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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자취, 살았던 집마다 멘붕했던 썰(실화)
게시물ID : menbung_4164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청운객
추천 : 11
조회수 : 1395회
댓글수 : 20개
등록시간 : 2016/12/30 20:2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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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베에 올라온 괴 4년 원룸글을 보고 너무나 공감이 가서 저도 글을 하나 써보려 합니다.
굉장히 깁니다. 그만큼 쌓인 것도 엄청 많아요.
 
저는 부산에 산지 제법되었고 방은 4번 정도 옮겼습니다. 친척이 부동산을 하고 부모님도 고향에 세를 놓고 지내시다보니
방에 대해서는 제법 예민하고 자세히 잘 보는 편입니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했는데도 멘붕은 피해갈 수 없더군요.
지금은 독립하여 부산에서 직장 얻어 살고있고 부모님은 아파트 처분 후 시골에서 집 짓고 농사지으며 사십니다.
어렸을땐 몰랐지만...부모님께 늘 감사드립니다.
여하간 본문 들어가겠습니다.
 
 
1. 20살 대학생 때 처음 살았던 원룸.
처음 고향을 나와서 살던 곳이라 설랬습니다. 이집 저집 보고 싶었습니다만 어머니 친구의 지인분을 통해 원룸을 얻었습니다.
신축원룸으로 관리비 포함 500 43이었습니다. 부모님은 건물은 새거에 들어가야 안전하고 좋다하였습니다.
그런데 며칠 살고야 알았습니다. 신축인데도 5층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없었고 조그마한 곳에 한층에 8개 정도 방을 넣어놨습니다.
당연히 밤마다 잉야잉야소리에 위아래 올라가는 소리에...고향에선 밤되면 개구리울음소리 빼곤 소음이 없는데 너무 시끄러웠습니다.
왼쪽집에선 잉야잉야소리 들리고 오른집에선 영화소리가 들려오고.
게다가 집이 굉장히 좁았는데, 주방분리형 원룸이었습니다만 거짓말하지 않고 방이 침대랑 작은 옷장 넣고 나면 한 사람이 누울 수도
없을만큼 좁았습니다. 유일한 창문은 주방쪽에 나 있었습니다만 옆에 있던 국밥집에 가려져서 햇빛은 조금도 들어오지 않았죠.
 
소음은 별거 아니었습니다. 근데 살기 시작하고 3~4개월부터 멘붕이 오기 시작합니다.
이때부터 악몽에 엄청 시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이틀에 한번꼴은 예사로 걸리고 인생 처음으로 가위도 여기에서 물렸고
흔히 말하는 영체화 현상? 그러니까 내몸은 아래에 누워있는게 느껴지는데 영혼만 빠져나와서 주변을 보는 그런 꿈도 꿨습니다.
이게 가끔씩 하는거면 그냥 악몽이다 하겠는데 2~3일에 한번씩 잠만 자면 계속 걸리니까 사람이 미쳐나갑니다.
처음엔 햇빛도 안들어오고 어둠캄캄하이 소음도 많아서 너무 신경써서 그런갑다 싶었지만
이런 현상이 너무 반복되는 겁니다.
 
별생각 안하고 걷고 있었는데 갑자기 괴물이 나타나 사람들을 먹어대고, 절 쫓아와서 저도 먹히는 꿈.
어딘가에 갇혔는데 빠져나가지 못하고 헤매고 헤매다가 결국 스스로 목을 매는 꿈.
출발점은 1층이었는데 1층 전부가 막혀 있고, 뭔가가 쫓아오는 느낌을 받아 2층부터 계속 창문쪽을 봤지만 결국 전부 닫혀있고
끝내는 옥상까지 올라가서 덜덜 떠는데 뭔가가 옥상문을 두드리는걸 알고, 무서운 나머지 옥상에 뛰어내린 꿈.
꿈이었는데 고향이었어요. 고향친구랑 같이 놀다가 문득 생각나서 "야 너 내 꿈에 왜 나왔냐?" 하니까
"여기 니 꿈 아닌데? 무슨 소리하냐?" 이러면서 놀리는거에요. 그러다가 친구가 갑자기 어딘가로 뛰어가는거에요.
전 뭔가 싶어서 따라가는데 바로 옆 놀이터에 있던 어떤 아저씨가 절 잡더니 "빨리 눈을 떠라. 여긴 네가 돌아다닐 곳이 아니야."
이러길래 "괜찮아요 걱정마세요" 이랬더니 어느새 아저씨는 사라지고 하늘이 시커매지더니 막 사람들이 도망다니더군요.
뭐에 쫓기는지도 모른 채 저도 같이 도망가다가 다른 사람들은 다 어딘가로 들어갔는데 저만 거리에 있고
저는 제발 문 좀 열어달라고 보이는 곳마다 두드리는데 사람들은 전부 무서워하면서 제 뒤만 보고 있고..
제 뒤에 뭐가 있는데요? 하고 외쳐도 그저 뒤만 보고...그러다가 떨면서 깨고...
 
