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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고속도로 톨게이트 직원입니다.
게시물ID : menbung_4359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티라노의손톱
추천 : 18
조회수 : 3735회
댓글수 : 106개
등록시간 : 2017/02/26 05: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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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눈팅+간간히댓글 남기던 가입 13년차 여징어 입니다.
13년동안 오유하면서 이렇게 멘붕게에 글을 쓰게 될 줄은
사실 생각해본 적 없지만........ㅠㅠㅠㅠㅠㅠㅠ
오늘, 터져나오는 눈물을 이악물고 참았던 일을 그냥 위로받고 싶어서
긴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폰으로 작성 하는거라서 띄어쓰기나 글의 맥락이 다소 맞지않더라도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저는 모 민자고속도로에서 근무중인 톨게이트 요금징수원 입니다.
이 전 직업도 서비스직이라, 웬만한 진상들은 진짜 반응도 안 보일만큼
무뎌졌지만, 오늘은 참 눈물이 나더라구요. 

정말 오늘은 날 이었나봅니다.
오늘 하루동안 이 일들을 다 겪게 되다니..
너무 피곤하지만, 진짜 말 그대로 멘붕이라.. 쉬이 잠도안오네오..

저는 오늘 정 가운데 부스에서 근무를 했는데,
가운데 부스 특성상 다른 부스보다 많은 차량이 유입됩니다.
특히 오늘같은 주말 저녁은 진짜 고개 한 번 못들고
돈 받고 거스름돈 주고 또는 카드를 찍고의 반복입니다.
오늘은 몸살기운이 돌아서 몸도 마음도 살짝 지친 상태였고
목소리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건 제 개인사정일 뿐 공적으로 근무중 일 땐
늘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려 노력하고 특히 오늘 같은 날엔
더 웃으면서 손님을 맞이합니다.

1. 이곳은 상행 하행이 모두 있는 개방식 고속도로입니다.
타지에서 오신분들은 잘못진입하여 하행에서 회차해야 할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다만, 착오진입으로 인한 회차의 경우에는 요금소에서
완납을하고 바로 회차로를 이용하는 방법과 영업소 사무실에 들러 회차확인증 작성 후 하행방향 전용 톨게이트의 요금 (요금차이 약 4천원)을
납부하고 회차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착오진입 차량이 오면, 상세히 설명하여 고객이 원하는 방향으로 
도와드리고 있는데, 오늘 어떤 차는 다짜고짜 욕을 하네요.
이런 18 길을 이따구로 만들어 놓으면 어쩌자는거야
니가 내 4천원 물려낼거냐. 난 한 푼도 못낸다. 
니년이 돈 쳐 내던지 말던지 해라. 난 못낸다.
라고 하시네요. 아버지뻘 되시는 분이.
어쩔 수 없습니다. 돈 안내고 가시면 그냥 미납처리 될 뿐 이죠..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딱 거기까지 밖에 없습니다... 
여튼 좋게 그러하다고 설명을 드리니ㅋㅋㅋㅋㅋㅋ
자기집으로 고지서 보내면 절 죽여버리겠다네요.
니 이름 기억할거라며..
그런데, 이런분들 꼭 하행 근무만 하면 늘 만나게 되는게 멘붕입니다.
제가 이 도로를 설계했다면 덜 억울하기라도 하지요..

2. 흔히 고속도로에서 신용카드는 다 되는줄 아시는 분들이 많으신데,
사실 도로공사나 폐쇄식 톨게이트는 어떠한지 모르겠으나,
제가 알기로는 신용카드 내에 후불교통 기능이 탑재되어 있어야 
다른 톨게이트도 결제 가능한걸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이곳은 절대 차가밀리면 안되는 특수한 고속도로라,
카드단말기을 설치해서 긁고, 승인받고 이 절차조차도
시간에 쫓겨 그렇게 하질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사실 이건 좀 저도 이해가 안되지만, T머니나 캐쉬비등도 안됩니다.
단, 전국호환카드는 사용 가능합니다.)
한 고객이 신용카드를 들고와서 단말기에 터치했는데 결제가 안돼서
보니 후불교통기능이 없었습니다.
"죄송합니다 고객님. 후불교통기능이 탑재된 신용카드는 없으신지요.
지금 결제 어려우시면, 다음 번 상행으로 진출 하실 때 같이 결제
하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하니. 갑자기 사이드를 올리시더라구요. 뒤에 차는 미친듯 밀렸는데..
(이번에도 ㅅㅂ부터 나오더라구요.)
"긁어."
"네?"
"교통카드 없으니까 카드 긁으라고."
"죄송합니다. 고속도로 요금소에는 카드단말기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 일반 카드 결제 원하시면, 번거로우시겠지만, 영업소 내방
부탁드리겠습니다."
"ㄱㅅㄲ들 니들 맘대로지? 그럼 니가 뛰어갔다와. 내가 왜가?
이것들이 손님한테 오라가라야? 여기서 해결 안하면 난 안가."
라며 다시 카드를 지갑에 넣는데, 안에보니 수북한 현금.
"고객님. 현금으로도 결제 가능하십니다."
"내가 ㅅㅂ 현금 쓰기싫어서 카드 긁겠다잖아."
뒤로 차는 미친들 밀려있고, 도로 특성상 절대로 차가 밀려서는 안될
도로인지라, 제 머릿속은 하얗게 변하고 있었습니다.
근데 정말 더 어이가 없던건, 그 아저씨 옆에 앉은 부인으로 보이는
여성분은 진짜 아무말도 안하고 처연히 앉아있던 것이었습니다.
뒤에서 차들은 미친듯이 경적을 울려대고, 사이드를 풀지 않으신 채
꼼짝도 않는 아저씨. 급기야 뒷 택시기사님이 내려서 
"차 빼 이 ㄱㅅㄲ야!!!!!!!" 해 주신 덕분에 겨우 보냈습니다.
그런데, 그 택시기사님 포함 그 뒤로 5-6대 가량의 차주분들께
늦었다고 세상에 있는 욕이란 욕을 먹은건 저네요...............
하..........(마른세수)

