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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딴 개같은 경우가 다있나요...
게시물ID : menbung_2993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마탄의사수
추천 : 11
조회수 : 1362회
댓글수 : 71개
등록시간 : 2016/03/24 02:00:18
 제 친구는 글쟁이입니다. 아직 데뷔도 못한 저와는 달리, 그 친구는 N사에서 정식 계약을 통해 웹소설을 연재하고 있죠. 작가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작품 활동을 해오던 제 친구가 얼마나 뿌듯하고 또 자랑스러웠는지 모릅니다.

  독창적인 세계관, 또 자신만의 철학이 담긴 작품만을 고집하는 친구라서 저에게는 각별한 글동무였습니다. 어쩌면 저와 닮은 그 외골수 같은 모습의 그 친구가 받는 인기를 통해 대리만족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런 소중한 친구가 절필을 하려합니다. 아니, 절필 당하게 생겼다고 해야 적확하겠네요.

  수년간의 산고 끝에 나온 데뷔작을 통해 어느정도 독자를 모은 친구는, 새로운 작품에 도전했습니다.

  판타지 세계에 한국의 근현대사를 빗대어서 표현하겠다는 새로운 시도를 내포하고 말이죠. 정말 재밌을 것 같다고 그 친구와 술마시며 설정에 관한 얘기로 밤을 새던 그 날이 아직도 선명하네요.

  당연히랄까, 필력이 좋은 친구이니만큼 신작의 시작도 순탄했습니다. 한 손에 꼽을 정도로 높은 순위였으니 상당히 좋은 편이었던 거겠죠.

   그러다가 한 에피소드를 올리면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작중에서 노동자들이 정당한 권리를 추구하기 위해 혁명을 일으키는 편이 있었습니다. 그 편의 부제는 5.18이었구요.

  그날 이후로, 모사이트의 집중포화가 시작됐습니다. 작가 고향이 어디냐는 것부터 시작해서 심각한 욕설가지 이어지더군요.
 
  조회수는 당연히 나락으로 떨어졌고 최고 순위에 있던 그 친구의 순위는 밑에서 두번째로 떨어졌습니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N사측에서 조기 종료를 요청해왔다는 겁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웹소설 작가는 그저 대체용품일 뿐이며 제 친구는 이제 상장폐지 된 주식이나 다름 없는 존재가 된 겁니다.

  아직 하고픈 이야기를 채 꺼내지도 못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작품이 끝나도 다음 작품을 받아줄 리도 없겠죠. 무엇보다 안타까운 건 그 친구가 이로 인해서 받게 된 정신적 충격입니다.

  항상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고 밝기만 했던 친구가 말도 안하고 외출도 안하는 걸 보니까 가슴이 미어집니다. 가장 속상한 건 그 친구에게 무슨 위로를 해야할지도 모르겠다는 거예요. 존나 친형제보다 가깝게 지내는 새낀데...진짜 어떻게 위로를 해줘야 할지 하나도 모르겠단 말입니다.

  잠시 격해졌네요. 속상함에 술 한 잔 해서 글도 엉망이고 감정도 엉망입니다. 양해해주시길 바랍니다.

   이 나라에서 글 써서 돈 벌어먹고 살기 힘든 거, 굳이 말 안해도 다들 잘 아실겁니다. 그래도 노력했어요. 흔해빠진 판타지도 싫어서 참신하게 해보랴고, 제 친구는 수년간 피나는 노력을 해왔어요.

  그 결과가 이렇습니다. 제 친구가 뭐하나 잘못한 게 있나요? 그저 하고 싶은거 하나 하려고, 쥐꼬리 같은 월급 받아가면서 하루종일 모니터 앞에 앉아서 퇴근도 없이 백지와 싸우던 그 친구가 받아야 할 정당한 댓가인가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 생각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작품을 안 보고 판단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한번만이라도 좋으니까 직접 읽어봐주시길 바랍니다. 히어로킬러라는 제목의 웹소설입니다. 한 번 만 직접 봐주세요. 그리고나서 평가해주세요. 

  적어도 못할 말을, 몹쓸 글을 써서 이런 사단이 난 게 아니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광고글처럼 보일지 모르겠네요. 상관없습니다. 반대주셔도 됩니다. 욕을 해도 좋습니다. 다만 그건 저에게 해주세요. 제 친구를 더이상 상처입히고 싶지 않습니다. 친구가 부탁해서 쓰는 글도 아니니까요.

  꿈을 좇으면서 넘어지는 건 괜찮아요. 꿈은 달아나지 않으니까, 내가 상처를 딛고 다시 다가서면 되잖아요. 그런데 꿈이 상처입는 건 너무 괴로운 일이라는 걸 알게 되었네요. 평생 그쪽만 보면서 달려온 사람에게...이렇게까지 잔혹한 세상이 어딨을까요.
출처
보완
2016-03-24 16:29:42
0
밑에 작가님 댓글 있습니다
출처
보완
2016-03-24 17:43:34
0
이거 다 아니랍니다... 작가님 댓글 봐주세요~ㅎ(아래에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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