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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졸지에 편의점 진상녀가 되었어요
게시물ID : menbung_4918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생기하
추천 : 21/17
조회수 : 3160회
댓글수 : 24개
등록시간 : 2017/07/04 06: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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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평소 눈팅만 하다가 재가입해서 게시글 적는거라 방문수1이라는 점 양해부탁드려요.
 
 
 
 
방금 정말 제 인생에서 엄청나게 당황스러운 일이 있었어요.
 
 
 
 
 
아는 언니랑 기분좋게 새벽1시인지 2시까지 술먹다가 택시타고 집에 왔는데
 
집 열쇠가 없는거에요. 저희 집은 도어락이 없어서 집열쇠가 없으면 아예 집에 못들어가거든요.
 
부모님은 새벽에 일나가셔서 문잠그고 나가셨지, 저는 집열쇠를 집에 두고나왔지..
 
그런데 휴대폰마저 꺼져있는거에요 보조배터리도 없고 충전기만 있었어요.
 
집 근처에서 몇시간 서성이다 저희 집 강아지가 하도 애타게 저를 찾고 짖는거에요.. 동네 시끄러울까봐 빨리 자리를 떴죠
 
 
 
 
걸어서 1분거리에 있는 편의점에 가서 양해를 구하고 잠깐 콘센트 빌려서 휴대폰 2%만 충전하려 했어요. 부모님께 전화해야되니까요.
 
근데 편의점 직원(자기 말로는 부점장이래요)이 절대 안된다고 휴대폰 충전 대여만 해드린대요.
 
그래서 저는 잠깐만 콘센트 빌리는건데 그것도 안되냐고 그랬는데 휴대폰 충전 대여 안해보셨냐고 충전대여만 해드린대요.
 
저도 편의점 알바했을때 그렇게 급한 손님있으시면 콘센트 빌려드린적이 있어서 이해는 안갔지만 굉장히 원칙적이시구나 하면서
 
휴대폰 대여를 했어요. 근데 대여하고 편의점에 잠시 앉아서 충전될때까지 기다리려고 했는데
 
바로 그 편의점 직원분이 자기 업무를 봐야해서 나가달라고 양해를 구한대요
 
그래서 저는 '지금 당장 오갈데가 없어서 여기 온거다. 사실은 충전하려고 지하철 화장실까지 가려했지만 노숙자들이 너무 많아서 무서워서 못갔다. 잠깐만 여기서 충전하고 가겠다.' 라고 말을 했어요.
 
(참고로 여기가 서울역 근처라 노숙자분들이 굉장히 많아요. 그리고 노숙자분들이 여자 혼자 밤에 다니면 자꾸 말걸고 소리쳐서 엄청 무서워요)
 
 
 
근데 자기 업무를 봐야하니까 나가달라는 말만 기계적으로 반복하면서 손님이 솔직히 컵라면 드시는 것도 아니고 배터리 대여인데 자꾸 나가라는 식으로 말을 하는거에요.
 
저는 왜 잠깐 몇분을 못기다려주냐 제가 사정이 있어서 지금 편의점에 있는건데 밖에 여자 혼자인데 너무 위험하다, 잠깐 배려해줄 수 있는 부분인데 왜 이렇게 융통성이 없으시냐고 했어요.
 
그러니까 편의점 직원이 자꾸 자기 업무 해야되니까 양해를 구한거라고 같은말만 또 기계적으로 반복해서 제가 언성이 높아지자 경찰을 몰래 부른거에요.
 
경찰이 오니까 저는 평생 이런일로 경찰하고 엮인적 없고, 집에는 못들어가지, 밖에는 노숙자들 천지라 무섭지, 편의점 직원은 나가라하지, 경찰은 오고 상황이 심각해지니까 당황스러워서 눈물이 나더라구요.
 
경찰이 한 네 분이 오셔서 두분은 밖에 계시고 두분은 안에 오셔서 중재를하는데, 
 
그냥 서로 오해가 있었던것 같다. 직원은 직원대로 업무를 해야되서 그런거고 저는 저대로 평소처럼 편의점 이용하고 싶었던거고
 
아가씨가 울 일은 아닌 것 같다고 서로 그만하라고 하고 나갔어요.
 