이까지는 잘 견뎌냈습니다.

3. 제가 눈물이 터진 마지막 진상입니다. 
5만원을 주시기에, 4만 얼마를 거슬러 드리는 중이었습니다.
갑자기 뭐라고 말씀하십니다.
":₩:&&필요없어요."
"네? 고객님 다시말씀 해 주시겠어요? 영수증이 필요없으신가요?"
":&/)필요없다구요."
앞의말은 전혀 들리지 않는 상황에 필요없다는 말만 들려서 
영수증 말씀하시는거냐 재차 다시 물어봤었습니다.
그래서 전 그런줄 알고 
"네 고객님. 거스름돈 4만 *천 400원 입니다."
하고 건네드렸고..... 그 고객이 돈을 딱 받아들더니 절 보고는
"아 씨바 필요 없다니까."
라며 들고 있던 400원을 바닥에 던져 버리지 뭡니까.
???????????????!!
여기서 멘탈 다 박살났습니다.
그 고객이 필요없단건, 동전이었습니다.
영수증으로 잘못들었던 제게 1차적 책임이 있음은 인정합니다.
그런데, 꼭 그렇게.. 면전에서.. 돈을 던져야만 했을까요?
얼마나 나를 무시하면 그런 행동을 할까요? 
저는 어디까지 무시당하고 있었던 걸까요?
자존심이 무너지고 속이 상해 눈물이 미친듯이 났습니다.
인간적으로.. 제가 실수로 400원의 동전을 드렸다 해도..
다기 저한테 400원을 쥐어 줄 수도 있는건데....
왜 바닥에다가 던지고 가시는 걸까요.
사실 그 400원 받아도 제가 챙기지도 못합니다.
매 근무종료 후 근무실적 마감할 때 금액 부분에서는
과잉금이 나서도, 부족금이 나서도 안됩니다.
실제 수익과 마감 수익의 차가 0인 것이 원칙입니다.
물론 사람인지라 가끔씩 100원, 200원의 쁠마가 생길 수 있지만
400원도 만약 남게되는 사유를 정확히 안다면, 영업소에
보고하게 되어있습니다. 
그렇게 동전을 바닥에 던지며 유유히 사라지는 차 뒷모습을 보니
포르쉐였습니다.
참 기분 이상하더군요.
내 또래의 어린 남자가 던진 400원이 마치 제 얼굴에 던져진것 
같은 엄청난 자존심의 상처가 남겨지더라구요.
이 때부터 정말 눈물이 미친듯이 흐르는데...
그거 감추느라 진짜 애 많이 먹었어요.. 
 

사실 좋은분들 엄청 많습니다.
날 추운데 손 얼겠다면서 핫팩이나 따뜻한 음료주시는 분들.
먼저 밝게 인사해주시는 분들..
그런 분들이 계시기에 멘붕이 와도, 날라가는 멘탈을 잘 잡을 수 
있는것 같습니다.
근데 오늘은 멘탈이 안돌아오네요..
벌써 새벽 5시 입니다.
오늘 아니 어제일은 지나간 일이니, 이제 묻어두고 신경쓰지
않아야겠죠. 

우리도 같은 사람이라서 감정이 있습니다.
기분 나쁘고 슬프고 힘든 그런 감정들이 있습니다.
10초도 안되는 짧은 순간 마주치는데,
많은 감정들이 왔다갔다 합니다.

쓰다보니 진짜 두서없네요 죄송합니다.
네. 저 오늘 너무 힘들고 속상해서..
여러분들께 조금 위로받고 싶어서 오유로 왔어요.
끝맺음을 어찌해야 하면 좋을까요?ㅋㅋㅋㅋ
그래도 확 이야기하고 나니 속이 좀 풀리는 기분이 들어요!^^
그래서인지, 이제 슬슬 졸립습니다.
지금까지 긴 글 읽어주신 모든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혹시라도 질문 있으시면, 제가 답해드릴 수 있는한에서
성심성의껏 답변 드리겠습니다.
좋은하루 보내세요!  
출처 돈 던지지마요, 반말 좀 하지말아주세요, 안되는거 자꾸 해달라 하고 안해준다고 썅욕좀 하지말아주세요..............저도 우리집에 가면 우리엄마아빠의 귀한 딸이에요. 당신들의 귀한 아들 딸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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