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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라면서 제 주민번호를 적어갔는데 사칭일까요?' 후기입니다.
게시물ID : menbung_4672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멍멍이콧구멍
추천 : 17
조회수 : 3001회
댓글수 : 101개
등록시간 : 2017/05/12 09:2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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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글 http://todayhumor.com/?bestofbest_316689

제가 문재인 대통령님 지지자인 관계로
후기글에도 주작주작 댓글이 달리면 혹시라도 대선에 부정탈까 우려되어
취임선서 완료 후에 후기글을 작성하려 했으나
이 사건 이후로 불면증이 생겨서 못 잤던 잠이 취임선서 후에 마구 쏟아져서
충분한 수면과 안정을 취한 후에 후기를 올립니다.

경찰관 사칭 여부를 확인하고 사칭이면 신고, 실제 경찰이면 항의하려고
지난번 글 작성후 며칠이 지나 112에 전화했는데
긴급사건이 아니라서 전화접수가 불가능하다고
해당 모텔의 관할 경찰서를 방문하라고 안내받았어요.

관할 경찰서를 방문하기 전에 미리 관할경찰서 민원실에 전화했는데
경찰관 사칭은 해당 인물이 어떤 분야에서 경찰관 신분을 사칭했는지에 따라 담당부서가 다르다고
성매매 단속이라면서 제 개인정보를 받아갔으니 성매매 담당부서인 생활질서계에 문의하래요.

생활질서계 전화번호를 안내받아서 다시 그쪽으로 전화했는데
제가 성매매를 하지 않았다는 게 입증되어야 신고 접수가 가능하다고
저의 재직증명서와 당시 만난 친구의 재직증명서, 친구 본인까지 동행해서 경찰서를 방문하라네요.
제가 프리랜서라고 하니까 재직증명서 대신
사업자등록증과 작업물 포트폴리오, 일을 의뢰받은 계약서를 제출하래요.

당시 현장에 없었던 친구까지 본인의 재직증명서를 지참해서 출두하라는게 이해가 안됐고
경찰관 사칭 여부와 제 성매매 여부는 법적으로 관계가 없을텐데
사건을 접수하기 싫어서 불필요한 서류를 요구한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거기 경찰관들은 용의자가 관등성명을 요구하면 거부하는게 관행인가요?
아니라면 그 사람들이 소속과 성명 밝히길 거부했다는 말만 들어도
실제 경찰관이 아니라는 걸 아실 텐데
왜 저와 제 친구가 직업에 대한 증빙서류를 제출해야만 신고접수가 됩니까?
게다가 제 친구는 그 당시 현장에 없었는데요." 라고 제가 말했는데
어쨌든 경찰관 사칭 사건은 피해자가 무고하다는 게 입증되어야 한다네요. ㅡㅡ;;;

제 친구는 타지역에 살고 돌싱, 싱글맘입니다.
그날은 친정 부모님께 아이를 맡기고 놀러왔구요.
그들에게 진술서 강요를 당하지도 않은 제 친구까지
저 때문에 재직증명서를 들고 여기까지 와서 본인의 가정사를 말해야 한다니
그런 부탁은 못하겠더라구요.

그리고 저도 일에 관련된 계약서를 제출하기가 곤란했고요.
저는 고스트 트랜슬레이터(이런 영단어가 존재하는지 여부는 모르겠지만)입니다.
이런 졸필이라 직업을 밝히기도 부끄럽네요. ㅠㅠ
제가 번역한 작업물이 무엇인지, 누구의 명의로 공개되었는지를 발설하면
위약금을 지불한다는 조항이 계약서에 있어요.

그래서 신고를 포기했습니다. ㅠㅠ
상대방이 금품을 요구하거나 집으로 찾아오는 등 적극적인 가해를 시작하면
그때 신고하기로 결정했어요.

