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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 할머니 보니 생각나는 사람이 있네요.
게시물ID : menbung_3958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삐삑삐삑
추천 : 13
조회수 : 863회
댓글수 : 26개
등록시간 : 2016/10/23 08:39:58
폐지할머니 보니 생각난 일이 있어요.  

벌써 12년이나 됐네요. 제가 그정도로 화를 내는 일이 잘 없는데 화가 엄청 났었던 경우라 기억이 생생하네요.

12년전 부모님댁 옥탑방에 살다가 이사를 가게 됐었어요.  제가 책을 좋아해서 책이 무지 많았는데 이사가면서 다 들고갈수가 없어 정리를 해야했죠.  
들고갈책 빼고 버리는 책이 1톤트럭 한차였으니 꽤 많았죠. 
그래서 부모님께선 일요일까지 정리하자 하고 동네 폐지줍는 분 보고  월요일에 가져가라고 연락을 했죠. 제가 일요일까지 정리 다 해야지~ 하고 토요일까지 이사준비하고 일요일에 옥탑방을 올라갔더니 방이 폭탄 맞은듯 난장판이더라구요. 

순간 무슨상황인지 정리가 안되다가 보니 월요일에 오기로 한 그사람이 미리와서 아직 정리안한짐도 많은데 다 쓸어간거어요.  

볼책 안볼책 분류하고 서류도 분류하고 한정판책 등등 다 정리해놨는데 구분않고 아직 생활하는 방에 구둣발로 들어와서 마구잡이로 이사가야할 집기까지 다 털어간거에요. 진심 그 당시 약탈당한 기분이었어요. 
일단 전 제물건 손대는것도 싫어하고, 제방에 함부로 들어오는것도 싫어하고 정리벽도 조금있고 책을 아주 아끼는 성격입니다. 

완전 폭발했죠.   

이사비용쓴다고 현금 30만원 찾아서 책에 끼워놨는데 그것도 함께 사라졌죠. 정리해논 한정판 책과 절판된책들..  펀딩식으로 복각해논 책..제이름이 기부자로 인쇄되어 있는책.. 

진심 빡치더라구요. 동네분이고 한참연배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그야말로 지*을 했죠. 거의 이성을 잃을 정도였던것 같아요. 부모님도 절 아니까 안말리셨구요.  

왜 미리 가져갔냐니까  어차피 가져가기로 한거라 시간남길래 가져갔다 .. 
아직 정리 덜된거 살고있는거 보면모르냐? 몰랐다.. 
돈들어가있던 책은 못봤냐? 걍 쓸어담아서 그런건 못봤다. 

보니까 아직 트럭에 책이랑 집기가 실려있는 상황이더라구요.  
당장 집앞마당에 다시 갖다놔라 내가 다시 정리하고 돈도 찾아 낼거다. 그래서 다시 마당에 가져다놨죠. 
그런데 이미 책들은 찢어지고 밟히고 구겨지고.. ㅜ ㅜ 다시생각해도 슬프네요. 

그래도 이사진행을해야해서 (집을 철거하고 새로 짓기로 했었거든요) 밤새 뒤져서 돈도찾고 정리할거다. 라고하고 진짜 날이 밝도록 책정리하고 분류하고 하는데 돈이 들어있던 책은 없는거에요. 그런데 돈끼워서 책상위에 딱 뒀고 큰 책이고 봉투도없어서 가져가면서 분명 모를리가 없을거라 생각했죠. 거짓말을 하고 있는거라 생각했구오.  
그런데 모른다니 어쩔수없지 이러고 밤새 정리하고 날이 밝았는데 6시쯤 날이 밝으니까 그 폐지줍는 사람이 오는겁니다. 자기가 도와주겠다고 ... 그러더니 제가 밤새 다뒤지고 찾아도 없던돈을 그사람이 와서 도와준지 5분만에 전혀 엉뚱한 책에서 찾았다고 들고오더군요.
빤히 보였지만 그사람도 밤새 고민하다가 찔려서 갖다주기로 했나보네 생각이들어서 그냥넘어갔죠.  

그때 잃어버린 책이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에효. 그후에 부모님 돌아가셔서 장례치른다고 집에있던 집기 몇가지 마당에 내놨는데 정신없는 틈타 팬히터 훔쳐간사람도 있었어요. 정말 멘붕이지 않아요? 겨울되고서야 알았어요 ㅋ 추워서 틀어야지 하다가.
진짜 천벌받아라!!!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ㅜ 즐거운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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