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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가게 알바 10년간 만난 혹은 들었던 각종 진상들
게시물ID : menbung_3358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엄허
추천 : 11
조회수 : 2690회
댓글수 : 44개
등록시간 : 2016/06/16 16:03:18
고등학생때부터 방학, 주말, 쉬는날 에 틈틈이 옷가게 알바를 해서 햇수로 10년 정도 됬네요.

그 동안 만났던, 혹은 들었던 진상들입니다.



1. 구매한지 1년 반 뒤 사이즈 교환을 요청하던 손놈

버커루 매장에 마감 직전 찾아와서는

"1년 반 전 여기서 구매를 했는데 내가 요구한 사이즈와 다른 옷을 주었다 환불 해달라."

일단 규정상 15일 이내 영수증 지참시 교환/환불 가능이라고 항상 손님들께 말씀을 드립니다.
일 시작할때 교육 과정에서 강조되는 부분이기도 하구요.
이런 손놈들이 종종 있기 때문에 처음 일 하는 아이들 가르칠 때 손님 계산하시면 꼭 말씀드리라고 교육하는 부분이죠.

환불은 15일이 지나면 전산상에서 불가능 하도록 막혀 있어서 못 해드리지만
교환은 그냥 서비스 차원에서 해드릴 때도 있습니다.
심지어 저희 매장에서 구매 하신게 아니어도 그냥 해드릴 때도 있어요, 상품에 하자만 없다면요(이건 그냥 제가 매니저님 허락 받고 해드리는 경우입니다. 원래는 안돼는 거에요)

1년 반 전에 구매하신거면, 해당 매장에 직원도 매니저까지 다 교체된 상태라서 기억하는 사람 하나 없고,
환불은 불가능 할 것 같고, 교환이라도 해주고 싶어도 1년 이상 된 상품은 구할 수도 없습니다.

일단 해당 매장에서 구매한 것인지 확인하고자 그때 구매하신 카드 번호 알려주시면 구매내역을 확인하겠다 말씀드렸으나,
"현금 구매했다."
그럼 멤버쉽 카드 적립 했느냐,
"안했다."

여기서 구매 했는지도 확인할 수 없는 상품을 들고와서 환불해달랍니다.

결국엔 백화점 본사 직원들까지 부르고, 점장 나오라고 소리지르고 난리 났습니다.
본사 직원들은 본인 업무실적에 반영될 수 있기 때문에 사비를 털어서라도 그냥 환불해주는 경우도 있더랍니다.
(백화점에선 판매직원은 각 브랜드에서 고용하거나 계약을 한 관계이고, 백화점 본사 직원은 판매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이 경우는 여기까지, 전 옆 매장이라서 내일 매장 세팅해놓고 그냥 퇴근했습니다.(폐점 후 한시간 반 정도 되는 시간 동안 계속 환불을 요구하더군요)



2. 멀쩡한 상품을 들고 와서 하자가 있으니, 환불해주고 택시비도 달라는 손놈

이 손놈은 니트류 상품을 사갔습니다. 제품 특성상 하자(저도 들은 케이스라 어떤 제품인진 정확하게 모르겠습니다.)가 있는 것처럼 생긴 제품인데,
손놈 왈
"이 따위 상품을 손님에게 팔 수 있느냐, 당장 환불해주고 택시타고 왔으니 택시비까지 내놔라"
차분히 설명했습니다.
창고에 있는 포장된 새 상품 뜯어서 손놈이 가져온 상품과 하나도 다른 것이 없음을 보여줬고, 환불은 해드릴 수 있으나 고객님 택시비는 저희가 배상해드려야 할 의무가 없다고.
"그럼 고객상담실로 가서 컨플레인 걸겠다"
같이 고객상담실 가서 상품 보여줬답니다.
상담실 직원 왈(자꾸 왈이 오랄로 오타가 나네요)
"이건 상품에 하자가 있는게 아닙니다"
이젠 손놈이 그럼 택시비 **오천원** 이라도 내 놓으라고 계속 징징거립니다.

개뿔, 그냥 보냈습니다.



