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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성인자료실에 감당안되는 아이들 좀 제발
게시물ID : menbung_418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미스도서관
추천 : 13
조회수 : 1167회
댓글수 : 11개
등록시간 : 2017/01/07 16:5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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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여:(
도서관에서 4년째 근무중인 미스도서관 올해 첫 글은 멘붕게시판이네요.
일단 글이 깁니다. 쓰다보니 길어졌고 쓰다가 울컥하기도 했네요..
그냥 아는 동생 푸념들어주신다 생각하고 한번 봐주세요.

세줄요약 먼저 할게요.
1. 도서관은 서비스가 잘 되는 놀이터가 아니다
2. 도서관의 정책은 그 나름의 이유가 있는 것이다
3. 그 아이들의 보호자는 도서관 직원이 아닌 부모다

올해 첫 주말 근무라서 기간제근로자분들 교육하면서 근무하고 있어서 안그래도 멘붕인데, 탈탈 털린 멘붕에 정신이 없으므로 음슴체로 갈게요

일단 도서관 하루의 시작은 8시 50분부터임
9시엔 무조건 오픈해야하기 때문에(이것도 자료실 오픈이 9시지, 현관 오픈 자체는 7시...ㅂㄷㅂㄷ) 미리미리 정리하고 준비해야할 것들이 많음
직원들은 보통 8시 30분까지는 와서 기간제근무자 출근 및 자료실 상태 확인 등등을 해야함

오늘은 새해 맞은 뒤 첫 주말이고 처음 자료실 근무하시는 분들도 있다보니 교육을 진행하면서 이용자들에게 서비스를 해줌(대출, 반납, 예약, 상호대차, 서고도서 찾아주기 등등)
물론 이번주 내내 자료실에 처음온 근무자분들때문에 월화 야근, 수목 퇴근 후 전화에 시달리는 등의 고통을 받음(주..죽여줘...ㅠㅠ)

그러던 와중에 젊은 아버님(30대쯤)이 오셔서 책 반납을 얘기하는데 오~ 다 애기책임!
우리는 각 실별로 도서를 따로 반납 받기 때문에 책 사이에 껴있던 어른책만 반납하고 1층으로 이동하시라 안내함
^ㅇ^ 정말 이런 표정으로 해맑게 안내했음.
그와중에 3~5세의 3명의 아이들이 함께 있었고 소음이랄까, 아이들은 조용히 하지 못하니까..라는 생각으로 제지하지 않고 있었음
아버님이 뒤돌아나가고 아이들도 따라가고 있었는듯 보였는데,

화장실을 가기위해서 곧바로 따라 나가는 도중....ㅎㅎㅎㅎㅎㅎ
한 아이가 자기 손이 닿는 서가를 놀이하듯이 밀어넣고 있었음.......!
이게..정리벽이고 뭐고 이용자들이 보기 이쁘고 책 찾기 편하게 하기위해서 근로자들이 도서를 꽂을때 일일히 배열을 맞춰준걸 그냥 싸그리 깡ㄴㅁ라ㅣㅓㅑㅈㄺ바ㅣ리ㅏ노랴머하ㅣ모리ㅏㅗㅓ먀러맨ㄹ하.........
아이들에게도 뭐뭐하지 마세요~라고 존대하고 건들면 안되고.. 와 진짜 그런 서비스정신이 1도 남아있지 않았음..
=ㅁ=이런 표정으로 아이에게 다가가서 손을 잡음...(안됩니다)
바로 팔목을 잡았고, 하면 안되, 해버렸음......민원들어오면 쥬금 끄앙 쥬금8ㅁ8

그와중에 아버님은 책을 든 상태로 그냥 말로만 00야~나와~~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도서관와서 책 빌려서 아기들 재미있게 읽고 본인도 교양과 지적소양 등등 향상하시는거 참 좋음

도서관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부탁 좀 드릴게여
*근데 진짜 제발 성인자료실에 아이들은 감당되실 때 방문 좀 해주세여
-아기 엄마(아빠)가 오늘 같이 안와서요
 : 그럼 조용히 시키시려는 노력 정도는 해주세요. 
   아가 쉿~한번 해주시는게 그렇게 어려우신가요? 그런 제스처는 직원들이 충분히 이해하고 아, 이용자분께서 노력하고 계시구나,한다구요. 
   못알아듣는 아기들정도는 저희도 뭐라고 안해요. 
   근데 뛰어다니고 소리치고, 그걸로 직원들이 '조용히 시켜주세요' 하는 순간 이용자분도 기분나쁘실꺼잖아요.
   저희는 아이들한테 바로 얘기 못해요. 보호자가 계시니까요.
   근데 이럴때 많이 듣는 얘기가ㅋㅋㅋ"그렇게 안시끄러워요-_-"에요ㅋㅋㅋㅋㅋ 
   서로 기분좋게 도서관 이용할 수 없을까요?
-아기 아빠(엄마)가 밑에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잇는데, 그냥 여기서 다 반납하면 안되여?
 : 이정도는 이해해드리려고 노력해요. 
  사실 각 자료실로 반납부탁드리는건 정리의 용이도 잇지만(관리자 차원), 
  아이들 도서는 아이들이 직접 대출/반납할 수 있도록 도서관 측에서 이용자 교육처럼 행하고 있는 부분이에요. 
  그럼 성인들은 어디서나 반납해도 되지 않나? 이해안되시는 분들도 계시겠죠. 
  그럼 역으로 생각해볼까요. 왜 빌리실때는 힘들어도 각 자료실 돌아다니면서 빌리시고, 반납하실 때는 한군데에서 하시려고 할까요?
  답은 하나죠. 귀찮아서. 내가 볼 책은 그렇게 빌려도, 반납은 대충하고 싶다.
  책이 그 자료실에 있는 이유는 그 자료실에 모아져 있고, 다른 이용자분들도 편하게 이용하시라고 그런거에요.
-아이 찾게 방송 좀 해줘요.
 : 공공기관입니다. 아이가 어디있는지 찾는 것은 부모의 몫이죠.
   그거 좀 못해주나요? 네, 한분이 두분되고, 그러다보면 호의가 권리가 되어 버리는 곳이 공공기관이니까요.
   그리고 가끔 자료실에 데스크에 앉아 있으면, 아이는 "울 엄마 어딧어여?", 부모님은 "우리 애 어딨어요?"라고 물어올 때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근데요. 저 이용자님 처음 뵛구요. '아가, 니 엄마는 이름도 몰랑', '부모님, 저 보모 아닙니다'라고 하고 싶어여^^
   아이들 데리고 오셨으면 제대로 보세요. 보호소, 놀이방 아닙니다.
   키즈카페는 더더욱 아닙니다. 제발 먹을건 자료실 밖에서 좀 드세요.

하.. 연초부터 열불터지는 일들도 많고 작년에 열심히 교육해드린 근무자들은 다 다른데로 가버리고..
적어도 한달은, 근무자분들 적응하시는 동안은, 전 자료실의 요정☆
도서관 이용자들이 많다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에요.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건, 우리가 많은 지식을 갈구하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지식 뿐만 아니라, 교양, 재미, 감동 등 많은 부분들이 있겠죠.

아이들과 함께 도서관에 오시는 모든 이용자님들, 저는 존경합니다.
그러나 어느 공간이든, 예절 즉 매너라는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존댓말해주시고, 감사하다고 말씀해주시는 이용자분들도 분명 계십니다.
그러나 반말, 야, 너 호칭에 회원증이나 책 툭 던지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순간 울컥하네요. 쓰면서도..
도서관은 책의 공간이지만, 그 공간에서 사람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배려해 주세요. 모두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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