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고3일 때는 2001년이었고 어머니가 암으로 돌아가셨는데 그걸 가지고 담임선생이 정말 막말을 많이 했어요.
첫번째 일화는 5월 15일 스승의 날에 아이들이 그 전날밤 사와서 학교 벽장에 넣어둔데다 아침부터 교탁에 진열해놔서 먼지 다 묻은 케이크 행사 끝나고 나서 자기는 이런거 못 먹는다고 저보고 들고가서 먹으라고 하더라고요.
그 날이 제 생일이라 전 새 케이크를 먹고 싶었고 그래서 끝까지 그 케이크를 한사코 사양하고 집에 돌아오니 아픈 엄마가 그래도 생일이라고 돈 만원을 주더라고요...
두번째는 어머니 돌아가시기 전날... 그 날이 6월 5일이고 그 다음날이 현충일이라 그 선생에게 얘기했어요. 어머니가 위독하시니까 오늘 일찍 가겠다고... 그랬더니 그 선생이 한 얘기가...
-비겁하게 그러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자습 다 하고 가라. 근데 니네 엄마 진짜 오래 사네. 내 생각엔 벌써 오래전에 돌아가실 줄 알았는데...
14년이 지난 지금도 그 말을 싸지르던 순간이 다 기억나요.
세번째는...
그 일 있은 다음날 엄마가 돌아가셨고.. 장례 끝나고 학교가서 엄마 임종 못보고 유언 못 들은 것 때문에 슬퍼하는 저에게 그 선생이 위로랍시고 한 얘기가 이거였어요.
원래 임종은 아무나 보는게 아니고 유언은 아무나 듣는게 아니다...
그 선생은 그게 위로가 된다고 생각했을까요?
마지막 네번째는 수능 4일전에... 그 선생은 제 아버지에게 전화걸어서 예전에 저에게 말했던 대로... 집이 가난하니까 4년제 가고도 남는 성적이지만 전문대 보내라고 어차피 4년제 가봤자 가난해서 졸업 못한다고 대놓고 얘기를 했고...아버지는 그 말에 내가 알아서 한다고 하시고 전화를 끊으셨고
저는 그 해 수능 정말 대박이 났고 가채점한 거 내니까 그 선생이 뭐 씹은 얼굴로 제2외국어 점수 빼고 적으라고 얘기하길래 제가 빼고 적은거라고 하니 정말 찜찜한 표정으로 절 바라보더라고요. 수능 잘봐도 지랄...
원서 쓸때도 마지못해 인서울 써주더라고요.
그리고 전 그 선생의 예상과는 다르게 인서울 4년제 중위권 대학을 무사히 졸업했어요.
전문대 비하가 아니라 저는 정말 4년제 대학을 가고 싶었고 성적도 되는데 자기 맘대로 우리 집 형편 재단해가며 저보고 4년제 가지말라고 하다 자기 맘대로 안 되니 아버지한테까지 전화하는게 정말 싫었어요.
...진짜 지금 생각해봐도... 그 때 스마트폰이 없었던게 한이네요. 녹음해서 교육청에 민원 넣었으면 그 선생은 지금쯤 다른 일 하고 있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