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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을 보고 왔는데, 최악의 경험을 했습니다.
게시물ID : menbung_4067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말로센
추천 : 12
조회수 : 1079회
댓글수 : 23개
등록시간 : 2016/11/27 21:48:03
저는 뮤덕입니다.

10여전 전부터 평균 한달에 한 번은 뮤지컬을 보러 다닙니다. 모든 뮤지컬을 본다기보다는 제가 좋아하는 배우 위주로, 일명 회전문.. 까진 아니고.. 한 시즌에 맘에 드는 공연은 세 번쯤 보는 편입니다.

그리고 자리는 보통 무대의 왼쪽 블럭 앞자리를 선호합니다. 영화 볼때도 약간 왼쪽을 좋아해서 그런지 왼쪽에 자주 앉게 되더라고요.


여튼, 그래서 오늘은 팬텀을 보러 갔습니다. 1열의 맨 왼쪽에 앉았어요. 원래 자주 앉는 자리입니다. 

10여년간 뮤지컬을 보면서 오늘만큼 무대가 보이지 않은 경험은 처음이었어요.

사실 앞 좌석에 앉는 경우 배우들이 무대 안쪽에 있으면 다리가 잘려 보이는 경우는 꽤 있습니다만, 그게 뮤지컬 전체를 즐기는 데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니거든요. 

그런데 오늘은 제 자리의 정면에서도 더 무대쪽으로 치우친 곳에 기둥이 설치되어 있었고, 그 기둥에 가려 무대의 1/3은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배우들이 무대 위에서 연기를 하는 데 텅 빈 무대에서 소리만 울려퍼지는 경우가 많았어요. 

배우가 무대 안쪽에 있는 경우에는 딱 한가운데 서있는 순간부터 보이기 시작했어요. 



당연히 공연 내내 집중할 수도 없었고, 배우가 등장하면, '제발 이쪽으로 오지말고, 가운데 서있어' 라고 속으로 빌면서 보게 됐습니다. 

10만원이 넘는 공연을 보면서 이게 정말 무슨 짓일까요?


물론 자리를 예매할 때 '시야 장애석' 이란 문구는 없었습니다. 

그런 걸 알았으면 절대 예매하지 않았을겁니다. 애초에 1열에 앉는 이유가 키 큰 앞사람의 머리가 시야를 간간히 방해하는 것도 거슬려서인데, 시야장애석을 선택했을리가요(물론 시야장애석에 있는 할인도 없었습니다). 

인터미션 때 관계자에게 이야기를 해봤지만(10여년 뮤지컬을 보면서 관계자에게 불만을 표시한 것도 정말 처음이네요), 관계자의 말로는 2막에 배우가 제 자리 앞에서 공연을 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그 자리를 판매하는 거라는 대답을 들었을 뿐입니다.

그러면서 2막까지 우선 봐달라고 하더군요. 


아직도 그 얘기는 이해가 안 되는데요.

뮤지컬을 보러 가는 사람이 배우를 잠깐동안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이유로 3시간 가까이 시야장애를 기꺼이 참아낼 거라 믿는 상황도 이해가 되지 않으며, 

그렇기 때문에 관계자도 인정하는 시야장애석을(관계자도 제 자리에서 공연 리허설을 봤고, 얼마나 답답할 지 알고 있다고, 사실 그 자리에 대해 시야장애석으로 해야할지 말아야할지 아직도 고민중이라고 하더라고요. 이미 공연을 시작했는데 고민하고 있다는 건 무슨 소립니까?) 왜 공연에 관심이 있고 일찍부터 예매전쟁에 참가한 진짜 팬들이 감수해내야 하는지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팬이기 때문에 감수하라는 이야기 밖에 더 됩니까? 이엠케이가 생각하는 팬에 대한 배려가 이런 건가요?

앞자리에 앉을 정도로 가까이에서 배우를 보고 싶었다면 참으라고요?




정말 실망스럽기 그지없는 공연을 봤습니다. 공연 내내 무대 뒤에서 숨어서 훔쳐보는 기분이었습니다. 
 
심지어 저는 오늘 배우의 팬임에도 불구하고, 이 공연은 다시는 보지 않을 생각입니다. 


여기에 글을 올리는 이유는, 혹시나 제 자리에 또 앉을 분이 안 계시길 바라는 마음에서입니다.

1열을 겟 해서 기쁘셨겠지만, 그 자린 확실히 좀 아닌 것 같습니다. 

뭐, 배우가 한 두곡을 눈 앞에서 불러주기는 하는데, 그게 1열 10번에서만 눈앞은 아닙니다. 당연히도요.




그리고, 그런 자리를 '아직 고민중'이라는 이유로 판매하고 있는 관계자들의 시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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