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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직장 또라이 썰(스압 주의)
게시물ID : menbung_2150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재아니에요
추천 : 13
조회수 : 3080회
댓글수 : 46개
등록시간 : 2015/08/04 16:43:43

(음슴체 주의 부탁드립니다.)


제가 하는 주 업무가 인입되는 CS를 파악하여 회사가 나아가야 할 사업 방향을 기획하는 업무를 하고 있음.

그 전의 회사에서 모시던 부장님이 지인의 회사에 비슷한 업무를 하는 사람이 필요한데 가보는게 어떻냐고 해서

얼떨결에 그 회사로 이직을하여 일을 하게됨.

막상 가보니 이번에 새로 만들었는지 부서 자체가 없음. 그냥 오로지 혼자 일을 해야 함.

자리도 없다보니 CS팀에 남는 자리에 껴서 생활하게됨. 어차피 기본 업무에 CS가 깔려있다보니 그 편이 좋기는 했음.


직장생활 하시는 분이나 인터넷 좋아하시는 분들은 어디선가 한 번 쯤은 들어보셨을거임.

'또라이 보존의 법칙' 누가 만들었는지 모르겠는데 정말 잘 만들었음.

이 얘기는 그 또라이에 관한 얘기임.


1. 상품권 도난 이야기.

 그 전 직장에서는 직원 복지 차원에서 생일을 맞은 직원에게 별도로 10만원의 외식상품권이 주어짐. 본인 생일은 1월 중순인데

12월 말에 사직서를 내고 전 직장으로 이직을 왔음. 근데 그 회사 인사팀에서 그간의 정을 봐서인지 그 외식 상품권을 우편으로

보내주기로 했음. 등기로 보내준다기에 집에는 받을 사람이 없어 이직한 사무실에서 수령하기로 함.

 그런데 일주일이 지나도 오지 않는거임. 그 10만원 상품권 없어도 그만이고 이미 퇴사한지라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어감. 그러던 어느날

자리를 비운 또라이의 부탁을 받아 또라이의 서랍을 받아 서류를 찾던 중 눈에 익은 봉투가 발견됨. 전 직장 이름이 박혀있는 초록색 봉투임.

혹시나해서안의 내용물을 봤는데 이미 빈 봉투였음.

 또라이가 자리로 돌아왔을 때 그 봉투의 출처에 대해 조심스레 물어보자 사무실 바닥에 빈봉투가 떨여져 있는걸 줏었다고 말함. 나중에

분리수거 할 때 따로 버리려고 했다는 말도 안되는 멍멍이 소리를 해댐. 너무도 당당하게 말 하길래 그 헛소리를 믿어주기로 함.

그리고 우체국 담당 집배원에게 전화를 걸어 당시 수령인 이름을 물어봤으나 회사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 이름이 나옴. 인상착의를 물어보자

회사 내 단 한명만 갖고 있는 외형 묘사가 시작됨. 키가 매우 작고 머리가 크고 눈이 부리부리하고 손톱에 귀신마냥 새빨간 네일아트를 한

여자가 받았다고 함. 심지어 본인 앞에서 너무 당당하게 쭉쭉 잡아 뜯어서 생생하게 기억한다고 하심.

 집배원과의 대화내용을 토대로 의심 100%를 갖고 그냥 조용히 "혹시 안에 내용물은 못보셨었어요?" 라고 다시 물어봤으나 극구 없었다함.

그리고는 자신을 도둑으로 몰아가냐고 사람 죽일듯이 소리치기에 걍 무시하고 지나감.



2. 토요일 근무.

 이직한 회사는 매주 토요일 돌아가면서 2명씩 당직을 섬. 아침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평일과 동일한 업무를 진행함. 다만 본인은 직접적으로

CS를 처리하지 않기 때문에 당직근무는 제외가 됨. 이때도 그 또라이는 길길이 날뜀.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데 왜 쟤는 안하냐면서..

암튼 토요일 아침 늦게 일어남. 10시는 조금 넘은 시간이었음. 일어난게 CS 팀장 전화가 와서 일어난거임. 전화를 받으니 상냥하게 화를내며

왜 출근을 안하냐고 물어봄. 금요일인데 내가 미쳐서 늦잠을 잤나 싶어 달력을 봤는데 토요일 맞음. 그래서 팀장님께 말씀 드리니 또라이 당직

대신 서주기로 하지 않았냐면서 물어옴. 그런적 없다하고 전화를 끊음. 그리고 핸드폰을 보니 읽지 않은 카톡이 있음.

