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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지하철에서 자리양보를 했다
게시물ID : menbung_2439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달짝지근
추천 : 10
조회수 : 626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5/10/14 17: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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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지하철을 타려고 줄을 서고 있었다

나는 절대로 법으로 여겨지는 "내리고 타자"를 지키고픈 시민이다.

하지만 역시나, 노인분들은 문이 열리자마자 

내리는 사람 틈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서 자리를 앉으려고 한다

에휴.. 나라도 모두 내리고 타야지 하고 서있었지만

뒤에 서있던 사람이 나를 밀치고 지하철을 탄다.



모두 내리고 지하철에 탄 후 빈자리가 있기에 털썩 앉는다

그러자 옆에 앉던 할머니가 "아유 여기 자리있는데.." 라며 

같이 온 친구를 바라보며 안타까운 한숨을 내쉰다.

신나게 쇼핑하고 와놓고선 지하철에선 꼭 앉아가야 하나? 

튼튼한 다리로 쇼핑 실컷 하고 오서는 지하철에만 타면 급 체력이 저하되는가 싶다.

절대 꼿꼿히 허리 편 사람에게는 자리 양보를 하고싶지가 않다.




묵묵히 핸드폰을 보며 한두정거장을 가다가 

어디쯤 왔나 하고 고개를 들었는데 바로 옆에 목발을 짚은 아가씨가 서있었다.

'이런..!! '

죄송한 마음에 바로 자리양보를 해드렸다.

아가씨는 급구 

"괜찮아요 ~ 아유 앉으세요 "

"목발을 짚으셨는데 어찌 자리양보를 안하나요^^ 앉으셔요"

"아유 진짜 괜찮은데...."

몇몇 장성한 남정네들은 힐끗힐끗 쳐다본다.

비어있는 좌석엔 아무도 앉을 생각이 없다.

목발 짚은 아가씨는 "정말 감사합니다" 하고 꾸벅 인사를 한 뒤 좌석에 앉았다.



뒤늦게 노약자를 발견한 나도 죄송스러운데,

한두정거장 올때까지 이 아가씨는 자리양보를 받지 못한것인가

내심 씁쓸하다.




내릴 정거장이 되어 출구앞에 서있는데 아가씨가 나를 쳐다봄이 느껴진다

괜히 머쓱해할까봐, 혹은 내가 대~단한 도덕행위를 한 것처럼 당신에게 고마움을 또 한번 받겠노라- 며

으쓱해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쳐다도 보지 않고 내렸다.




집에 와서도 

다리가 불편한 그 아가씨가 조심히 집에 도착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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