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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연게의 한 글이 멘붕으로 이끌고, 또 답글들이 불면으로 이끌고.
게시물ID : menbung_3722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자유하늘79
추천 : 21
조회수 : 1027회
댓글수 : 159개
등록시간 : 2016/09/09 06: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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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있습니다.
 
 
 
안녕하세요. 한 6년째나?되었나 모르겠네요. 한결같은 눈팅족입니다.
방문횟수도 적은 게시글 수도 답글 수도 엄청 적지만 하루에도 수십번 오유를 들락거리는 30대 후반 아재입니다.
예전 싸이클럽 사진 동호회에 운영에 참여하고 싸이홈피하기도 했지만 직장 생활하면서 차츰 글을 적기보다 보기만 좋아하는 귀차니즘만 가지게 되었습니다.
성실함따위 없으므로 음슴체!!!!이런 것 해보고 싶었으나 진지함을 표현하기 위해 경어체 유지합니다.
그냥 전 오유와서 여러분이 올려부신 글 읽고 그 속에 담긴 생각들을 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글도 열심히 보지만 댓글들도 열심히 봅니다.
그러다 제가 공감할 얘기들보면 아 이런 생각들도 있구나 감탄하기도 하고 또 맘에 안 드는 글 보면 답답해하기도하며 역시 오유도 사람사는 데라 다양한 사람이 있구나 그런 생각을 합니다.
그러고 말죠.
 
그런데
 
그런데
 
어제 수업을 마무리하는 시간에 본 하나의 게시글이 절 오랜만에 로그인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게시글은 베오베에 올라온 연게의 글이었습니다. 뭐 연계글라서 멘붕인건 아니구요. 전 유부라 뭐 크케 상관없습니다.ㅜㅜ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bestofbest&no=266944&s_no=266944&kind=bestofbest_sort&page=1&o_table=love
위 게시글인데
내용은 간단히 요약하면
1. 글쓴이가 학원 강사(30대초반추정)인데 학원에 맘에 드는 학생이 있음. (대략 중3~고1정도 추정, 글에 성인이 되기 몇 년 남았다고 함.)
2. 그 학생이 글쓴이에게 고백을 했다. 일단 거절은 함.
3. 사귀고 싶은데 안 될 것 같으니 힘들다. 학원도 결근하고 집에서  게임하고 만화책보는데 미치겠다 도움바람.
 
이라는 내용이었는데요....
 
글 내용이 멘붕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도 학원 강사거든요.
그런데 이런 말씀, 학교 선생님들께서 어떻게 들으실지 모르지만 이건 제 개인의 자부심이라...
 
저 강사이지만 스승이 되기 위해 정말 노력합니다.
30대 후반이지만 아이들과 웃고 소통하기 위해 안하는 것이 없습니다.
(애들이랑 아이돌 그룹 이름 많이 알기로 음료수 내기 해서 이겼습니다. 오유 아재덕들 도움이 컸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같이 울어주기도 합니다.
아이들이잖아요. 아이들,
간혹 세상에서 제일 잔혹해서 아끼고 사랑해줘도 이런 저런 사정에 학원 끊고 길에서 만나면 외면하고 모른 척해서 상처주기도 하고
고3 놈이 수업시간이 분명한데 저한테 '모두의 마블' 카톡으로 보내서 속에 천불나게도 하지만 모두 제 품안에서 보듬어 줄 수 있는 아이들이잖아요.
 
학원 강사, 물론 돈을 많이 버시는 분도 있겠지만 저에게 학원일은 큰 돈을 벌게 해주는 일은 아닙니다. 아, 이 일 말고 할 수 있는 일도 없습니다.
 
간혹 사교육이 세상의 악이고 부모의 등골을 빼먹는 사회악처럼 신문에서 그려질 때 움찔움찔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이 일이 좋습니다.
 
학교 다닐 때 1년이 지나도 제 이름도 모르던 선생님과 점심 시간 지나고 술에 취해 잠에 취해 아이들을 때리던 선생님과 달리
모두의 얼굴을 보고 모두의 이름을 알고 그 모두가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 같이 고민할 수 있는 이 일이 좋습니다.
 
그런데 위 글을 보고  너무 갑갑해서 답글을 달았다더랍니다.
 
