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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속에서 뱀나온 이야기
게시물ID : menbung_3083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하루사리
추천 : 15
조회수 : 2755회
댓글수 : 70개
등록시간 : 2016/04/11 22:47:29
대략,,, 2년 정도 지난 이야기 입니다.
여름이었고 한참 장마가 왔다가 거의 끝나가는,,, 날은 덥고, 습하고, 이래저래 기분상하기 좋은 불쾌지수 높은 시기였지요.
 
그때는 물론 최근까지 출퇴근이 번거로워서 집에서 잠을 자지않고 사무실에 생활 공간을 만들어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딱 4일 전까지요. ㅎㅎ
 
여튼, 여름에 저는 바닥에 나무로된,,, 깔대기? 깔판? 음,, 나무로 엮어서 만들 제품을 바닥에 깔고 잠을 잤습니다. 그게 좋은게 아무리 더운 날씨에도 시원하다못해 차갑기까지 한 물건이나 보니,, 깔고 누워서 이불 덮고 있으면 바닥은 아주시원~하고 이불을 덥고 있으면 윗몸은 따뜻하니 잠자기 참 좋았거든요. ㅎㅎ
 
사건이 있었던 그날도 평소처럼 자리에 누워서 이불을 덮고 모기장을 쳐놓고 드러누워서 잠이 들었습니다. 한참을 잤고 아마도 아침이 다 된 시간이었습니다. 3개월 전 즈음에 대려온 고양이가 옆에서 시끄럽게 울고있어서 도저히 편히 잠들어 있기 힘들었습니다.
 
[이 녀석이 오늘따라 왜이리 시끄럽나... 임마 조용좀 해라... 에이... 시끄러... 궁시렁 궁시렁....]
 
아마도 배가 고픈것인지, 아니면 심심한 것인지 모를 일이었죠. 항상 사료와 물을 넉넉히 놔두기 때문에 배고프기 보다는 그냥 심심해서 놀자고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한시간 정도 더 누워 있을 생각으로 그냥 죽은척 하며 누워 있었습니다.
 
- 꿈틀~ 간질 간질~
 
그때 왼쪽 무릎이 간지러웠습니다. 음,,,  가끔 아무런 이유없이 팔이나 다리, 등같은 경우가 간지러울때가 있잖아요? 그때도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별 생각없이 가만히 있었죠.
 
- 꿈틀~ 간질 간질~
 
무릎에 이어서 발목이 간지러웠습니다. 음,,, 아무래도 그냥 간지러운게 아니라 이불속에 바퀴벌레나 그리마(돈벌레)가 이불속에 들어왔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벌레가 무릎에서 발목으로 기어갔나 싶었죠.
 
[음... 지네만 아니면 뭐,,, 아,,, 귀찮,,,,]
 
지네는 물잖아요..;;;; 여튼,
 
- 꿈틀~ 간질 간질~  꿈틀 꿈틀 꿈틀,,,???
 
이제는 무릎과 발목 뿐만이 아니라 왼쪽 다리 전체가 간지럽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래도 한놈이 아니고 두놈이 같이 들어와서 뛰어 노는듯 했습니다.
 
[.........??? 이거... 바퀴벌레랑 그리마가 같이 들어와서 내 다리위에서 싸우나 보다... 더 자고 싶은데... 아씨...]
 
옆에서 고양이(보리4세)는 평소보다 휠씬 시끄럽게 울면서 이제는 제 모기장에 발톰을 세우며 다 찢고 들어올 기세고.. 다리도 간지럽고 그냥 계속 누워있기는 아무래도 곤란하겠다고 느끼며 왼쪽 다리위에 있는 바퀴와 그리마를 한꺼번에 잡아버릴 생각으로 몸에 힘을 빼고 카운터를 시작 했습니다.
 
[하나~ 두울~ 세엣~ 읏~차!!!]
 
이불을 확~ 제끼면서 벌레들을 낚아채서 잡을 생각이었죠. 뭐... 일단 사살하고 보자.. 는 생각으로.
 
- 휘리리리리리릭~~~~~~
 
이불을 확~ 제꼈더니 우리친구 바퀴와 그리마는 없고 왠 길~ 다란 밧줄이 휘리릭~ 하면서 모기장 구석으로 갑니다. 정말 빠르더군요. 날아가는듯,,
 
[.....!!!!!!!!!!!!!!!!!]
 
정신차리고 다시 보니 밧줄이 아니고 책이나 동물원에서나 보던 뱀이 구석으로 가서 모기장을 탈출하려고 하는지 구석에 틈을 찾듯이 마구 비비고 있습니다. 옆에서 고양이(보리4세)는 짠~뜩 흥분한듯 냐옹냐옹 거리며 펄펄뛰고있습니다.
 
[아니 저게 왜 여기 들어와있었지?]
 
