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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시절 멘붕 썰 몇개 3(약스압)
게시물ID : menbung_4937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madeust
추천 : 5
조회수 : 2551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7/07/07 18: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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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한결같아야 함으로 음슴체



오늘은 저번에 이야기 했듯 피가 튀고 뼈가 보이는 일들을 써보겠음.


2년간 구급차를 타고 다니다 보면 왠만한 가벼운 상처의 드레싱 정도는 할 수 있게 됨. 하지만 전문적으로 배운적이 없는 필자가 좀 할 줄 안다고 해봤자 별 쓸모 없는게 사실이지만, 필자가 자신에게 하는 소독 등등은 당황스럽지 않음. 


실제로 알바하다가 필자 다리가 돌에 심하게 긁히고 손바닥에 못이 들어갔을 때 상급자에게 말 하고 우선 약국에 가서 “식염수 한통, 포비돈 스틱형, 없으시면 포비돈(요오드), 거즈, 붕대, 반창고 주세요” 라고 하자 약사님이 꺼내주시면서 “뭐 하시는 분이세요?” 라고 물어보심… ㅡㅡ;;; 그 앞에서 다리 정리하고 파상풍 주사 맞으러 병원 감. (이게 중요한게 아닌듸…)




처음 피를 본 일은 소방서에 출근한지 얼마 안됐을 때 퇴근 직전에 출동함, 퇴근 직전엔 왠만하면 출동 안하지만 가끔 어쩔 수 없을 때가 있음. 


아무튼 지령 받고 도착한 곳은 작은 실내 포장마차였음. 두어개의 테이블이 넘어져 있고 그 가운데 50대 아저씨 한분이 머리에서 피를 흘리며 앉아있었음. 주인의 말로는 갑자기 옆테이블에 앉아 있던 50대 아저씨가 피해자의 머리를 의자로 가격하고 튀었다 함. 피해자 아저씨의 말로는 전부터 알던 사인데 며칠전에 싸웠다 함. 


그러니까 정리 하자면… 동네 50대 아저씨들의 핏빛 느와르의 현장이었던 것임. 현장에서 간단히 드레싱, 응급처치 후 병원에 후송.



두번 째는 고딩 둘이 시비가 붙어 싸웠다 함. 한쪽이 일방적으로 맞은 듯 한데. 머리에서 피를 많이 흘리고 있었음. 비교적 멀쩡한 아이는 경찰이 데려가고, 우리는 남은 아이를 응급 처치하며 병원 가는데 이녀석이 아직 흥분이 덜 풀렸는지 계속 난동을 부림. ㅡㅡ;;;;;


피… 피가… 구급차 내부에 흩뿌려진다….ㅡㅡ;;;……. ㅡㅡ^…… ‘이 색히 청소와 소독이 얼마나 빡센지 아느냐!!!!’ 라고 외치며 싸대기를 날리고 싶지만, 참음… 참아야 함…


결국 경찰 한 분 같이 구급차에 태우고 경찰분이 힘으로 제압한 상황에서 응급처치 함.


구급차 내부는 당연히 항상 청결함과 최소한의 균 상태를 유지 해야함. 그래서 환자가 피를 흘리거나. 토하거나, 배설을 하거나 하게 되면, 닥치고 소독인거임. 카트에 씌워져있던 시트는 당연히 걷어내고 소독용 독한 물티슈로 닦거나 소독액을 뿌려서 거즈로 닦고, 새 시트를 씌움. 구급차 내부는 물 청소 후, 내부에 달린 오존 소독기로 몇시간 가량 소독함. 


그리고 정기적으로 본서에 가서 카트 전용 소독기에 넣고 두시간 가량 물세척 및 소독, 건조를 함. 본서에서 소독 할 땐 나름 꿀임. 두시간동안 구름과자 먹으면서 노는거임 .




세번 째…오토바이 사고라 함. 오토바이 사고는 가벼운 부상으로 끝날 확율이 더 적음. 현장에 가보니 철 없는 고딩 둘이 어디서 구했는지 오토바이 한대에 헬멧도 없이 타다가 정차되 있던 버스 뒤를 들이 받았다고 함. 뒤에 타고 있던 아이는 의식 없이 누워있고, 운전 했던 아이는 다리, 팔, 머리등에 피를 흘리며 발악(?)을 하고 있었음.


발악하는 말을 가만히 들어보니 의식 없이 누워있는 아이가 친동생임. ㅡㅡ;; 빨리 응급 처치 후 먼저 와 있던 다른 관내 구급차가 동생을 먼저 실고 갔고, 우리는 발부둥 치는 아이들 진정 시켜가며 열상 부위를 붕대 처치하며 병원으로 가고 있었음. 


