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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생각나는 아저씨 썰;;;
게시물ID : menbung_4790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lapin
추천 : 1
조회수 : 43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6/08 13: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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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베 글 보고 저도 갑자기 생각나는 아저씨 썰;;;
 

지금은 일하고 육아하느라 정신이 없지만 십여년 전에는 착실한 축빠였습니다.
 

주말에는 늘 친구나 친한 언니와 축구장에 가서 살다시피 했어요. 수원삼성 팬이었는데, 주말에 홈경기나 경기도 어웨이경기는 필참했고, 가끔은 대전, 전주, 대구까지도 원정 갔었어요 (서포터즈에 가입하지 않고 친구나 언니들이랑) 후후후
 

암튼 그 때가 2004년 아니면 2005년 초봄이었고 홈 첫경기 였던 것 같아요. 암튼 1등석에서 친한 축빠언니랑 같이 경기를 보고 있었습니다. 넘 추웠지만 새 유니폼을 산 터라 입고 바들바들 떨면서 안에 티 하나에 그것만 입고 응원을 하고 있었어요.
 

언젠지 모르겠지만 저희 뒤에는 한무리의 아저씨들이 주루룩 앉아 있었어요. 간혹 들리는 말이나 차림새를 볼 때 조기축구를 마치고 온 아저씨들 같았어요. 굳이 수원팬은 아니고 그냥 가까워서 놀러 온 느낌.. 암튼 아저씨들이 슬슬 말을 거시더라구요. ‘어이고~ 저 이병근이 (제 등의 최애선수 마킹을 보고 말거는거) 대단하네~ 이렇게 추운데! 축구 엄청 좋아하나부네~’ 이러면서요..
 

그러면서 저희한테 먹으라고 뻥튀기 같은 것도 좀 주시고, 김밥도 한 줄 줬던 기억이 납니다. 등산 가서 모르는 사람들끼리 음식 나눠주는 그런 느낌... 뭔가 거절하기도 이상해서 조금 기분이 이상했지만 저희는 아.. 네 고맙습니다 하며 받구요... 그러다가 아저씨들이 소주를 마시라고 주시더라구요..
 

사실 저희 둘은 치킨도 소주랑 먹는 진성 소주파 였으나 뭔가 이상한 낌새를 챘는지 언니가 아니예요~ 저희 술 못마셔요.. 감사합니다.’하고 거절하더라구요..
 

그러고 여차저차 경기가 끝났는데, 아저씨들이 다시 말을 거시더라구요.
아가씨들~ 우리 저기 노래방에 노래나 한 곡 하러 갈래?”
 

... 저희 너무 놀래서 (둘 다 순진한 모쏠이었음;;) ‘아 아니요~저희 그런데 안가요.. 바빠요 (우물쭈물)’ 하고 황급히 자리를 나서니 저희 뒷통수에 대고 아저씨들이 에이 받아먹을꺼 다 받아먹고 튕기네 어쩌고 저쩌고 그러시더라구요.
 

저희는 20대였고, 아저씨들은 최소 40대 중반은 되어보였어요. 저희 차림도 수수했구요 (같이 간 언니가 미인이긴 했음).. 근데 평범해보이는 아저씨들이 젊은 아가씨들한테 그런 식으로 말걸고 작업도 치고 다닌다는게 정말 충격적이었고 기분이 더러웠어요.
 

첨부터 말 걸 때 못들은 척 할걸... 왜 뻥튀기는 받아 먹었을까.. 하며 몇 날 며칠 찝찝했던 기억이 나네요.
 

추가로.. 같이 축구장 갔던 언니야...  보고 싶은데, 갑자기 연락 끊기고 번호가 바뀌어서 찾기 힘드네요..
 
혹시 오유를 한다면 댓글 달아줬으면 좋겠어요. 보고싶은 이쁘고 다정했던 언니.... 나 요즘 언니 고향 근처에 사는데 만나서 쏘주 한 잔 해요.. 서로 이름이 너무너무 흔해서 찾기가 힘드네요...
 

출처 내 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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