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3,4주 된 일이에요.
이제 잊고 싶지만 잘 잊혀지지 않네요.
맛있는 게 많더라고요.
부모님 드리려고 간장게장, 꽃게장도 사고요.
집에 켜 놓으려고 향초도 사고요.
대통령의 글쓰기라는 책도 사고요.
이것 저것 많이도 샀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 그거 있죠 그거. 젤 발라서 사용하는 거...
딴지에서 종류별로 다 팔더라고요.
우주 최저가라고도 하고 해서 진짜 호기심에 하나 사 봤습니다.
기대는 전혀 안 됐어요. 진짜루. ㅎ_ㅎ
그리고 며칠이 지나 주말이 됐어요.
부모님 댁에 놀러가니 게장이랑 책이 와 있더라고요.
"어? 벌써 왔네? 게장 맛있겠드아~~~"
10초 후.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왜 책이 이리로 왔지??????????????????????
내 물건들은 사무실로 배송 시켰는데???????????????????
곧바로 핸드폰을 켜고 배송 현황을 들어갔더니..
맙소사..
배송이..
전부 다..
부모님 댁으로..
전화했더니 주말이라고 안 받..
'아니된다!! 그것만은 사수해야 된다!! 어쩌지? 어쩌지?'
불안에 떨며 주말을 보냈어요.
마침내 월요일 아침이 되었어요.
딴지마켓에 전화를 했더니 예쁜 목소리의 상담사 분이 전화를 받으시더라고요.
남자면 좋았을걸....
제가 물었죠.
나: 언제언제 주문한 물품들이 따로 따로 배송되나 본데 아직 배송 전인 물건들은 배송지 변경해주세요.
상: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나: 머머머입니다.
상: 게장과 책은 이미 배송이 되었다고 나오네요.
나: 네.. 그거 말고.. 다른.. 물건..
상: 아 다른 물건들도 오늘 오후에는 도착합니당~
나: 아..................................... 근데 배송지가.. 제가 그렇게 입력한 게 맞나요?
상: 네 모두 한 곳으로 배송되게 주문 하셨습니다. 이미 배송중이라 변경은 안 되고요. 다른 문의사항 있으신가요?
나: 아..니.. 됐습니다... 이미 망했어요.
그랬더니 상담원이 진짜 거짓말 안 하고 "풋~" 하시더라고요.
그 뒤로는 뭐...
우리집 식구들이 택배 뜯어보길 얼마나 좋아하는데요.
게장 같은 맛있는 게 들어있을 줄 안 엄마와 동생은 포장을 봑봑 뜯다가 요망한 게 들어있는 걸 보고...
다시 차곡차곡 접어서 테이프까지 붙여 놨더군요.
동생은 "어디다 쓰는 물건인고?ㅋㅋㅋㅋ" 요러고 있고..
엄마는 "애도 있는 놈이..."
으아으아으 또 생각난다 또 생각나
여러분.
쇼핑할 때 주소 확인 잘 하세요.
그럼 안녕.
좋은 인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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