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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글주의] M 편의점 편돌이는 오늘도 웁니다.
게시물ID : menbung_311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극세사멘탈
추천 : 4
조회수 : 685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6/04/20 02:4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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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 편의점에서 일하는 편돌이입니다.

 돈 던지기, 취객 상대, 반말, 욕설까지는 그냥 허허 손님 그렇게 던지시면 결제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허허 하면서 넘어갔는데

 오늘은 좀 힘든 일이 있어서 하소연도 하고 흐규흐규 울기도 해보려 글 남깁니다.


 M 편의점은 매장에서 튀겨서 파는 치킨 상품이 있습니다. 매장 구석에 있는 조리실에서 170도 까지 올라가는 튀김기 앞에서 얼굴 시뻘게 지면서 튀기곤 하는데 한나절 후 폐기인지라 양 조절에 점장이 민감하고 점장이 민감하니 알바도 민감합니다.

 저녁 시간에 맞춰 튀겨 놓은 상품은 다 나가지 않는다면 보통 늦은 새벽에 모두 폐기하게 됩니다. 몇 차례 점장의 불호령이 있었던지라 항상 조금 모자르게 튀기고 먼저 오셔서 말씀해두시면 시간 맞춰서 바로바로 튀겨드립니다.



 10시에 교대니 9시 30분 즈음, 빈 매대에 상품도 다시 채우고, 시재도 맞춰보고 야 오늘도 일 열심히 했다 하면서 마감하고 있는데 안 그래도 키 작은 저보다 머리 하나 반 정도 더 크신 남자 손님이 들어오셨습니다.

"어서오세요"

"저기요, 지금 치킨 없나요?"

"아, 네 손님. 저녁에 튀겨놓은 분량이 모두 판매되었습니다."

 보통 이렇게 말하면 "아 그래요?" 하고 가시거나 "혹시 지금 튀겨주실 수 있나요?" 라는 식으로 말씀하십니다. 전자의 경우 "죄송합니다." 라고 말하고 후자의 경우 기름 예열 시간을 고려해 대기 시간을 말하는 편입니다.

"저기요, 제가 일주일 내내 이 매장 왔는데 올 때마다 치킨이 없네요?"

..... 음? 내가 항상 이 시간에 일하는데 저런 손님이 있었나... 뭐 내가 못 외운 거겠지.

"아 저희가 폐기 상품이 남지 않게 소량만 튀기다보니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아 근대 항상 여기에 상품이 있어야 하지 않나요?"

"네 손님 말씀이 맞으십니다. 다만 저희가 폐기가 남지 않게 운용하다보...."

"아 됐어요. 나 참."

 그리고 빈 상품 진열대를 핸드폰으로 찍더니 밖으로 나가시더군요. 상품이 다 나가서 더 튀기려고 튀김기는 이미 예열하고 있었는데 말이죠. 어버버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 5분 쯤 지나서 다시 들어오더니

"이 매장 본사 매니저 번호가 뭐에요?"

"아, 알바생들은 본사 매니저 번호까지는 모르고 있습니다."

"아 그래요?"

"손님 지금이라도 말씀해주시면 원하는 상품 바로 튀겨드리겠습니다."

"아. 됐어요."



................

제가 예열 중이니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했으면 달라졌을까요....?

교대하고 집에 오긴했는데 클레임이 오겠죠. 다른 알바 찾아야 겠죠....


취객한테 반말 듣고, 담배 사러 오신 분들한테 신분증 보여달라고 했다가 쌍욕 먹고, 봉투값 별도라고 했다가 손찌검 당할 뻔도 했습니다만, 어째 오늘이 더 힘들고 속상한 것 같습니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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