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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안을 조종한 풍수쟁이
게시물ID : menbung_2204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당근쓰
추천 : 1
조회수 : 50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8/10 13:42:47
엄마는 어느날인가부터 
아마도 아빠랑 재혼하신다음부터
또는 사업이 쫄딱망해 도망다니실때부터
무당 점 이런걸 보러다니셨다. 
시동생 아플때는 굿도 하고 그랬던것같다. 
힘들면 무당에게 물어볼수도 있지만 엄마는 맹신이 심했다. 
엄마는 조상제사를 지내라며 내 손목을 잡고 놔주지 않았던 사이비교 얘기를 듣고 애기무당일꺼라며 얘기좀 더 듣지 그랬냐는 말을 하기도 했다. 
그래도 다시 시작하신 가게가 잘 되고 한곳에 정착하시면서 절에 나가시고 점같은건 안보러다니시는 줄 알았다. 
그러던 엄마아빠는 풍수를 배우러 무슨 대학 평생교육원을 다니신다고 했다. 
나는 그때만해도 그냥 그런가보다 했다. 
엄마 아빠는 강사를 교수님이라 불렀다. 그 풍수라는게 과학이라며 목사들도 들으러온다고 껄껄거리셨다. 
이후 그 교수라는 사람은 우리집 대소사 안끼는데 없이 관여하는듯 했다. 작은 일이라도 그사람과 상의하며 날을 받아다 진행하시는 것이었다. 
내가 이 교수라는 사람이 우리집을 돈나올구멍으로만 생각한다는걸 확실히 인지(이전엔 관심도 없었음) 한건 
외삼촌의 선자리를 봐준다며 내보낸 자리였다. 
그 교수라는 인간은 '선자리'에 정신이 약간 모자란 여자를 데리고 나와 큰소리를 쳤다고 했다. (외삼촌 하자없음 그때 나이 40 지금 좋은여자랑 결혼함)
외삼촌이 화를 낼수도 없고 참고 있다 나와서 엄마한테 얘기하니 오히려 그 교수 편을 들며 애만잘만들고 밥만 잘하면 됐지 정신이 뭐가 필요하냐는 말을 했다고 한다. 
그때 우리엄마야 말로 정말 단단히 미쳤었던것 같다. 
그 후로도 외할아버지 묘를 파서 단 20cm를 옮기는 등 별 희한한 일을 다 했다. 

내 결혼때도 그사람은 그야말로 큰 활약을 했다. 
엄마아빠는 첫인사할때 우리 신랑을 아주 좋게 보셨다. 
그리고 그 교수에게 사주를 봤고 그때부터 엄마의 태도가 달라졌다. 나는 신랑을 만난 그 해에 결혼하려고 했지만 우리는 2년을 더 만나고 결혼했다. 
나는 좋은날짜가 안나와서 그런줄 알고 연애나 실컷하고있었는데 알고보니 그 교수가 둘의 궁합이 아주아주 안좋다며 헤어지게 해야한다고 했다고 한다. 올해지나면 헤어질꺼다 봄지나면 가을지나면 해어질꺼다 하면서 돈을 쳐받아간 모양이었다. 
자세히 듣진 못했지만 애를 둘을 낳고 신랑이 바람이 나고 집안이 쫄딱 망하는데 그와중에 신랑이 아퍼서 다시 내 차지가 되고 나는 아픈신랑과 두 아이의 생계를 책임져야하는 상황이 된단다. 
그것도 모자라 엄마팔자는 딸이 닮는다고 이 남자랑 잠이나 자고 헤어지면 비슷하게 살풀이가 될테니 얼른 일 치르고 떼버리라는 말까지 했다고 한다. 
 이쯤되니 나는 약이 바짝올라 그럼 어차피 이렇게 될 팔자면 내 알아서 날짜 정해 결혼하겠다고 통보하고 결혼해버렸다. 

 내가 아이를 낳을때도 안좋은 궁합을 내 몸에 칼을대서 땜을 하라며 제왕절개를 하라고 했다. 아이 머리가 크고 아래로 내려오지 않아 결국 수술을 하긴 했지만. 
내 결혼 바로 후 90이 넘은 할머니가 아프실때도 올해 못넘기신다는 막말을 해가며 돈을 듣어갔고 (그 후로 2년이 지났고 내생각엔 못해도 앞으로 2년은 더 사실수 있음)

다행히 요즘 엄마아빠는 점점 그 인간과 연락을 끊는듯 하다. 
교수 말만 믿고 산 집에 들어가자마자 그 집 식구들이 다 어디가 다치고 아프고 큰 병이 났다. 정말로 다들 중환자실에 들어갔다. 물어보니 그 교수는 내가 언제 지금 사랬냐며 발을 뺐다고 한다. ㅋ
 그리고 술을 먹고 인사한답시고 들어와서는 동생들과 엄마에게 과감한 터치를 자주 보여주었다. 그걸 본 아빠가 그다음부터는 개인적으로 연락하지 않는다고 하셨다. 인맥 좋아하는 아빠가 그 평생교육원에서 만난 사람들까지 놓치기 싫어 모임에서 인사하는 정도인듯 하다. 

그 교수와의 악연은 여기까지 일까. 
엄마는 이제 맹신을 끊으실까. 
아니면 또 다른 무언가를 찾으실까. 
내 결혼때를 생각해보면 이미 찾으신듯도 하다. 
다니시는 절의 스님도 궁합을 보고 딸이 틀린길로 가면 다리를 꺾어서라도 주저 앉혀야한다고 했으니. 
나는 잘 살고 있다. 내년에 둘째가 나온다. 
나는 천주교인이지만 솔직히 찝찝한건 사실이다. 
그딴 막말을 내뱉는 입이 뉘우침 없이 몸 편히 살다 죽었으면 좋겠다. 
천주교인으로 내가 할수있는 최고의 저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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