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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낙태금지법이 화두에 오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어요.
게시물ID : menbung_3921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김한나
추천 : 6
조회수 : 568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6/10/15 07:22:27
저는 개인적으로 낙태를 규제하는 것부터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냥 원치 않는 임신이었고, 그렇다면 자유롭게 지울 수도 있는 거 아닌가, 정도의 생각.
물론 이게 사회 통념과는 맞지 않는 생각인 건 잘 알고 있어요. 멘붕 게시판이 어울릴까, 싶기도 한데 제 딴엔 생각이 많아지면서 제가 잘못된 걸까... 라는 논지로 이어져 여기에 써봐요.

제 생각은 예전부터 줄곧 그랬어요. 
애당초 태내의 수정체에겐 인권이 성립되지 않고, 통념 상 살인이라고 여겨질 뿐이지 사실 그냥 생명이 될 수 있는 아주 작은 가능성이잖아요. 
게다가 아이를 낳고 기른다는 건 현 사회에서 굉장히 피곤하고 힘든 일이고, 아무리 성인이라지만 정신적 성숙이 안 된 상태로 아이를 키우는 것은 아이에게 정상적인 양육 환경을 제공할 수 없다는 뜻이고, 그럴 바에야 차라리 지우는 편이 맞지 않나... 싶네요.
원치 않는 임신으로 가진 아이를 키운다는 건 부모나 아이나 양자 모두에게 끔찍한 시간이 될 거라고밖엔 생각이 안 들어요.
저 또한 그렇게 성숙한 부모의 슬하에서 자라지 못했기 때문에 더 낙태금지라는 말 자체에 회의적인 생각이 드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리고 낙태하면 대부분 아이에게 중점을 두는데, 모체에게도 삶이 있으니까요. 임신부터 출산의 과정까지 얼마나 힘든지는 구태여 서술하지 않아도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신 부분이고, 임산부에 대한 처우도 그리 좋지 않고, 임신 후에도 양육하는 게 힘든 일인데... 
그러니까 모체가, 단적으로 말해 자신의 삶을 포기하면서까지 태내의 인권조차 갖지 못한 작은 가능성을 위해 희생될 필요가 있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낙태금지라는 법은 모체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밖엔 느껴지지 않네요. 물론 이건 제가 여성이기 때문에 더 심각하게 고민하는 부분이긴 해요.

제가 아무리 주변인들과 소통을 원활하게 한다고 해도, 연령대와 성별 상 어찌되었건 우물 안 개구리일 뿐이겠죠. 저는 제 생각이 틀렸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오유와 같은 커뮤니티 사이트는 다양한 연령층과 성별이 분포되어 있고 보다 많은 분들의 말씀을 들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니까... 제 생각이 틀린 걸까요? 혹여 낙태가 옳지 않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말씀을 들어보고 싶어요.
몇 시간동안 한참 생각을 했는데 정중지와에 지나지 않겠다 싶어 차라리 그나마 자주 활동하는 커뮤니티인 오유에 올렸어요. 혹여 게시판이 맞지 않다고 생각하시거나, 제 말에 어폐가 있어 주시는 비공감들 모두 달게 받겠습니다. 굳이 무어라 코멘트를 남기지 않으셔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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