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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했는데 새 회사 뒤집어 버리겠대요
게시물ID : menbung_2522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몬땠꾸료
추천 : 10
조회수 : 1553회
댓글수 : 68개
등록시간 : 2015/11/11 00:51:36
11월부터 다른 회사를 다니고 있네요
이전 회사에서 사람을 소모품으로 생각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거든요
제가 1년 조금 넘게 다니는 동안 제 다음으로 들어오셨던 분들이 다들 한달만에 그만두셨습니다
사실 저도 처음일주일, 한달째 됐을때 그만둘까 고민많이 했지만 그냥 참고 다니기로 했습니다
지방에서 디자이너 목숨 어디가도 별거 없을거라고 생각했어요.
주변 친구가 월급을 3달 밀리고 그만뒀는데 제가 다니는 회사는 최소한 월급은 안밀리니까 낫다고 생각했죠
또 제가 인내심 하나는 출중하거든요.

근데 디자인+온갖 사무, 잡일을 하다가 9월부터는 회사에서 고용노동부 위탁일이 급하니
다른 일 다 면제해주고 그 일만 하라고 했습니다
디자인일이 좋았지만 어차피 디자이너로는 먹고살기 힘들구나 싶기도 하고,
회사에서 필요하다고 요청하니 그렇게 하자고 수락했고요

그렇게 바뀐 일도 정말 열심히, 잘했어요. 같이 일하자는 제안도 받았고 업계에서 열심히 한다고 소문도 났습니다.
회사안에 원래 그 일을 하던분이 2분 계셨는데 그중 한분이 올해 냬냬 일한 성과가 50이라면
저랑 막 들어온 신입 한명 그렇게 둘이서 두 달동안 낸 성과가 100이었습니다.

점심을 5시에 먹고, 자비로 차타고, 야근하고, 스트레스로 여드름이 나는데 그거 치료하느라고 피부과에 한달 월급 이상 내고,
거래처에 소문이 날 정도로 열심히 일했는데 우리 회사만 저희를 찬밥 취급했어요.

차로 40분 거리 타지역 출장갔는데 택시탈까봐 버스타고 다니라고 전화하고
회사가 받을 돈을 제 월급통장으로 보내라 했으니 현금으로 찾아서 가져오라하고
사장님이 다른곳에 술집 개업하는 날, 가서 서빙하라 하고..

이건 아니다 싶을 때 동종계열의 다른회사에서 채용공고가 났고 신입인 동료랑 저 둘이서 이직했습니다.
사직서 내고 2주 후에 그만뒀고 
사장님은 정직원이라 부르셨지만 계약서상으로는 1년계약으로 적혀있었기에 문서상 계약상태도 아니었어요. 
(계약서상으로 만료된 날에 계약서 다시 쓰자고 말씀드렸지만 안쓰고 내년 1월에 쓸거라고 하셨습니다.)

사직서 내니까 회사에서 갑자기 잘해주더라고요...
말투도 다정하게 바뀌고 일찍 들어가라 그러고..
그리고 저를 믿었다면서 회사 나가지 말라고 잡으셨는데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을 것 같아서 마음을 굳혔습니다.

지금 회사는 사람을 자산이라고 생각해줘요.
솔직히 근무시간, 출퇴근 시간, 결재라인은 더 길어졌어도
체계도 잡혀있고 분위기가 좋아서 마음이 더 편합니다.
아 월급은 미미하게 올랐습니다.

그래도 1년 정이 들었고 요즘 바쁠때인데 둘이 동시에 퇴직한 게 마음에 걸려서
퇴직하는 날에 일 마무리 지으려고 밤12시까지 야근했습니다.
전 날까지는 매일 출장이었고요.
근데 퇴직하는 날 회사 직원분들이 다 외근나가시고 사무실에 아무도 안계셨어요
마지막 인사도 못했네요.

그리고 그 다음 월요일에 새 직장 퇴근하고나서 전회사로 가서 또 밤11시까지 일해줬습니다. 
제가 맡았던 부분은 인수인계 필요없을 정도로 깔끔하게 끝내고 싶은 책임감도 있었고
나름 일 년동안 같이 일했던 분들인데 제가 나가서 일이 너무 많아질까봐 도와주려는 마음도 있었어요.

며칠후에 회사 오라고 전화가 와서 다른곳 다니고 있다고 말씀드리니
할 얘기가 있으니 같이 그만 둔 사람은 데려오지 말고 혼자 회사에 들리라고 하더군요
전 1년 다니고 그 분은 제가 계속 붙잡아서 딱3개월만 채웠으니 
저만 퇴직금 지급대상이라 퇴직금 의논하려고 부른줄 알았습니다.
혼자가보니 새직장 구했다는 말에 말투며 표정이며 싹 바꾸고 
같이 그만 둔 분의 일을 꼬투리 잡아서 저에게 큰소리 치시더군요
퇴직금도 늦게 줄거라고 퉁명스럽게 말씀하시고요...정말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냥 알았다고 하고 나왔죠. 정이 뚝 떨어져서 정말 옮기길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오늘 오전에 또 전화가 왔어요
제가 맡았던 일에 모르는 부분이 있어서 전화했나 하고 생각하며 받았습니다.
처음부터 화를 내면서 말도 안되는 꼬투리를 잡더군요.
제 업무도 아니었는데 저보고 회사에 나와서 일을 마저 끝내라고 소리지르더니
안그러면 새 직장에 와서 뒤집어 놓겠다고 했습니다.
너무 어이가 없어서 저한테 왜이러세요..밖에 말이 안나오더라고요 ㅠㅠ
그 전화 끊고나서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리고 눈물이 나는데 회사 다른분들이 옆에 계셔서 가까스로 참았습니다.

전 호의로 잘해주려했는데 권리로 받아들인 것 같습니다.
퇴직하고도 일해준 게 후회되네요...
그 회사에 다닌 1년 조금 넘은 시간들도 아깝고요

친구가 대신 전화해서 따진다고 하는데 말렸습니다. 상종하고싶지않아요.
다시는 마주치고싶지않은데 퇴직금은 받아야하고..쉽게 줄 것 같지 않고.. 
성과급도 포기하다시피하고 이직한건데 우울하네요
오늘 전화를 녹음했으면 협박으로 고소하고싶은 마음인데..예상도 못했던 일이라 녹음을 못했네요ㅠㅠ

요즘 사무실 자리 임대료 내고 전화받는 일에 웹디일까지 하라는 채용공고가 유머로 돌아다니던데
거기도 고용알선업체더라고요.
마치 제가 다녔던 회사 같아서 편히 웃게되지만은 않았네요.

내일 전화해서 14일 이내에 퇴직금 지급 하시라고 말하고, 안들어오면 노동부에 신고할 생각 입니다.
더 뭘 할수 있는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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