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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경찰 출동한 썰
게시물ID : menbung_3429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니고모
추천 : 3
조회수 : 1932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6/07/04 01:5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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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에서 화요일로넘어가는 새벽 1시경이었습니다.

평일이었습니다.

11시쯤 퇴근해서 슬슬 자려고 준비를 하고 침대에 누웠는데, 열어놓은 창문으로 사람들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저희집은 거의 두매산골 급의 시골에 위치한 한데다가, 농촌이라 새벽 1시가 넘는 시간에 길에서 소리가 나는 일이 거의 드뭅니다.

(주말에 캠핑오는 인간들 빼고는요..하아..새벽 두시고, 세시고 캠핑와서 술쳐먹고 고성방가....ㅂㄷㅂㄷ 집 근처에 크고 작은 캠핑장만 서너개..핵발암.)


무시하고 자려고 했는데....50분이 넘게 계~~~~속 떠드시데요...


그래서 창밖을 내다보니 컴컴해서 사람은 보이진 않는데, 딱 들어도 술이 많~~이 취했구나라고 알 수 있을 정도의 남,녀의 목소리 였습니다.

킬킬거리다가, 깔깔 거리다가, 소곤 거리다가, 두런두런 거리다가, 왓핫핫핫 웃다가...

하아....계속된 주말 출근에 피로가 누적된 화요일 새벽에 폭발한 저는 방충망을 열고 보이지도 않는 사람들에게 말을 했습니다.



" 이 시간에 지금 남의 집 마당에서 뭐하시는 거에요? (아마도 거의 새벽 2시가 다 되가는 시간이었을 겁니다.)"



참고로 저희 옆집이랑은 마당 경계가 없고( 저희가 이사 오면서 마당에 시멘트 깔면서 그 집에서도 자기네 마당 입구에도 시멘트 깔아주면 안되냐 해서 이웃끼리 좋게좋게 지내자고 시멘트도 부어드렸습니다), 저희가 이사 들어오기 전 부터 저희 땅에서 소소하게 농사도 지어드시고 사시며 닭도 거의 열마리 정도 키우시는, 그래서 새벽 4시만 되면 닭새끼가 쳐 우는 아름다운 집입니다.

그 집에 온 사람들이 술을 마시고 평일 새벽 1시가 다 된 시간에 제 창 아래에서 하하호호 정담을 나누고 계셨습니다.


그러던 분들이 제가 '남의집 마당' 이라고 하니 갑자기 숫자를 찾으며 쌍욕을 시전 합니다.

어이가 1차 탈출!

계속 쌍욕을 해대며 엄머니 아버지 안부도 묻고, 죽이네 어쩌네 제 건강까지 걱정해 주시길래 바로 112에 전화 했습니다.

제가 신고하는걸 들으면서 쌍욕 데시벨을 더 높아졌고, 제가 신고를 완료하자 갑자기 찰칵 거리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떠들던 여자가 제 얼굴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잘 찍으시라고 제 전화기의 후레시도 켜 드렸습니다.

그러더니 남자는 계속 숫자를 찾으며 본인도 112에 신고를 하더이다. ㅎㅎㅎㅎ

근데 어찌 들어보니 112에서 그샊.아니 그 남자분의 말을 잘 안 받아주는 것 같더군요.

전화를 끊고는 한 10여분 정도 계속 쌍욕을 시전하더니 저보고 내려오라느니 어쩌구 하더군요.


저는 계속 녹음을 하고 있다가 모르는 핸드폰 번호로 전화가 오길래 받았더니 순찰 경찰분 이신가 보더라구요. 

그 분께 다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밖에 있는 남녀를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경찰분이 곧 오신다기에 전화를 끊고 계속 녹음을 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아무말도 않하고 계속 녹음만 하고 있으니 약이 올랐는지 저희 집으로 올라오겠다는 겁니다.

그러더니 시야에서 사라져서 저희 집 현관 쪽으로 사라졌습니다.



다급하게 주무시고 계시던 부모님을 깨우고 사정을 간단히 얘기 한 후 경찰에 신고했는데 저 사람들이 올라온다고 했다 까지 말을 했는데 문 밖이 시끄럽습니다.




진짜 올라 왔습니다.


저희 집이 공장 3층에 있는데, 공장 1층 현관은 터치식 자동문입니다. 

