니다
옛날에 그런 생각 했었는데..
먼 훗날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노인들끼리 틀니는 어떤 브랜드가 좋고 지팡이는 어떤 브랜드가 어떠고 이런거 이야기 하는 날이 오지 않겠냐고 ㅎㅎ
노인들은 노인들의 세계로
주류는 뉴제너레이션에게로
그동안 즐거웠습니다 안녕
출처 |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bestofbest&no=21556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