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제 저녁에 엄마한테 이 말을 듣고 너무 멘붕이 와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잘 들어, 이 나쁜 새끼야.
우리 엄빠는 나 중2 때부터 한 자리에서 10년 동안 분식집 장사하신 분들이야.
부천 시청 맞은편 충무김밥과 함께, 여러 점포들이 업종 바뀌는 현실 바라보면서 끝까지 10년 채운 분들이야.
IMF 시절에 아빠가 잘 다니던 회사에서 나오게 된 그 순간부터
우리 온 가족은 평수도 얼마 안 되는 작은 분식집 근근이 꾸려가기 위해
엄마는 터널 증후군에 주문 잘못 받는 전화 꿈을 꾸고, 아빠는 자다가도 배달통이 엎어지는 꿈을 꿔.
난 작년에 대학 졸업해서 올해까지 성실하게 회사 생활하며 살았지만
엄빠의 큰 성실함 없이는 여기까지 올 수도, 오지도 못했어.
이번주에 10주년 기념 떡까지 돌려가며, 내가 따라갈 수도 없는 근성으로 나랑 내 동생 대학까지 보내주신 분들이야. 씹새끼야!!!!
잘 들어, 개새끼야.
부천 시청에 배달 갔다가 사라진 오토바이.
그거 우리 아빠랑 동고동락을 같이 한 아빠의 애마야.
그 오토바이로 사고도 났었고, 눈길에 미끄러져서 찌개국물 바닥에 흥건하게 흐를때도
같이 10년을 함께 한 친구라고.
그런데 그걸 가져가? 이 미친 새끼가!!!!!
오토바이가 낡고 오래되어서 타진 못할 거고 어디다 팔았을 거 같은데
너 평생 저주할 거야.
염력으로 너의 인생을 마구마구 방해할 거고, 저주로 너의 삶을 다 뭉갤 거야.
개새끼... 하필 비 오는 날인데...
우리 아빠가 통풍도 안 되는 우비나 입고 양손에 철가방 들고 뛰어야겠냐?
너 우리 가게에 사과하러 와도 안 받아줄 거야.
맘 좋은 엄빠가 용서한다고 해도 내가 용서 안 할 거야.
정말 나쁜 새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