3. 쫄티처럼 입는걸 좋아하던 떡대 손놈

여름철 반팔 티셔츠를 할인할 때 였습니다.
상의 사이즈 XL, 105는 입을 체격이 크고 통통하신 손놈이 땀!을 뻘뻘 흘리며 오셔선 반팔티를 입어보고 싶다 합니다.
당시 백화점 점장 지시? 강조사항? 같은 것 때문에 옷이 오염되는 경우라도 그냥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피팅시켜줄 때 였습니다.
'하... 그래 너가 그걸 입어보고 사간다면 괜찮을것 같아' 라고 생각하며 "어떤 옷 찾으세요, 고객님?" 하며 다가갔는데
M, 95정도 되는 사이즈를 입어 보고 싶답니다.
"고객님, 그건 사이즈가 안 맞으시구요, 105정도 입으셔야 사이즈가 맞으실것 같아요."
"저는 쫄티처럼 입는게 좋아요"
하.......... 일단 피팅이 된다고 말을 해버렸으니 입히긴 입혀봅니다.

손놈은 구매하지 않았고,
티셔츠는 땀에 절어 다 늘어나버려선, 다른 고객님께 판매가 불가능 하였기에
그냥 제 돈으로 결제하고 버렸습니다.



4. 수영복 사용후 환불해달라던 손놈

피서철에 남자 수영복을 사용하고 환불해달라던 손놈이 있었습니다.
남자 수영복!
팬티를!
사용하고!
환불해달라고?!
속옷을 사용 하고 환불해 달라는것과 다를 바가 없지 않나요?
속옷은 사용하면 환불이 안됩니다. 사용하고 나면 이물질등에 오염됬다고 판단하기 때문인걸로 압니다.
그래서 환불을 못 해드린다 했더니
50m 거리에서도 다 들릴 정도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기 시작합니다. 결국엔 점장까지 내려왔고,

전 창고 뛰어가느라 결과가 어떻게 됬는지는 모르겠습니다.



5. 켈빈 클라인 매장에서 **파란색** 청바지를 보여달라던 손놈

손놈은 첫째 딸과 매장에 방문했습니다.
둘째 딸이 여기서 사간 청바지를 첫째 딸도 사고 싶더랍니다.
"고객님 어떤 상품인지 알 수 있을까요?"
"파란색 청바지요"

네... 청바지 전문 매장인 켈빈 클라인에서 **파란색** 청바지를 찾습니다.
대충 매장 안에 깔아 놓은 바지만 400~600장, 대부분 **파란색** 입니다. 심지어 직원들도 모델명을 모르면 구분하기 힘든 제품들도 있습니다.
"고객님 따님이 구매하신 청바지 왼쪽 안에 보면 제품 택이 있고 거기에 제품명이 적혀 있어요, 그거 확인해주시면 바로 찾아 드릴 수 있어요"
"아뇨 그냥 제가 찾을게요, 청바지 보여주세요"
말씀드렸다시피 직원도 청바지 구분하기 힘들 때 있습니다. 근데 손님이 눈대중으로 집에서 보고 온 청바지랑 같은 걸 찾겠다구요???

결국 1시간 30분 ~ 2시간 정도 투자해서 매장에 깔아 놓은 바지 **파란색** 청바지 다 보여 줬습니다. 손놈이 찾는 바지는 없대요, 어제 사간 제품이면 분명 매장에 깔아 놨는데!!
손놈 왈
"귀찮다고 안보여 준거 있는거 아니에요? 빨리 안보여준거 창고에서 꺼내오세요"
...
.....
...............
'매장엔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제품들 종류는 다 꺼내 놓고, 사이즈별로 모든 제품을 꺼내 놓을 순 없으니 창고에는 사이즈가 다른 제품만 있다, 따로 디자인이 다른 제품을 안 꺼내놓지는 않는다' 라고 설명해줬더니 뭔가 투덜투덜 대더니 그냥 갔습니다.







진상 이야기와 별개로
옷가게에서 직원이 추천하는 옷은 정말 그게 **어울릴것** 같아서 입니다.
입혀놨는데 안 예쁘면 팔기 싫어요, 팔아도 주변에서 별로라는 의견 듣고 환불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서 기회비용 손실이거든요.
하루에도 저 혼자 남들 월급만큼 파는 날도 있는데 겨우 몇만원 더 벌려고 더 비싼걸 보여주진 않습니다.
그냥 빨리 팔아버리고 다른 고객님 상대하는게 매출도 더 높구요.
물론 모든 판매하시는 분들이 다 그렇다는건 아니지만, 그냥 직원이 추천해드리면 믿어주세요ㅠㅠ

그럼

출처 me,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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