물론 아이의 마음은 쉽게 바뀔 수 있습니다. 마음에 품은 어릴 적 사랑이 평생을 가는 사랑이 되는 것은 드라마입니다.
잘 없으니까 드라마 소재가 되는 겁니다. 흔해 빠졌으면 드라마로 재미가 없을 겁니다. 주변에 흔해 빠진 이야기는 소재가 되기 힘드니까요.
 
예전 가르치던 중3여자아이에게 남자친구가 생겼습니다. 동급생이었죠.
그 여자아이를 따라 남자아이는 학원까지 왔고 곧 그 둘은 인문계 고교를 진학하지 말고 실업계 학교를 진학해서 20살에 결혼하기로 약속합니다.
그리고 부모님께 실업계 진학을 선언하죠. 당연히 집 학교 학원 난리가 났습니다.
하지만 그 둘의 고집을 부모들은 꺽지 못 했습니다. 왜냐구요?
그 둘은 반대하면 가출하기로 약속했거든요.
그 때 그 여학생의 키가 170쯤에 남학생은 거의 185 그 쯤되어 사실 길에 나서면 언듯 성인처럼 보이기도 했거든요.
그 성숙한 몸에 미숙한 정신으로 생길 파장이 부모들은 무서웠습니다.
그리고 학원도 끊었죠.
 
그 때가 2학기 시작하고 쯤이었나봅니다.
이 둘의 죽을 것 같이 뜨거운 사랑의 결말은 나중에 친구들을 통해 들었습니다.
여학생....좀 더 현실적이었나봅니다.인문계 진학을 선택했고  그 배신에 그 둘은 곧 헤어졌고
남자애는 실업계 갈 거라 믿고 공부를 놓아서 바라던대로 실업계로 진학했습니다.
  
이게 제가 경험해본 일반적 범주의 아이들에서 가장 열렬한 사랑이었습니다.
나머진요? 웃깁니다.
어느 날 중2짜리 남자놈이 와서 제게 말합니다.
앞으로 여학생B 혼낼 거 지가 대신 혼난다구요. 그게 무슨 소리냐니까 제 놈이랑 B랑 사귄답니다.
일주일 전까지 서로 쌍욕하고 싸우던 녀석들입니다.
그리고 일주일 후 다시 쌍욕하고 싸웁니다.
 
고새 헤어졌답니다. 이게 제가 경함한 고 또래의 대부분의 사랑입니다.
 
위 글쓴분께 고백한 여학생 금방 괜찮아집니다.   
 
그런데 웃긴 건 글쓴입니다.
글을 곱씹어보니 애가 고백해서 고민이 아니라 본인이 고백하기 전부터 먼저 좋아했답니다.
어리버리한 자신을 챙겨줘서 호감이 갔답니다.
그리고 그 마음을 못 접겠어서 게임도 안 되고 만화책도 못 보겠답니다.
거짓말하고 병과냈답니다. 
그러니 자신을 도와달랍니다.
 
한마디만 하겠습니다.
 
미친 거 아닙니까?
 
아이를 챙기지 않고 챙김을 받은 당신은 선생이 아닙니다.
아이를 아이를 보지 않고 이성으로 보는 당신은 선생이 아닙니다.
아이에게 호감을 느껴 아파한다고 오늘 하루 당신의 수업을 못 들은 다른 아이들을 배려하지 않는 당신은 선생이 아닙니다.
아이에게 잘 못 된 마음을 먹으면서 그것을 위로받기 위해 글을 쓴 당신은 올바른 어른이 아닙니다.
 
아이가 이성으로 보였을 때 당신은 학원을 그만둬야 했습니다.
그 아이를 잊기 위해 만화책을 펴고 게임기를 켜기 전에 당신은 학원을 그만둬야 했습니다.
 
정말로 그 아이가 당신을 챙겨줬기 때문에 호감이 생긴 건가요? 정말 그 아이가 가진 외모적 성숙함이 조금도 그 호감에 포함되지 않았습니까?
 
당신은 다른 일을 찾기위해 고민할 시간입니다.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답글을 보니 더욱 더 멘붕이네요.
 
왜 이 사람의 마음을 응원합니까?
왜 이 사람보고 몇 년을 그 학생과 스승과 제자 사이로 더 있다가 그 학생이 성인이 되면 다시 관계를 만들라고 하나요?
이 사람은 학원을 그만두고 그 학생과 연을 끊어야하는 사람입니다.
마음으로 좋아하는 것도 못 하냐구요? 사람 마음이 마음대로 되냐구요? 남에게 피해를 안 줬다구요?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들?
 