하지만 불면증이 생겨서 하루에 3~4시간밖에 못 자게 되었고
일거리가 많을 때 수면이 부족한 건 1개월 이상도 버틸 수 있었지만
바쁜 상황이 아닌데도 불안과 스트레스 때문에 잠을 못 자니 사람이 미쳐가더라구요.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수면유도제는 아무 효과가 없어서
정신과에서 수면제 처방을 받았는데 (검사결과가 자살위험군 ㅠㅠ)
1일분만 먹으면 아무 효과가 없어서
1일분을 먹고 2~3시간 지나도 잠이 안 오면 1일분을 더 먹고...
이런 식으로 잠이 올 때까지 계속 약을 먹다 보니
하루에 4~5일분을 먹어야 겨우 5~6시간을 잘 수 있었어요.

물론 약을 그렇게 초코볼 씹어먹듯 마음껏 먹을 수 있도록 처방해 주는 정신과는 없으니
오늘은 A정신과에서 수면제 3일분을 처방받은 후에 B정신과에서 3일분울 처방받고
내일은 C정신과에서 3일분과 D정신과에서 3일분...
이런 식으로 병원 순례를 했어요.
새로운 병원에 갈 때마다 검사를 받아야 하니
하루평균 10~20만원이 깨졌어요.
제 위약금과 친구의 출두만 아니면 지금이라도 신고해서 누구인지 잡아낸 후에
민사로 고소해서 병원비와 피해보상을 받아내고 싶은 심정이에요.
정신적으로 완전히 맛이 가서 가족들과 하루에도 몇번씩 싸우고... ㅠㅠ

그러다가 정말로 어이없게 그들 중 한 명을 다시 만났어요.
아는 동생이 제가 그런 일로 힘들어한다는 소식을 듣고
그들이 집으로 찾아올까봐 불안한 것도 스트레스의 원인 중 하나일 수 있다며
자기 집에서 하룻밤 지내 보고 괜찮은 것 같으면 당분간 같이 지내자고
같이 지내지 않아도 그냥 하루 수다떨고 스트레스 푼다고 생각하라며 저를 초대해줬어요.

차가 밀릴까봐 좀 일찍 나갔는데 약속시간보다 너무 빨리 도착해서
동생은 간식거리를 사러 나가고 저 혼자 동생 집에 있었어요.
좀 있다가 동생이 돌아왔는데 어디서 본 남자가 따라 들어오는 거예요.

지난번 그 자칭 경찰이라는 남자사람 두명 중
두번째로 등장해서 사진 없는 가짜(로 의심되는) 신분증조차 보여주지 않고
제가 소속과 성명을 요구하자 "어디서 주워들은 건 있어서..." 운운했던 그놈. ㅡㅡ

그쪽도 저를 보고 한순간 당황한 것 같았는데
금세 당황한 표정은 지우고 뻔뻔하게 호통을 치더라구요.
단속 걸린지 며칠이나 됐다고 벌써 기어나와서 싸돌아다니냐,
나이먹고 이런 짓이나 하는 거 창피하지 않냐,
좀 정상적인 직업을 가질 생각을 해봐라,
보는 내가 민망해 죽겠다 등등...

저도 정신적으로 훼까닥 간 상태라 히죽히죽 웃으면서 한 마디도 안 지고 맞받아쳤죠.
아, 네~^^ 한 3주 됐구랴. 그런데 그동안 한번도 소환 안하고 뭐하셨나? 이거 직무유기 아닌감?^^
내가 누나니까(30대 후반... 큿 ㅠㅠ) 말 놓을게. 학벌이 딸려서 남의 이름으로 원고 써주는 게 창피하긴 하네. 민망하면 그쪽이 내 이름으로 책 내줄 출판사 소개해 주든지. 그런데 그쪽은 정상적인 직업인가? 전에도 본인 신분증 안 보여주고 관등성명 거부하더니 이번에도 그러겠지? 그거 위법인 거 알지? 내가 본청에 방문해서 신고했는데,(msg를 좀 쳤습니다) 응, 서울지방경찰청 말고 대한민국 경찰청. 데헷^^ 다음에 또 그런 일이 있으면 바로 112에 신고하라던데? 즉시 경찰관이 출동해서 사칭인지 아닌지 확인해 준다고. (휴대폰을 귀에 대고) 여보세요? 본인이 경찰관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어서요, 실제 근무중인지 확인 좀 해주세요. 여기 주소가...