 '저 오늘 몸이 아프네요.  당직 좀 대신 부탁드려요' - 오전 9시 20분

 기가차서 말도 안나옴. 월요일에 출근하니 또라이가 다짜고짜 따지는게.. 카톡까지 보냈는데 왜 팀장한테는 들은적도 없냐고 거짓말 하냐면서

한시간을 쪼아댐. 그러면서 아픈몸을 이끌고 출근해서 일하는데 분하고 억울해서 참을 수 없었다고 역성을 냄.

 다만 그 또라이 카스에는 금요일 새벽 나이트에서 술쳐먹고 놀았던 사진이 올라와있었음.



3. 그녀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거짓말을 굉장히 잘함. 잘 하는데 조금만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굉장한 의심이 드는 발언들만 하는 것을 알 수 있음. 다만 그 CS팀이 100%

여자라는게 문제라면 문제가 됨. 지금까지 겪어본 여초 집단의 대표적인 특성 중 하나는 가급적 분란을 만들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음. 특히

언쟁을 많이 피하고 같은 편의 얘기는 그 얘기의 진실성을 떠나서 잘 들어주려고 하는 것을 많이 봐왔고 여기도 마찬가지였음.

 특히 또라이의 경우 자기 편을 안들면 짜증을 많이 내기에 대부분 좋게좋게 들어주려고 함. 대표적인 얘기는 남자 얘기임.

 (1) 클럽(나이트)만 가면 남자들이 자기를 그렇게 못살게 군다고 함. 자기 뒤로 다가와서 엉덩이를 비빈다거나 자신의 머리카락 냄새를 맡는 등

    도무지 친구들과 놀게 냅두지를 않는다고 함.  >> 걍 춤추다보면 부딪힐 수도 있는건데 무조건 자신한테 작업건다고 생각함.

 (2) 상상속의 남자들과 데이트를 함  >> 머릿속으로 뭔 망상을 하는지 모르겠는데 여기저기 데이트를 하면서 맛난걸 먹었다고 자랑하고 다님.

    그러던 어느날 식당에서 부모님 모시고 식사하는걸 우연히 보게됨. 그쪽에선 날 못봄. 다음날 회사에서는 소개팅으로 만난 훈남과 데이트했다고

    소문내고 다님.

 스토리가 굉장히 많음. 다만 길어서 다 쓰지 못함. 그 회사 8개월 다니면서 정말 별별 얘기를 다 들었지만 단 하나도 신뢰할 수 없었음.


4. 남자 밝힘.

 퇴사하기 약 한달 전. CS팀에 기적적으로 신입 남직원이 들어옴. 21살 보송보송한 어린 애기였는데 군 입대가 꼬여 시간이 붕 뜨게되면서

사회 경험도 할 겸 입사했다고 함. 일을 가르칠 사람이 필요한데 또라이의 강력한 의지로 또라이가 교육 담당이 됨. 그때 분명히 봤음. 신입

사원의 굉장히 애처로운 눈빛을... 교육은 약 2주간 이뤄지는데 2주 내내 또라이가 옆에서 끼고 살음. 프로그램 사용법, 전화 응대법을 가르쳐준다며

실로 다채로운 스킨십을 시도함. 의도적으로 가슴을 신입의 팔에 같다 부비고 어깨동무를 시도하며 신입이 실수했을 땐 체벌이랍시고 허벅지를

찰싹 때림. 보는 내내 너무 불쌍함. 게다가 퇴근하면 애를 집에 보내야 하는데 친목을 도모한다는 이유로 2~3일에 한번은 애를 데리고 저녁을 먹음

술까지 먹이면서... 그러던 중 그 신입사원이 힘들었는지 같은 사무실 내 유일한 남자인 내게 상담을 신청함. 이런저런 고민이 있다. 너무 힘들다.

내가 딱히 어떻게 해줄 수 있는게 아니라 들어주기만 함.

 (1) 시도때도 없이 카톡, 전화가 옴. 신입사원은 사귄지 1년된 여자친구가 있는데 그 여자 때문에 헤어질 위기라고 함.