언제부터였는지 뱀이 제 방에 들어와 이불속까지 침투해서 제 다리 위에서 잠을 자고 있었나 보더군요, 음, 아마도 따뜻한곳 찾다가 들어와서 자리 잡았다가 고양이 소리에 제가 잠에서 깨면서 움직이기 시작하니 뱀도 놀라서 움직였겠지요.
 
저는 주섬주섬 가까운 화장지...;;; 를 집어들었다가 아무래도 뱀 크기가 바퀴나 그리마 정도가 아니고 훨씬 크기 때문에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수건을 한장 들고 덮칠 생각으로 뱀에게 다가갔습니다. 그러자 녀석이 저를 인식한듯 모기장 틈을 찾던 동장을 멈추고 제쪽을 보면서 혀를 낼름 낼름 거립니다. 음,, 살짝 쫄았습니다. 근데 가만보니 의외로 귀엽더군요. 그래서 수건으로 그냥 잡아볼까,,, 하다가 혹시나 물릴수도 있겠다 싶어서 옆에 탭으로 인터넷 검색을 해서 뱀이 독이 있나없나 찾아봤습니다.  그간 경험상 유혈목이로 추정 되었으니까요. ㅎㅎ  물론 앞에서 본건 처음이었습니다.
 
[목 부분에 독액을 분비하는 샘이 있는데 이는 몸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이 밖에도 윗입술판 밑에 비교적 발달한 독선(毒腺)이 있고, 여기서 독액이 위턱 뒷부분에 있는 좌우 두 개씩의 독니에 주입된다. 보통으로 물렸을 때는 해가 없지만, 이 뒤쪽에 있는 독니에 물리면 독이 상처로 들어가 전신 내출혈이 일어나며, 두통·실신·신부전 등을 일으키고, 죽는 경우도 있다.]
 
.................;;;; 네 사진을 보니 딱 지 얼굴에 유혈목이 라고 써놓듯이 똑~ 같더군요. 근데 독이 있다네요? 재수없으면 뒤진다네요? 여름이라 빤스한장 입고 자고 있었는데 혹시나 이대로 실려가면 무척 추할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서둘러 모기장 밖으로 나와서 웃을 입었습니다. -_-;;; 그 다음에 아무래도 수건으로는 좀 힘들지.. 싶어서 롹n롹 통중에 가장 큰 것을 들고 와서 다시 모기장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여전히 고양이(보리 4세)는 시끄럽습니다.
 
모기장에 들어가니 뱀이 혀를 낼름낼름 거리며 자세잡고 있습니다. ...좀 쫄았습니다. 여튼, 마음을 다잡고 통을 들고 뱀을 조준합니다.
 
[하나,,, 두우,,, 엇!]
 
하나 둘 셋 하고 덮칠려고 했는데 뱀이 고양이 때문에 놀랐는지 공격할려는 것인지 냅다 뛰쳐 달려(?) 갑니다. 당황해서 저는 뱀 머리를 조준해서 통을 덮습니다. 확~ 하고
 
다행이 성공입니다만,, 뱀의 몸통이 15cm 정도 통 밖으로 나옵니다. ;;; 일단 머리는 확실히 넣었으니 슬쩍슬쩍 밀고 옮겨서 뱀을 모두 넣었습니다. 포획 완료입니다. 짝짝짝 -_-// 짝짝짝   장하다, ㅎㅎ
 
일단 잡고 자세히 보니 제법 귀엽습니다. 낼름 낼름,,,  거리는 것이 참.. ㅎㅎ
이녀석을 어쩔까,,, 하다가  5초정도 뱀술에 도전해볼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음,,, 그러다 귀엽게 생겼는데 굳이 죽일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야산에 풀어주기로 결심합니다. 풀어주는건 풀어주는것이고 일단 인증사진을 찍어둡니다. ㅎㅎ
 
혹시나 통이 밀폐되서 호흡곤란으로 질식사 하면 안되기에 통을 조금씩 열어주며 차에 싣고 야산을 찾아 갑니다. 차도 가까운곳에 풀어줬다가는 길에서 알짱알짱 거리다가 차에 깔려서 사망할수도 있기 때문에, 또는 저에게 다시 찾아오지 못하도록 장장 14km를 가서 차에서 내려서 100m더 들어가서 풀어줬습니다.
 
참고로 제가 있던곳은 우리나라 광역시중 한곳이고 그중에 중심지역에 해당합니다. 근데 왜 뱀이 여기까지 왔을까... 하다가 제가 하수도를 열어놨었는데 장마라 물타고 오지않았을까 싶습니다. 외국보면 변기에서 뱀 나오고 그러잖아요? ㅎㅎ 그런것 처럼요.
 
평소에 밥값 못한다고 구박한 고양이(보리4세)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글을 마무리 하겠습니다.
 
.. 근데 오늘도 하수구 열어놓고 왔네요.. -_-;;
뱀.jpg
뱀2.jpg
 
출처 2년 전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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