동까지는 알고 있어서 제대로 부르고, 번지수는 대충 아무 숫자나 부르고
동생네 원룸 호수를 말한 후에 네, 네 하고 전화를 끊는 척 했는데
신발 밑창이 닳도록 도망갈 줄 알았더니
경찰이 출동해도 몇 분은 걸린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지 끝까지 큰소리를 쳤어요.
이 건물 전체가 성매매 업소라는 증거가 있다, 동생의 인적사항도 다 알고 있다, 동생과 나를 지명수배해 놨다...

제가 실실 웃으면서
오구오구 그랬쪄요? 이 건물이 업소예요? 그럼 옆방 문도 따야겠네?
여기서 이러지 말고 이 건물 방문 다 뜯어서 주민들 전부 연행해야겠쪄요. 다 잡아서 서에 가서 얘기하쩨요. 진술서 용지를 길바닥에 다 뿌려서 경찰서에는 용지가 없쪄요? 아몰랑~ 난 무조건 서에 가서 얘기할꼬얌^^
이랬더니 지원 요청해서 다시 온다는 둥 허세를 떨면서 가더군요.
물론 다시 오는 일 따위는 없었다고 한다...

동생에게 어떻게 된 일인지 물어봤는데
편의점에서 나오는데 어떤 남자가 인사를 하면서 같은 건물 주민이라고 하더랍니다.
건물 출입구에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들어올 때도 바짝 붙어서 따라 들어왔는데
엘리베이터를 탈 때도 같은 층이라고 하고
원룸 방문 앞까지 따라와서
난 경찰인데 당신이 성매매를 한다는 신고를 받았으니 집에 성매매 증거가 있는지 수색하겠다, 들어가서 얘기하자며 따라 들어왔다네요.

제 생각이지만 모텔 앞에서 붙잡는 방식으로는
여자가 혼자 출입하는 경우보다 커플이 함께 출입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을 테니
아무래도 혼자가 아니면 겁을 덜 먹어서 반발도 심했을 것이고
현장에서는 놀라서 자기들의 요구에 따르더라도
추후에 연락해서 입막음 명목으로 금품을 요구했을 때
죄 지은 게 없으니 뇌물 따위는 주지 않겠다, 알아서 하라고 거부하는 경우도 많았을 것 같아요.

그래서 범행 장소를 원룸촌으로 옮겨
야간에 혼자 편의점에 가는 여자는 혼자 살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타겟으로 삼은 것 같네요.
아무래도 일반 범죄가 아닌 성매매 용의자라고 몰아붙이는 것이니만큼
결백하고 무고한 사람도 소문이 나는 게 두려워서 자기들이 요구하는 금품을 줄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집에 따라 들어갔을 때 가족이나 연인, 룸메이트 등이 있어도
당황하지 않고 이 사람이 퇴근 후, 또는 휴일에 성매매를 한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말하면
나중에 '그때 함께 있던 사람들에게 당신의 결백을 밝혀 주겠다. 당신이 직접 말해봤자 그 사람들이 믿을 것 같냐'라고 금품을 뜯어낼 수 있었겠죠.

경찰관 사칭 범죄 신고시에 피해자가 무고하다는 것을 본인이 중명해야 한다는 게 이해가 안되네요.
그래도 이렇게 범행수법이라도 알려 놓으면 새로운 피해자가 발생하는 일은 줄어들 듯하여 다행이에요.
지난번 글에 댓글로 조언과 격려를 남겨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제 불면증도 이제 조금씩 나아질 것 같네요.
즐겁고 행복한 주말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출처 내 경험.
다시 만났을 때 빨래건조대로 구타하지 않은 내 자신에게 리스펙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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