한번은 이런 적이 있었습니다. 학교를 갔다오고 낮잠이라도 잘까 싶어서 씻고 침대에 누웠는데
뭔가가 제 발을 잡아 당기는 느낌이 드는겁니다. 뭔가 싶어서 일어나려고 했더니 일어나지질 않습니다.
어? 어? 하는 순간 갑자기 몸이 한바퀴 도는 느낌이 들더니 제 몸이 보였습니다.
진짜 거짓말하지 않고 자고 있는 제 몸을 붕 뜬 상태에서 보았습니다.
그렇게 뜬 순간의 기분은 뭐랄까 무서운 것도 아니고 좋은 것도 아니고 뭔가 깨달은 듯한 느낌? 굉장히 시원했습니다.
이제 어떻게 해야하지 싶은데 다시 무언가가 제 손을 잡더니 한번 툭하고 아래로 치는겁니다.
그랬더니 수천미터 아래 절벽으로 떨어지듯 아래로 낙하하는 기분이 들다가 눈을 떴습니다.
씻지도 않았더군요. 전 집에 들어오자마자 바로 잔겁니다 저도 모르는 사이에....
정신을 놓겠다는게 어떤 의미인지 알겠더군요.
 
하지만 이런걸 부모나 친구한테 말할 수도 없고, 혼자 끙끙 앓는 사이 1년이 지나갔습니다.
군휴학을 했고, 그때 저는 원래 67kg이었다가 59까지 빠진 상황이었습니다.
자취하면서 먹을거 다 먹고 학과생활한다고 술도 한참 먹고 집들어가기 싫어서 바깥에서 계속 친구 불러서 술먹고 그랬었습니다. 
그런데도 이렇게나 몸무게 빠진 사람 봤나요?
너무 시달린 나머지 우울증에 걸렸지만 병원에도 가지 않고, 2학기에는 몸이 아프다하고 학교도 거의 가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집에 있고 싶지도 않아서 부산 전역을 이유없이 버스타고 돌아다니곤 했네요.
 
그러다가 방을 빼기 한달전쯤 야밤에 잠을 자는데 뭔가 웅성웅성 소리가 나는겁니다.
눈을 떠보니 다양한 옷을 입은 다양한 나이대 사람들이 제 앞을 지나갑니다.
문을 통해 들어와서 창문으로 사라지는 겁니다. 다 잠겨있는데도.
너무 겁에 질린 저는 소리도 지르지 못하고 벌벌 떨면서 그저 보고만 있다가 지나가던 사람 하나랑 눈이 마주쳤습니다.
너무 무서워서 눈을 꾹 감았더니 뭔가가 제 옆에 오는 느낌이 들더니 "자니?"하고 묻는거에요.
 
"왜?" "일어나있는거 같아서" "자겠지 그냥 둬" "신경쓰이네" "자?" "일어나볼래?" "안녕" "만져볼까?" "가자" "신경쓰지마"
 
막 여러 소리가 한꺼번에 들리는거에요.
저는 그저 눈을 꾹 감았고 잠시 시간이 지나자 모든게 조용해졌습니다.
눈을 뜨니 이미 해가 떴고, 자그마한 창을 통해 아주 작은 햇빛 한줄기만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조금 전만 해도 어두웠는데.
온몸에선 땀이 비흐르듯 흐르는데 몸은 뻣뻣하게 굳어서 제대로 움직이지도 않습니다. 한참 있다가 겨우 몸을 움직여 냉장고 물을 마셨습니다.
문도 창문도 전부 여전히 닫혀 있었습니다. 대체 제가 봤던 거는 뭘까요? 제가 들은 것들은?
직후 반쯤 정신을 놓은 저는 곧바로 부모님께 전화했고, 모든 짐을 빼서 계약만기 한달전에 집을 나왔습니다.
한다리 건너서 후일 듣기로는 그 후 세입자들도 반년에서 1년 정도하고 거의 다 나갔다고 들었습니다.
부산 대연동에 있는 원룸입니다.
 