병원으로 가는 도중에도 자기 때문에 동생 죽을지도 모른다고 울면서 발부둥을 침. 또…. 피가….ㅡㅡ;;;; 


이쯤에서 이 글을 읽는 분들은 뭔가 이상한 걸 느끼실 수 도 있음. 필자가 저런 상황에서 필자는 부상자의 고통에 공감하거나, 걱정하는게 아니라 그 후를 생각하며 걱정하고 있음. 


필자는 험한 장면을 너무 많이 보게 되서, 그 쯤엔 봐도, 감정적, 정신적으로 흔들림이 없고 무미건조 해짐. 사실상 이미 정신적 충격 스트레스를 충분히 받은 상태에서 그게 반복되니 마치 인간성이 없어진것처럼 되버림.




그런 의미에서 필자가 본인에게 가장 충격 받은 사례 중 하나를 이야기 해보겠음. 



스쿨존에서 정신나간 1T트럭 운전자가 70Km로 달리다 갑자기 튀어나오는 아이를 치고 다리를 밝고 지나감. 다행히 아이는 의식이 있었지만 깔린 다리가 거의 절단 된 상황이나 다름 없었음. 종아리쪽 피부와 근육이 붙어 있고 정강이 쪽은 피부가 완전히 찢어지고 뼈가 완전히 절단되 밖으로 노출 되 있었음. 


급하게 아이 담임 선생님을 함께 태우고 차 안에서 응급처치를 하면서 감. 아이의 고통이 크고 충격이 컸을 텐데 

“아파요… 아파요…” 

하면서 우는 아이의 다리를 보며 필자는 무표정한 표정과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아프겠지. 응 아플꺼야” 라고 하며 선생님이 말 해주는 인적사항과 아이 부모님의 전화번호 따위를 적고 있었음. 


시간이 지나서 필자가 한 말을 떠올리고는 필자 스스로가 너무 소름돋고, 쓰레기처럼 느껴지고, 아이에게 너무 미안해지는거임. 그 날 정말 오랜만에 퇴근 후 밤새 어두운 방에 앉아서 담배만 피웠었음. 그 때 생각하면 마음 아픈 다른 점은 같이 있었던 구급대원들도 필자가 한 말에 이상함을 눈치 채지 못하고, 무덤덤했음. 현장에서 당황하지 않고 침착한게 좋지만, 어느샌가 다들 감정적, 정신적 방어차원인지 극도로 동요가 없어짐.




구급대원은 두 부류가 있음. 간호과를 졸업하고, 간호사로 병원에서 근무하다 소방 시험을 봐서 된 경우와, 응급구조 학과를 졸업하고 1급 응급구조사 자격증 취득 후 병원에서 수술실이나, 응급실에서 근무하다 소방 시험을 봐서 된 경우 이 두가지가 제일 많음. 


의사 면허 있는 사람이 현장에서 구급 대원으로 일 할 확률은 0%에 수렴할꺼라 생각함. 


오늘의 마지막 이야기는 구급대원이 휴가 갔을 때 였음. 그럴땐 2급 응급구조사 자격증을 가진 대원이 대신하게 되는데 필자보다 100배 1000배 낫겠지만 아무래도 1급 응급구조사나, 간호사에 비해선 전문성이 떨어지는건 사실임. 


그리고 보통 구급차 운전 대원도 응급구조사 2급 자격증 있는 사람이 운전을 함. 아무튼 그 날은 80대 할머님이 무단 횡단 중 화물 트럭에 하바신부터 깔림.


호흡은 있었지만, 당시 대신한 구급대원의 판단으로는 할 수 있는게 없고 빨리 병원으로 후송이 답이라고 생각한듯 함. 필자가 구급대원을 쳐다보니 흉부쪽을 만져보라고 함. 살짝 만져보니 이미 갈비뼈 전체가 바스러져있는게 느껴짐.  이미 갈비뼈들이 바스러지면서 그 조각들이 내부 장기들을 찔렀을것으로 생각됐음.


원래 정상적인 CPR이라면 갈비뼈가 부러지는게 정상임 갈비뼈가 부러지지 않고는 심장을 압박할 수 없으므로…. 그래서 CPR 할 땐 손바닥에서 뚝 뚜둑 하는 갈비뼈 부러지는게 느껴지고 소리도 남. 하지만 그 할머니의 갈비뼈는 정도가 달랐음 거의 손가락 한마디보다도 작은 조각들로 부서진게 느껴졌었음. 


그 후는 모르고, 귀소후 간단히 구급차 소독 후 퇴근함.


오늘은…. 여기까지…




별거 아닌 글 관심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리고 추리지만 아직 남은 이야기가 많네요. 읽어주신다면 더 써볼 생각입니다. 오늘 글은 좀…. 전에 썼던 글들보다 좀 우울하네요


다음엔…. 정신질환 환자들 이송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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