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주차장 뺑소니(라고 쓰고 물피도주) 사건 이후 내용입니다.
처음 내용은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menbung&no=21825&s_no=21825&page=1
아침부터 찌는 듯한 더위에 느즈막하게 늦잠자려던 생각은 접고 일어나 관리실에 방수포 공사중인
물피도주 범인 휴대폰 번호를 제대로 확인하기 위해 밖으로 나갔는데 응???
제 차 맞은편에 어제 그 문제의 트럭이 있고 차주가 부지런히 물건을 정리하고 있네요?
엄청 반가움과 함께 전투력 급 상승...
그런데 가까이서 뵈니 이 분 60대로 보이시는 어른인지라 일단 조심스럽게 다가가 어제 일 말씀
드리고 한바탕 하려는데 어이쿠 그랬냐, 화물차라 그런 사고나도 느낌이 잘 안 온다, 뭐 이렇게
말씀하시며 한참을 이래저래 말을 나누는데 하 참...거, 왜 있잖습니까?
순박한 시골 어르신이랑 이야기 하는 느낌.... (아몰랑....)
아니 뭐라 막 분노를 쏟아내려고 했었는데 한 십분 이야기 하고 나니 아, 이분 그냥 착한 분이네요.
달리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ㅎㅎㅎ
자기가 그랬다면 정말 미안하다고, 보험처리 부탁 드린다고 하니 어떻게 하면 되냐고 해서 보험사
찾아드리고... 전화번호도 잘 안보인다고 하셔서 번호도 눌러 드리고...
보험 접수하고 여차저차 해서 접수번호 받고 올라왔네요. 접수하는데만 한 십분 걸린 듯...
연신 미안하다고 하시며 둘이 엘레베이터 타고 올라오면서 그 분은 옥상으로 공사하러 가시고
저는 집으로 돌아왔네요.
조금 긴 짜증스러운 사고가 될까 싶었는데 이거 너무 금방 정리되서 허탈하기도 하고,
이 더위에 저 옥상에서 일하시며 땀 흘리실 아버지 같은 분 생각하니 마음도 좀 그렇고 뭐 그렇네요.
암튼 뭐 금방 마무리되서 다행이긴 하네요.
그래서 뭐 문짝 새로 갈고 렌트하려던 생각 집어치우고 대충 티 안나게 수리해서 탈 생각입니다.
날이 참 더운데 속은 개운섭섭하네요. ㅎ
다들 시원한 하루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