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에 아이들 사이에서 호흡기질환이 유행이죠. 요즘도 병원가보면 애들이 바글바글해요. 열 올라서 기저귀만 차고 링겔 맞는 애들 보면 정말 안쓰럽죠..
저희 첫째도 몇달째 감기로 열과 기침을 달고 살고, 신생아인 둘째도 옮아 기침을 해서 병원을 꽤 오래 다녔어요. 입원도 하고 응급실을 집처럼 낯 밤 가리지 않고 들락 거렸는데요.
진짜.. 정말 이해가 안갔던 흡연자들을 여기서 만나게 됩니다.
산부인과/소아과 함께 운영중인 병원 건물의 중앙현관 옆에 사람들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화단과 벤치가 있어요. 출입구 바로 옆이라 흡연구역 아니고 그냥 화단과 벤치랍니다.
그런데 늘 외래 다녀올때마다 거기서 흡연하시는 흡연자분들 너무 많이 봐요. 거긴 바람도 쌩쌩 불어서 그 연기가 그대로 병원 문 안으로 들어가요.
나름 이중문이라서 안에서는 좀 희미하게 냄새를 맡을 수 있긴한데 1층에는 신생아부터 어린이 환자들이 수십명 모여 각 과 진료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 좋지 못한 영향을 주긴 하죠.
특히 진료 끝나고 처방전 받아서 외부 약국에 약 지으러 병원 나서는 순간부터는 담배연기 테러를 당합니다. 환자인 아이만 병원에 둘 수 없으니 다 같이 병원을 나서는데 안그래도 아픈 애들 산생아고 어린이고 간에 상관없이 모조리 담배연기에 휩쌓여요. 임산부들도 예외는 없어요.
제가 임산부시절에는 다른 곳에 있던 큰 산부인과를 다녔는데.. 거기도 그렇게 병원건물 앞 인도에서, 또는 근처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 기다리며 흡연하시는 분들 많았어요. 건물 자체가 온전히 산부인과 건물이예요. 길건너에는 큰 병원이 또 있구요. (이 산부인과 병원도 자체 소아과가 1층에 있어요. 주로 신생아와 유아들이 다녀요)
아무튼 흡연자가 있을때마다 신랑도 저도 차 주차한 뒤에 연기 피하느라 병원 뒷문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아예 차에서 기다럈다가 흡연자가 사라지면 내리곤 했어요.
아마 길 가다 마땅한 자리 찾았다고 그냥 피우시는 것일 수도 있을거고 병원 입원 환자 가족일 수도 있을거란 여러가지 추측이 드는데..
안그래도 아픈 신생아와 어린이들, 건강 예민한 임산부들, 여러모로 병원 방문하는 환자들이 드나드는 병원 입구에서 왜 정부에서도 건강 생각해 피우지 말라는 담배연기를 뿜뿜 하는지 정말 무식해보였어요.
좀 장소를 가리면 안돼는지.. 그렇게 주변을 둘러볼 생각이 없나 싶더라구요.
하나 더 이야기 하자면,
지난 겨울에는 밖에서 담배 피우기 춥다고 지하 주차장에서 차 뒤에 흡연하는 젊은 남자 주민을 봤었어요. 남의 차 사이에서 뭐하는건가 했는데 나름대로 숨어서 흡연중이더라구요. 진짜 수상해 보여서 저희가 차에서 내리기 전에 계속 지켜 봤거든요. 112신고 하려구요.
자기딴에는 외부 출구가 근처라 환기가 잘 된다고 생각했겠지만.. 환기는 커녕 외부에서 들어오는 찬바람이 담배연기를 잘 모아주어서 주차장에 연기가 빼곡했어요;
마침 안에서 나오시던 입주민 할아버지께서 냄새를 맡으시곤 어느 놈이 담배피냐고 쌍욕을 날리시니까 흡연자 주민분 담배꽁초 바닥에 버리더니 조용히 사라지더라구요;
그날 저랑 신랑이랑 진짜 욕을 했었네요. 지하주차장에서 나오는데 눈코입이 다 매웠어요. 잠들어있던 아이에게도 너무 미안했고 뱃속에 있던 아이에게도 너무 미안했구요.
이 입주민 분도 제가 생각했던 가장 무식한 흡연자 중 한분입니다.
흡연자분들 흡연하시는건 말리지 않는데 제발 장소는 가렸으면 싶겠더라구요. 본인 편하자고 하는 행동이 여러 사람들을 정말 불쾌하고 힘들게 만든다는 걸 꼭 좀 아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