마음으로 좋아한 것도 그래요. 스토커들도 그래요. 다 마음으로 먼저 좋아해요. 마음대로 되냐구요? 그러니까 다른 직업 찾으셔야죠.
남에게 피해를 안 줬다구요? 그 학생 부모님은요? 혹은 그 일로 인해 입을 학원의 피해는요? 다 무시합니까?
 
마음 좋습니다. 그래요. 플라토닉 러브. 그런데 그 둘의 사랑이 플라토닉 러브일지 누가 장담할 수 있어서 글쓴이의 마음을 응원합니까?
아까 말했듯이 정말 그 여학생이 글쓴이분 눈에 성적으로 느낄 부분이 하나도 없는 마음만 이쁜 학생일까요? 신체적으로 성숙한 아이들 많아요.
TV틀어보세요. 수많은 십대 여학생들이 자신의 매력에 육체적 매력을 빼고 어필하는지.
플라토닉 사랑도 웃깁니다. 플라토닉 러브가 무슨 성스러운 것 마냥 비도덕적 육체적 사랑은 안 되지만 정신적 사랑은 되는 것처럼 여기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에 너무 놀랐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대부분의 사랑은 육체와 정신이 함께 가지 않습니까?
육체적으로 모자란 부분을 정신이 채워주고 정신적으로 모자란 부분은 육체가 채워주며 사랑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육체적만의 공유를 사랑이라 하지 않듯이 정신만의 공유를 사랑이라 하기 모자라지 않나요?
  
흉터는 몸에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도 생깁니다.
그 학생이 글쓴이의 선택으로 겪어야할 수많은 문제들은 마음의 상처로 새겨질 것입니다.
 
이건 TV의 연예인이 14살 차이나는 어린 신부를 얻었다. 대단하다. 그 비결이 뭐냐의 가쉽거리와는 상황이 다릅니다.
글쓴이의 마음을 응원하는 댓글을 다신 많은 분들 30대 초반의 어른이 10대 중후반의 아이에게 마음으로 좋다는데 뭐가 문제냐고 하실 것 같으면
나이 차이가 나는 어른이 당신들의 나이어린 딸을 보고 내가 사랑한다. 마음으로만 우리 사랑할게 라고 할 때 그 사랑도 응원하실 자신 있으면 
제 글에 비공감을 누르셔도 됩니다.  
 
밖이 밝아오네요. 오늘 수업도 많은데....ㅜㅜ
잠이 오질 않네요.
처음 만났을 때 집사람이 제게 물었습니다. 왜 학원에 취업했냐고.
전 누가 이런 질문을 할 때 항상 같은 대답을 합니다.
어른이 되면 일상이 똑같아지고 변화가 없다. 하지만 아이들은 하루하루가 다르고 아침이 다르고 저녁이 다르다.
그 변화에 내가 같이 있다는 것이 좋다
라구요.
 
학원을 단순히 직장으로만 삼으시는 분들도 계실테도 저보다 더 사명감과 사랑을 가지고 아이들을 보실 피는 분들도 많습니다.
예전에 다른 강사분께 술자리에서 몇 안 되는 일부 문제 있던 선생님, 아니 인간들의 얘기를 듣고 술이 확 깰 정도로 멘붕이 온 적이 있습니다.
개인 노트북으로 아이들 가르치는 도중 애들 문제 풀라고 하고 야동보다 걸린 선생,
교실에 있는 책상에 앉아 애들 시청각 교재 틀어주고 몰래 자위하다 걸린 선생....거짓말 같나요?
 
그런데 위의 글쓴분과 그 댓글들은 다시 저게 멘붕을 안겨주시네요.
 
 
잠은 안 오는데 멘붕 중 주저리 주저리 쓰려니 내용도 엉망이고 힘드네요...글도 오랫만에 쓰니 더 힘들구요,
 
애들 자소서 쓰는 거 못 쓴다고 욕하지 말아야 겠다고 갑자기 반성합니다.
 
그냥 넋두리입니다.  그정도입니다.
 
 
3줄 요약
1. 글 쓴 학원 강사분! 일 그만두시길 꼭 바랍니다.
2. 다른 직업을 찾기 위새 고민하시길 바랍니다.
3. 답글 쓴 분들 남의 일이라고 쉽게 얘기하지 마세요.
출처 멘붕 안에 잘 찾아보면 있을 내 이성과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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