 
2. 군복학 이후 살았던 큰원룸
방을 빼고 고향으로 올라간 후 휴양하며 살았고, 의경으로 복무하였습니다. 이후 복학하였는데, 방을 고를때 사람이 신중하게 되더군요.
무엇보다 제가 처음 살았던 방과 같은 형태는 정말정말 싫었기 때문에 1)작은방 2)창문작은곳 3)옆집에 건물 4)어두운곳 5)시끄러운곳을 피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생각보다 까다롭게 방을 찾게 되더군요. 20곳 정도 돌아보고서야 정말 운좋게 2000 25짜리 아주 큰 원룸을 구했습니다.
실평수 14가 넘었으니 원룸치고는 정말 컸죠. 지하 포함 2층짜리 건물(즉 총 3개층)이었고 1층에는 저만 살았습니다.
창문은 남쪽 북쪽 다 있었고 남향 창문이 정말 커서 커텐은 안치면 아침에 햇빛에 무조건 깰 정도였습니다.
1999년인가에 지은 구축건물이라 옵션은 거의 없고 복문인데 복문도 떨어져나갈만큼 허름했습니다. 당연히 경비문도 없죠.
하지만 넓었고 수납공간이 많았으며, 학교와 가깝고 바로 아래 슈퍼가 있는 점을 보고 들어갔습니다. 햇빛도 정말 잘 들어와서 좋았습니다.
그런데 처음 살고 얼마 후...문제점을 발견합니다.
계단 소리가 엄청 크게 납니다. 주차한다고 차가 들어오면 차 울리는 소리에 제방 침대가 떨릴만큼 방음이 안됩니다.
옛건물이라 그렇다더군요. 지난번 살았던 신축원룸은 위나 밖에서 들리는 소음은 적고 옆방 소음이 어마어마했는데
여기는 사람이 계단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것만으로도 잠이 깰만큼 방음이란게 하나도 안됩니다.
그리고 바로 아래가 반지하인데...이집 사람들이 반지하 창문을 열고 담배를 피면 우리집 창문으로 다 들어오는겁니다.
몇번이나 가서 담배피실거면 조금 올라와서 1층 마당에 피세요, 거기서 피면 담배냄새가 다 들어옵니다 몇번이나 이야기했지만
"1층까지 올라가기 귀찮아서요"라면서 늘 자기집 반지하 창문을 열어놓고 담배를 핍니다.
처음 살던 집이 뭔가 영적인 문제가 있었다면 이번집은 인재로 인한 문제가 계속 터집니다.
바로 위 2층 살던 인간이 자기짐을 옥상 물탱크 창고에다가 두곤 했는데 거기 두다가 물탱크를 잘못 건들여서 누수가 생기질 않나,
창문 열고 이불 털어놨는데 이불에 뭔가 묻었길래 자세히 보니 2층에서 던진 바나나껍데기가 묻어있질 않나...
(반대쪽이 작은 공터인데 아무도 이용하지 않아서 쓰레기장처럼 방치되어있었습니다. 거기에다가 버리려다가 제 이불에 묻은거...)
게다가 첫해에는 바퀴벌레가 없었는데 두번째해에 집안 여기저기 바퀴벌레가 돌아다니더군요.
알고보니 두번째해에 울집 위에 어떤 여학생이 왔는데 그 여학생이 갖고 온 짐을 통해 바퀴벌레가 퍼진거 같습니다.
어휴...그 학생이 뭔죄가 있겠습니까...원룸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약을 사서 다 뿌리고 다녔습니다.
근데 여학생은 사실 이 집이 더러워서 바퀴벌레가 생긴거지 자기탓은 아니다 이러는데...
제가 처음 살았던 해에는 아무렇지 않았고 두번째 해에 들어온 학생은 그 학생 뿐이고 그 학생 들어온 이후부터 바퀴벌레가 보이기 시작했는데..ㅠㅠ
참 힘들더군요. 자고 있는데 바퀴벌레가 손가락 위를 지나가는 기분이란건...
 