 (2) 스킨쉽이 점점 강해짐. 실수했을 때 처음엔 무릎 쪽이었는데 이젠 허벅지 안쪽도 심심치 않은 터치가 있다 함.

 (3) 술마실때 자꾸 옆자리로 와서 부비적 거린다고 함.

 그렇게 약 교육기간 2주 내내 매일같이 상담을 해줌. 교육기간이 얼마 안남았을 무렵에는 나도 질려서 못버티겠음 그만 두라고 말함. 본인도 퇴사

의지는 굉장히 강한데 퇴사하면 그 기록이 다 남는거 아니냐면서 불안해함. 무슨 학생 생활 기록부도 아니고.. 그런거 아니라고 알려줌. 그리고는

며칠 고심하는가 싶더니 그만두고 나감.


 5. 헛소문 퍼트리기 대왕.

 신입사원이 퇴사하고나서.. 이례적인 빠른 퇴사라 윗선에서는 퇴사 사유를 매우 궁금해함. 퇴사 당시 얘가 별 말 안하고 퇴사를 했던지 잘 모르는

분위기였음. 그래서 CS 팀장한테 좀 알아보라고 지시가 내려왔나봄. 일하는데 뭔가 문제가 있었던건 아닌지 그냥 개인 사유인지.. 다만 이 녀석이

퇴사를 한 뒤 회사 사람들 연락을 일체 받지 않았음. 같은 CS팀이었더라도 직접적으로 상담을 하지 않은 다른 팀원들은 사유를 잘 몰랐음.

 그냥 그 또라이가 귀찮게해서 퇴사한건데.. 내게는 너무도 당연하게 보였던 것이 이들에게는 아니었었나 봄. 그냥 말 해줬음 됐을 텐데 내가 성격이

별나서인지.. 또라이의 명예를 지켜주고자 그냥 별 말 안하고 가만히 있었음. 그런데 언젠가 부터 소문이 상하게 돌기 시작함.

 내가 그 신입사원이랑 이런저런 얘기 하면서 회사 뒷담을 까고 될 수 있음 다른데로 가라고 부추겼다는거임. 그 소문이 돌고나서 회사 임원들한테

불려가서 괜히 혼남. 소문이 퍼진것도 그때 혼나면서 알았음. 안되겠다 싶어서 소문 진원지를 찾았더니 그 또라이임. 화난다고 같이 가서 싸우면

똑같은 인간이 될 것 같아 그 날 술이나 한잔 하자고 불러냄.

 "라이씨. 지금 회사에 돌고있는 그 퇴사 원인 얘기 들었어요. 그런데 그 얘기 라이씨가 여기저기 소문내고 다니셨더라구요."

 "어머? 제가요? 별꼴이네~ 저 지금 처음 들었거든요?"

 "다 알고 지금 라이씨랑 여기서 술마시는거에요. 더이상 거짓말 안하셔도 되요. 그냥 확인되지도 않은 얘기 가지고 너무 일 크게 벌이지 말아주세요."

 "저 아니라니까요? C바. 가만히 있으니 사람이 우습게 보이나. 아니라는데 자꾸 왜그래요?"

 그래서 그 얘기를 팀장님, 같이 놀던 직원 A, B가 해줬다고 하니 얼굴 벌겋게 되서 그냥 나감.

 다음날 회사에 출근하니 난 아무런 죄없는 사람을 불러내 욕하고 윽박지르고 협박한 파렴치한이 되어있었음.


그 일이 있은 후 도무지 같이 일을 할 수 없을 것 같아 자리를 옮겨달라고 건의했으나 묵살당함. 안되겠다 싶어 그 신입사원과 몇번의 시도 끝에 연락 후

또라이 때문에 사표냈다는 것을 정리하여 임원들한테 보고 하고 당일로  퇴사함. 날 그 회사에 추천한 부장님께서 연락해서 뭐라 하시길래 자초지종

설명해드리니 조용이 전화를 끊으심.

 그리고 얼마 뒤 그동안의 업무상 과실 누적과 회사 분란 조장으로 짤렸다는 얘기를 들음. 그 날 오랜만에 친구들 만나 술 30만원어치 먹음. 

 지금도 저장되어있는 그 또라이의 카톡 상태 메세지는 "세상은 내가 살아가기에 너무 많은 시련을 줘..." 이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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