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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에 남편이 놓고간 사람입니다.
게시물ID : menbung_283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라돼지
추천 : 25
조회수 : 3501회
댓글수 : 76개
등록시간 : 2016/02/11 20:15:43
이 엄청난 댓글들은.. ㅎㅎ 제평생에 글오르는 족족 베오베라니..ㅠㅠ

ㅈ저는 우선 상담을 받기로 하였습니다.

왜 나는 나 대신 분노해주는 이들의 1/10도 분노하지 못하고 있나
까칠한 댓글들도 많았지만
진심 열받아서 어쩔줄 모르는 댓글들을 보면서 그 글의 당사자이자 가장 화나야 하는 사람인 제가
한 이틀을 통틀어 한참 생각해봐야 이게 화가 나야하는 일이구나.. 하고 노력해야 알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정상이 아니라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뭔가 심각한 문제가 있는거지요. 이러다 한방에 훅 갈까봐 겁이 더럭 났습니다.


이대로 놔둔다면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제 딸이 배우겠지요. 아들은 그 아빠를. 딸은 저처럼 참고, 아들은 자기 아빠처럼 귀한 아내를 막대하겠지요.



1-2년 전에, 어느날인가 남편과 심하게 싸우는걸 우연히 듣게 된 아이들이 울고있었습니다.

그 때, 둘째가 '이제 엄마아빠 따로 사는거냐'고 묻더군요. 그럴지도 모르겠다고 했어요.
아이가 매우 슬퍼하면서, 엄마아빠랑 따로 사는 것은 싫으니 그냥 엄마가 참으면 안되겠냐고 그러더군요. 

내가 뭐하는 짓인가.. 그 이후로 남편과 큰소리를 가급적 아이에게 보여주지 않으려고 부던히 애썼던것 같습니다.
최대한 싸움을 피했지요. 아이를 안심시키면서.


제가 어릴때 너희 때문에 참고살았단 말을 지긋지긋하게 듣고 컸기 때문에,
너희만 안태어났어도
너때문에 니 아빠한테
더런 놈의 씨를 닮아서 저모냥이다
니네집안 더런 피가..

엄마의 피가 반 섞여있는데 그 피로인해 빚어지는 많은 문제점들에 인식하게 된 것은 최근 10년의 일이죠 ㅎㅎㅎ
그 피가 더 만만찮다는 사실역시. ㅎㅎㅎ

암튼, 이런 언어적 학대는 아주 일반적이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너희때문에 아빠랑 산다는 얘기 등등, 너희때문에 란 말은 입에도 대지 않습니다.
저는 어릴때 제 몸에 진짜 아빠때문에 색깔도 더럽고 더 열등한 피가 흐르는줄로 믿고 살았어요.

나중에 할지도 모른다.. 는 말은 접어두세요. 현재까지도 아이들에게는 한 번 도 그런말은 해본적이 없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귀한 아이들이 엄마한테 왔는지, 너무 감사한 일이라고 이야기해주면,
둘째 '내가 하늘나라에서 하나님이 엄마들을 많~이 보여주셨는데, 엄마한테 태어나게 해달라고 졸랐어. 사랑해 엄마.'하고 안깁니다.


다들 저희 부모님과 마찬가지인 생각없는 부모님들께 언어적으로 한풀이의 대상이 되시거나 상처를 많이 받으신 모양이고.
저 역시 그렇습니다.
배운 적이 없는 것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공급하려니 참 힘들지만, 그래도 내 부모가 퍼부었던 언어폭력 만큼은 입밖으로 꺼내지 않아요.


이렇듯 단편적으로 글으로 접한 사람들마저 분노하고 있는데
그만큼 분노하지도 못하는 저를 두고... 
이틀 정도 넋놓고 보내다가 오늘 다시 전혀 아무렇지 않은 상처받지 않고 에너지넘치는 모습으로 돌아와 갑자기 하게된 강의까지 잘 끝마친 저를 두고 섬뜩해져서, 우선 상담부터 신청했습니다. 남편? 아이들? 아니에요. 우선 저만을 위한 상담입니다.


상담하시는 분께 간단히 전화로 말씀드리는데 안되겠다고 오라고 하시더군요. 날짜 잡았습니다. 



제가 어느정도 상담을 통해 정리가 되면 남편과 같이, 그리고 아이들도 같이 상담을 받을 것이고.

남편이 안가겠다고 하거나 전혀 바뀌지 않는다면
그때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겠지요.


댓글에 일일이 답변을 못해 두 번 째 글을 남기고, 그리고 이 글을 남깁니다.
분노해주셔서 고마워요.. ㅎㅎㅎ 퐈이터가 되어서 돌아올게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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