직원들이 새벽에 출근하기 때문에 잠궈놓질 않았더니 그냥 그 문을 열고 3층까지 올라온 겁니다.

세상에..진짜로 올라올 줄이야...

그때부터 손발이 덜덜 떨리면서 더럭 겁이 나더라구요.

제가 그러고 있으니 아빠가 정신을 차리시고 문을 열고 나갔습니다.

그사이에 저는 다시 112에 전화를 했고 순찰차가 왜 안 오냐며 얘기를 하니 112 전화 받으시는 분이 도리어 약간 짜증을 내며 제 전화번호가 안 찍힌다며 말씀을 하고 그러는 와중에 밖에서는 아빠한테 머라머라 하는 말소리가 들렸습니다.

계속 112와 통화를 하며 문 밖으로 나가보니 술취한 남녀 2명이 저희 아빠에게 꼬장은 못 부리고  사장님~사장님~ 찾아가면서 찾으면서 댁네 따님이 우리를 신고했다, 오랫만에 집에 와서 기부니가 좋아서 술좀 마시고 얘기좀 한걸 가지고 너무 한거 아니냐며 공.손.하.게 얘기를 하고 있더군요.

그 와중에 모르는 두명의 노인들이 들어와 있었습니다????

옆 집 사는 노인네 부부였습니다.

그들도 완전 술이 잔뜩 취해 있었습니다.

어쩌구 저쩌구 했지만 뭐라는지 진짜 하나도 못 알아 듣겠는데 그 와중에 순찰 경찰들이 올라오셨습니다.


경찰분들한테 세번째로 상황을 다시 설명하고 있는데, 갑자기 쌍욕을 남발하던 남자는 얌전해 지고 다른 여자의 전투력이 급 상승하더군요??

그러면서 술취한 여자를 끌고 억지로 계단을 내려갔고, 저는 경찰한테 붙잡혀서 인적사항, 주민번호, 전화번호에 직업까지 다 물어보는데로 얘기했습니다.

저는 계속 손을 벌벌 떨면서 얘기를 했고, 경찰 두분은 저희 아빠 신상까지 알아간 후에 마당으로 내려갔습니다.

제 창으로 들리는 소리가 가관도 아니더군요.

우리집을 망하게 하겠다느니, 왜 자기들 신상을 물어 보느냐느니, 우리집에서 술마시고 얘기도 못 하냐느니...

낮에 그러면 누가 뭐라고 합니까?

새벽 2시에 그러니 문제죠. 

그렇게 한 참을 실랑이를 하더니 경찰은 아무런 조치도 없이 돌아갔고, 경찰이 돌아가고 나자 술에 취한 여자의 목소리는 한껏 더 격앙된 채로 웃고 떠들고...

진짜...살인 충동날뻔했습니다.

출근을 해야하는 평일 새벽이었기에 저는 부글 거리는 속을 부여잡고 억지로 잠을 청했습니다.



다음날 일어나 보니, 옆집에는 닭새끼들만 날개를 퍼덕이며 처 울고, 사람새끼 소리는 한개도 안 나더군요.

저희 집에 쳐들어온 인간들의 차는 보이는데, 사람 그림자는 1도 안 보였습니다.

그렇게 신고한 담날까지 코빼기도 안 비치더니, 제가 출근한 사이에 돌아갔나봅니다.


그날 이후로 옆집 사람들이 마당에서 왔다갔다 하는건 보질 못했습니다.

(그 집에서 차가 나오고 들어가려면 저희집 마당을 가로질러만 가야 하는데 그 인간들 움직이는걸 못 봤습니다.)

제목 없음.png



그들이 무슨 조치를 받았는지, 아무런 조치도 안 받았는지...일개 국민자식인 제가 뭘 알겠습니까.

그냥 경찰분들이 알아듣게 말씀을 하시고 가셨나 봅니다.


지금 글을 쓰면서도 속이 부글부글합니다.

담날 낮에 녹음한걸 들어보니 새벽이라 소음도 없고 남자가 기차 화통을 삶아 먹었는지 쩌렁쩌렁하게 선명하게 녹음이 잘 되어있더군요.

아오..음성파일 올릴 줄을 몰라서 제 폰에만 보관해 놓고 있습니다.


이렇게 한밤중의 작은 소동은 아~무런 결과도 없이 그저 그렇게 묻혔습니다.

그냥 제 속만 부글 거립니다.

출처 부글거리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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