 
 
 
 
그러고 이제 아빠가 오고 아빠는 흥분하실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점잖게 애한테 왜 그랬냐고 얘기 듣고 사과받고 저 달래고 나가셨어요.
 
아빠는 또 일하러 가셔야해서 지금 집에 저 혼자인데요.. 끝까지 제가 오해한 것 같다고 그렇게 나오는데 제가 어디가 어디를 오해한거죠?
 
아무리 물어봐도 경찰들이 그랬지 않았냐, 서로 오해한 것 같다며 같은말만 되풀이하고
 
중요한건 여태껏 미안하단말 한마디 안하다가 아빠가 오니까 표정 싹 풀고 아빠 어깨 만지면서 아이 죄송합니다 하하
 
가식적으로 웃으면서 예예 죄송하게 됐습니다 모쪼록 기분 푸세요 다음에 또 이용해주세요 하하 이러고..
 
저한테는 무슨 마동석에 빙의된 양, 어깨 한 춤 으쓱거려주고 눈풀리면서 "아니~ 손님이~" 이러던 양반이..
 
 
 
 
 
중요한건 그 업무가 뭐였냐면 정확치는 않은데 걸레빠는걸로 기억해요. 걸레빨고 여기저기 닦아야하는데, 자기가 혼자 편의점에서 일하다 보니까
 
손님이 있는데 포스기를 놔두고 어떻게 일보냐면서 절 내보내려는거에요. 그래서 저도 알바해봐서 아는데 그런건 그냥 포스기 잠그고
 
열쇠 주머니에 넣고 걸레 빨고 걸레질하면 되는거 아니냐 그러니까 또 손님이 있는데 어떻게 포스기를 비우냐 그러는거에요.
 
자기는 욕한적도 없고 협박한적도 없고 자기는 양해만 구한거라는데,
 
제가 양해는 양해일뿐이지 강제력이 없다. 저는 지금 난처한 상황이라 여기 있겠다 하면서 다툰거에요.
 
거기는 자꾸 나가달라, 저는 좀만 기다려달라 휴대폰 켜질때 까지만..
 
근데 경찰 오니까 말이 싹 바뀌면서 제가 첨부터 3-5분 정도만 기다려달라 말했으면 이렇게까지 안했다고 그러는데
 
저는 3-5분이란 단어만 안 썼지 잠깐만 충전만 하면 된다고 누누히 말했는데 어이가 없더라구요.
 
그리고 그 때 제가 맥주 정확히 한잔 반 마셨는데 저를 무슨 술먹고 주정부리는 진상 여자로 몰아가면서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 어쩐다 하더라구요
 
와 나 정말 억울해서 정말. 많이 마신것도 아니고 몇시간 동안 맥주 한잔 반 마셨고 정신도 멀쩡했거든요. 제가 얼굴이 쉽게 빨개져서 더 그렇게 몰더라구요. 참나.
 
 
 
 
중요한건!!! 중간에 들어오신 할아버지도 제가 언성을 높이자 무슨일이냐고 그래서 상황 설명을 하니까
 
자기 휴대폰 빌려주겠다고 하셨어요.
 
그땐 이미 제가 충전기를 대여를 해서 돈 아까워서라도 제 휴대폰 마저 충전해서 부모님한테 연락하려 해서 거절했죠
 
그러면서 편의점 직원한테 몇분을 못기다려주냐, 왜그러냐 그러시고 나가셨어요. 그 업무가 뭐 그리 중요하냐면서.
 
 
 
이거이거 제가 그렇게 업무방해를 한건가요? 도대체 제가 어떤 부분을 오해한걸까요?
 
 
 
 
요약
1. 집 열쇠 안가져와서 집에 몇시간째 못들어감.
2. 휴대폰 꺼져있어서 충전하러 편의점 들어감.
3. 편의점 직원 태도에 멘붕
 
출처 하 아까 전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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