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쯤 애 한 둘 낳았겠네.
미안해.....
그러고보니 사랑한다는 말보다 미안하다는 말을 항상 입에 달고 살았었네. 그래서 또 미안해.
이맘때가 되면 언제나 열병에 걸린다. 남포동 대로에서 어깨 늘어뜨리고 무작정 걷던 하루가 10년째 반복되고 있어.
매년 11월 22일 10시만 되면 그 번호로 전화를 걸어. 아 작년부터는 안건다. 번호 까먹었거든.
그 번호 주인이 3번 바뀌었지. 어떤 때는 없는 번호였던 적도 있었고.
좌절에 빠져있던 내 어깨를 토닥여주던 어린 여학생도 있었고.....그땐 그 학생이 너처럼 느껴지더라.
헤어지던 날 네가 시간이 해결해줄거라고 말했지. 난 절대 그렇지 않을거라고 말했지.
너 결혼할때 내가 시간이 해결해줄거라고 말했지. 넌 절대 그렇지 않을 거라 말했지만.
지금은 어때?
아직도 궁굼하다. 나는 너에게 어떤 사람이었는지.
나 결혼하고 얼마뒤에 발신자표시제한으로 전화걸었던날 물었지. "나를 위해 죽어줄 수 있어?"
허허 웃고 말았지만, 무슨 뜻인지 잘 알고 있었어.
아직도 고민중이야. 집착이었는지 사랑이었는지.
아 그리고 전화했으면 말은 하고 끊어라.
이젠 안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