그러다가 가장 큰 사건 두 개가 터졌습니다.
 
원래 이 집은 동물사육금지입니다. 집주인이 엄청 민감해서 동물사육은 절대 금지합니다.
자고 있는데 갑자기 개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야밤에 고양이 울음소리는 심하지만 개는 안짖던 곳인데...?
도저히 잠을 못자겠어서 창문을 열고 자세히 들어보니 윗집에서 나는겁니다. 당시 시간은 밤 11시.
너무 늦어서 내일 아침 얘기해야겠다 싶어서 자려는데 윗집에서 술먹는 소리도 나고 계속 개짓는 소리가 나서 올라갑니다.
깜짝 놀랐네요. 술마시는 소리 나길래 사람 많은 줄 알았더니 여자 둘이서 반쯤 벗은 채로 취해있던겁니다.
속옷만 입고 문 열길래 깜짝 놀라서 고개를 반대로 돌리고 이야기했었네요. 그 여자보고 옷 좀 입고 나오시라니까
왜 자기가 이렇게 입고 있는걸 아냐면서 그걸 왜 보냐고 변태 아니냐고 한소리 들었습니다 -_-....일단 본론으로 들어가서
밤중에 술마시는거야 어쩔 도리가 없지만 여긴 동물사육금지 아니냐, 왠 개가 있느냐하고 따지니까
자기가 얼마전에 받아온 개라고 원래 안짖는 앤데 그렇다고, 집주인한텐 허락받았다는겁니다.
일단 알았다하고 다음날 아침 집주인한테 전화하니 사실무근의 일...
얼마 후 개소리가 안들렸는데, 밤늦게 윗집 여학생이 내려오더군요. 술에 잔뜩 취한 채로 또 속옷에다가 위에 대충 츄리닝 하나 걸치고 울면서
 
"당신 때문에 우리 ㅇㅇ 다시 고향보내서 너무 힘들고 외롭다 이웃이면 그정도 감싸줄수도 있는거지 그걸 왜 주인한테 고자질하고 그러냐
당신이 바로 아랫집인데 내가 일부러 쿵쾅거릴거고 일부러 티비소리 크게 낼거다" 이러면서 짜증을 내더군요.
 
처음엔 집주인을 두고 협의를 할랬는데 이 여학생이 하도 완고하고, 일부러 자기 집 걸어올라갈때마다 계단 쿵쾅거리고...
노이로제 걸릴 지경...
결국 참지 못하고 다음 계약은 연장하지 않고 다른 곳으로 옮기기로 합니다.
제 예전글을 보심 아시겠지만 그 와중에 제가 냥줍을 했었네요(http://todayhumor.com/?humorbest_836393)
 
그리고 두번째 사건...도둑이 들었습니다. 제가 추석을 고향에서 보내고 돌아와보니 난장판...
돈이나 카드는 늘 제가 들고 다녔고, 바깥쪽 창문은 창살로 닫혀있고 안쪽창문은 반지하 위에 있어서 벽타지 않는한 못들어오는데
안쪽창문을 통해 들어온 거 같았습니다. 근데 웃긴건...도둑이 들고 간건 제 냉장고에 있던 우유 한팩과 소세지, 신라면 10개, 교양책 두권,
패딩 하나, 냄비 하나 뿐이었습니다. 컴퓨터를 비롯한 값진 것들은 그대로 두고 이상한 것들만 갖고 갔더군요-_-;;;;;;;;;;
대체 이 도둑의 정체는 뭐였을까요? 게다가 소세지는 유통기한도 지났을텐데....;
하여간 한번 털린 집에 계속 살 수는 없었던 노릇이라..방을 빼기로 합니다.
 
 
여기까지 엄청 기네요. 갈무리하고 다시 글을 쓰겠습니다. 이쯤부터 저는 방보는데 더욱 까다로워지고 주변 환경을 더 보게 됩니다.
이 다음부터는 좁은 집이 너무 싫고 원룸에 들어가면 정신줄 놓은 사람이 많다고 하여
비교적 돈많고 안정적인 사람이 있는 투룸으로 들어가기로 합니다. 하지만 투룸 산다고 하여 정신줄 놓은 사람이 없는건 아니더군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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