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이 사건 이후 민원을 넣어서 현재 처리는 끝났습니다.
처벌은 거의 없다시피하지만, 애초에 전혀 기대도 안하고 넣은 민원이라
그냥 '입 잘못털다 ㅈ될수도 있구나'하는 생각만 심어준 것으로 만족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기대보다는 괜찮은 결과라 사이다게에 쓸까 하다가
처벌 수위가 약해 그냥 멘붕게에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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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병장 만기제대를 한지 어언 4년,
그 전 3년간은 학생예비군이네, 해외체류네 해서 대충대충 넘겼지만,
4년차는 도저히 어떻게 뺄 방도가 없어 죽상으로 3일짜리 동미참 훈련에 끌려갔습니다.
회사 선배들은 꿀빠네!!! 노냐?!!!! 하면서 장난으로 갈궜지만(진짜 장난)
차라리 야근을 해도 회사가 낫다 할 정도로 군대 자체를 싫어하는데다.
교통도 그지 같아서 가뜩이나 기분 안 좋았던터라 앞에서 뭔 소리를 하던 멍 때리고 있는데
퇴소직전에 전체 교육담당하던 동대장이 정신이 확 깨는 말을 했습니다.
늘상 동대장들이 그렇듯 자기 군대 얘기, 노오오오오력을 해야지, 꼰대얘기, 빨갱이 얘기 등등을 하다가
"예비군들 보면 담배 참 많이 피죠? 담배 그거 끊기도 힘들고요. 그거 쉽게 끊는 법 알려줄까요?
저 중대장 할 때 한 병사가 근무시간에 담배피다 걸렸는데 그날 아침 점호때 그 병사 불러내서
입에 담배 한갑 물리고 한번에 피게하니 그 병사 울면서 빌다가 그 뒤로는 담배 절대 안 핍니다."
????????????????????
순간, 제 귀가 의심되더라고요.
아무리 옛날 군대얘기라고 해도 가혹행위 아닌가?
근데 그걸 지금 예비군들 앞에서 자랑이라고 말하고 있으니까요.
뭐, 이때까지는 그냥 ㅁㅊㄴ이구나 하고 넘겼는데
둘째날, 사격이 있어 사격 얘기를 하던 도중
"사격장 그거 참 위험한거에요, 그 작년에 모 사단에서 예비군 총기사고 ~~~
저 중대장 할 때 사격장에서 병사들 너무 시끄럽고 난장판이길래 40명 모아놓고 병사들 옆으로 실탄 몇발 쏘니
그 뒤로는 사격장에서 아주 말 잘 들었습니다. 진짜 사격장 조심해야되요"
와 ㅆ.....
네, 여기까지는 구라겠거니, 허세겠거니 하며 넘겼습니다.
아니, 애초에 이게 상식적으로 허세고 거짓말이어야지.
사격장에서 말 안듣는다고 병사들한테 실탄사격???
말이 안 나오더라고요
그리고 마지막 3일차
이제 저놈도 오늘만 보면 끝이다 하는데,
마지막 퇴소 전, 진짜 혈압오르게 하는 소리를 하더라고요
"저 중대장 할때 탈영병이 있었는데, 그놈이 아주 문제아 였습니다.
그래서 탈영하다 붙잡혀 왔을 때 이놈 제대로 고쳐야겠다 해서 헌병대 가기 전에 따로 불러 2시간동안 그냥 전투화로 팼어요
그 뒤에 사우나 데려가서 몸 푹 데워주고 헌병대 보내니, 돌아와서는 말 잘 듣더라고요.
이런거 보면, 요즘 예비군들도 말 안 들을때는 좀 때리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예비군 동대장이, 예비군 한테, 때리고 싶다고???????????????
이 말 듣고 빡쳐서 집 돌아가는 버스안에서 바로 국민신문고에 민원 찔렀습니다.
위 3개 말고도 병사들에 대한 태도, 기타 일처리 등등 해서요
2시간 쯤 지나서, 해당 예비군 사단 감찰부에서 바로 전화가 오더군요.
사과부터 시작해서 확인후 조사하겠다고 하더니, 그 뒤로 당사자 소환, 중간판결, 최종처리가 있은 후 바로바로 전화를 해서 경과를 알려줬습니다.
결론은,
기타 등등은 오해나 착오가 있던것 같다고 하지만, 위 3개 내용에 대해서는 모두 인정했다.
실제사실을 부풀려 말하거나, 없던일은 얘기한 것도 있지만 발언 자체는 모두 인정했다고 하더라고요
특히, 가장 문제가 되었던 "요즘 예비군들도 말 안 들을때는 좀 때리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이 부분까지 포함해서요.
사후 처리는
해당 동대장 구두경고 + 근신 며칠(워낙 바쁠때 들어서 부정확합니다.) +재발시 3개월감봉
해당 내용은 사단에 사고사례로 배포
라고 합니다.
실제 처벌 없이 말로만 저랬을 수도 있지만, 기대이상이긴 하네요.
애초에 전혀 기대도 안하고 있던 일이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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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
1. 예비군 감
2. 동대장이 3일동안
"근무때 담배피다 걸린 병사한테 담배 한갑 한번에 물고 피게함"
"사격장에서 말 안듣는 병사들 옆에 실탄사격함"
"예비군 말 안 들을 때 때리고 싶다함"
이라 말함
3. 신고 -> 형식적이지만 어쨌든 처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