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남자아이를 키우는 엄마입니다. 오늘 주말이고 쇼핑몰에 할인전을 한다 그래서 아이옷 좀 살 겸 쫓아갔지요. 아기가 급배고파하기에 수유실에 갔고 거기엔 모녀로 보이는 60대 할머니와 14개월 딸을 가진 애엄마가 있었습니다. 유독 할머니가 우리 아이를 보고는 '아이 귀엽다~'하며 예뻐하시더라고요. 내가 낳은 아이지만 넘나 이쁘므로ㅋㅋ 세상을 다 가진 마음으로 수유를 시작하고... 그 천사할머니가 말을 걸어왔습니다.
할머니 : 애가 첫애예요?
나 : 네^^
할 : 거기는 첫애가 아들이라 잊아뿌따.
나 : 엥? 아니에요~ 저희는 딸 바랐어요~ 요새는 딸이 대세잖아요.
할 : 그래도 아니지, 아들은 꼭 있어야지. (매우 단호&정색)
나 : 아니에요~ 저희 시엄니께서는 아들이라니까 첫마디가 '아이고, 딸이 더 좋은데'라 하시든데요? 요새는 어르신들도 딸이 최고래요~ㅎㅎ
일부러 애엄마 서운해하지 말라고 웃는 낯으로 열심히 딸예찬론을 펼쳐줬어요. 근데 할매 표정이 세상 어두워지면서 대화가 이상하게 흘러가더라고요?
할 : 아들하고 서방이 있어야 한다~ 박근혜도 그래서 저 사단이 났잖아.
나 : (????????)
딸 : (가만히 듣고있다가 퉁명스레) 그게 뭔 상관인데?
할 : 아들내미하고 있었으며는 저렇게 외롭겠나? 남자도 없고 외롭고 그라니까 주위에 사람한테 의지하고 그러는 거지.
나 : (헐?)
할 : 가까운 사람한테 물어보고 얘기도 하고 싶고. 사람이 외로워서 우울증에 걸리면 그런기다. 딱하구로. 옆에서 좀 도와준 것 가지고 이렇게 이 사단이 난기잖아~
????? 하아... 어째서... 기분이 나빠서 분유 끊고 나올 뻔...ㅠㅠ 지금 5프로의 콘크리트는 저런 생각들인 거겠죠? 경북 출신의 대왕 콘크리트, 저희 친정아부지만 현실에서 봐왔는데... 심지어 울아부지도 이번 사건으로 움츠려듦이 있었건만... 그 망할 할매탕구... 저 뒤에도 중얼중얼 말들이 길었는데, 딸이랑 손녀 땜에 참아야겠다 싶어 속으로 반야심경을 읊느라 기억이 안 나요. ㅠㅠㅠ 헌데 ㄹ혜아짐을 향한 진심어린 걱정의 눈빛이 떠올라 아직도 멘붕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