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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섯 차이나는 소개팅을 주선한 미친 여과장 이야기를 보고
게시물ID : menbung_5017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나니까닥쳐줘
추천 : 15
조회수 : 2176회
댓글수 : 107개
등록시간 : 2017/07/23 01:50:36
씁니다

작성자님 글을 읽고 저도 이전에 비슷한 일을 당한경험이있어서 그런지 감정이입이되서 댓글까지 다 읽어봤어요

나이이야기는 뒤로 쏙 빼고 소개팅 강요한 주제에 열여섯살 차이라는거 밝혀지니까 작성자님 못된년 만든 여과장 보면서 ㅂㄷㅂㄷ 했는데..
댓글상에 16살 나이차 소개팅 주선한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라는 분이 계셔서 순간 멘붕이왔네요

당사자가 직접 경험해보셔도 그런이야기가 나올런지.. 아 뭐 그래요 사랑에는 국경도 나이차도 없다고들 하죠.. 근데 정말로 그렇던가요?

적어도 그런것들을 초월한 관계가 되려면 두사람 각자의 가치관이 동일해야하고 주변 아무의 강요 없이 최소한의 '끌림'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나이차 많이나도 행복하게 잘사는 부부나 커플 보면 남자가 도둑놈이네 이딴 생각 안들고요. 그냥 첨엔 좀 놀라도 진짜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은 둘 눈에 꿀떨어지는게 보이거든요.

저도 나이차에 대해 크게 거부감 갖거나 절대 안돼!라고 생각한건 아닌 편인데 와 이게 막상 당해보면 그런 포용, 열린 사고? 쏙 들어가도 일단 소름부터 끼쳐요.

대학교때 학교 마트에서 주말알바를 한 적이 있는데 오후 1시부터 밤 12시까지 마감하는 캐셔일을 했어요. 오후 열시까지는 창고랑 매장 진열하는 오빠랑 일했고 그오빠가 퇴근하고부터는 사장님이 문닫고 정산하러 오시는 열한시 오십분까지 저혼자 가게를 봤었죠. 그런데 꼭 제가 혼자있는 시간에 찾아와서 장을보거나 맥주를 사가는 아저씨 한분이 있었어요.

말그대로 아저씨요. 아빠뻘까지는 아니고 젊게보면 삼십대 후반이고 많이보면 사십대초? 항상 단정한 옷차림에 키도 크고 말투도 나긋나긋하게 하는 젠틀맨 이미지였고 외적으로 호감형이라 할 수 있는 분이었는데 그뿐 제눈엔 그냥 아저씨였어요.

제가 일한지 얼마 안될 때부터 처음 보시곤 어? 일하시는 분이 바뀌었네요? 하고 말을 거셔서 몇달 후에는 적립번호 말안해도 저절로 기억이되서 알아서 적립하고 그랬죠 거의 매일 와서 말걸었으니까요.

비교적 늦은시간까지 일하다보니 특히 혼자 일하는 시간대에 술취한 할아버지나 아저씨들한테 성희롱 비슷한거 종종 겪을때였는데 대놓고 그런 부류는 아니었어요. 그냥와서 인사하고 바코드 찍는 도중에 몇마디 걸고 난 몇마디 대답해드리고... 종종 장본것중에 음료나 아이스크림 너무 많다면서 한개씩 카운터에 놓고 가도..고딩때부터 알바를 해왔어서 어느정도 변태 레이더?는 장착되있을 때였는데 그런 느낌은 없어서 방심하고 있었죠.

그러고 크리스마스 이틀 전이었나? 문 닫아놓고 미니 난로 틀고 손녹이고있는데 그사람이 들어오더니 맥주를 카운터에 올려놓고 머뭇머뭇 하는거에요. 바코드 찍으면서 뭔가 쌔한 느낌이 왔죠. 일부러 말한마디 없이 빨리찍고 봉투에밀어넣으면서 얼굴안보고 안녕히가세요~했는데 
'저기 ㅇㅇ씨 이거요..' 하면서 흰 봉투를 건내더라고요. 전 이게뭐에요? 했는데 '곧크리스마슨데 선물이에요'하고 도로 드리기도전에 빠르게 나갔어요.

바로 열어보니까 cgv영화표2장이랑 판다모양 편지지...하 보자마자 대충 예상되서 편지 읽지도 않고 그대로 영화표랑 같이 넣어서 가방에 넣어놓고 다음날 돌려 주려고 기다리는데 역시나 그아저씨가 한껏 차려입은 모습으로 들어오더라고요.

죄송한데 저 일하는 곳에서 이러는시는거 불편하고 받을 이유도 없어서 돌려드리겠다 하고 두손으로 편지지를 돌려드렸는데

진짜 소름끼치게 이유를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절 쳐다보고 있더라고요;;

눈이 똥그래져서 '왜?'라는 표정으로 '남자친구.. 없다고 하셨잖아요?'라고 물어보는데 진심 소름끼치게 무서웠어요 뭐가 문제인지 진짜로 모르는 얼굴이었거든요

원래 그런거 대처 잘하는 편이었는데 그날은 정말 무섭기도하고 당황해서 아..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있어서.. 그 사람이랑 잘될거같아요.. 라고 하니까 그때부터 그사람은 몇살이냐 같은 학생이냐부터 시작해서 자기 다니는 회사어필하고 제가 어려서 아직 남자 보는 눈이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계속했어요. 전 대꾸안하고 눈안쳐다보고 얼굴만 빨개져 있는데 다행히 근처에서 선술집 운영하는 이모가 안주재료 사러 오셔서 멈췄죠. 이모가 과일이랑 통조림 몇개 가지고 오셔서는 '이새낀 뭔데 뭐 사는거없이 여기 서있나 하는 표정으로 훑어보니까 그제서야 나가더라고요.

그이후로 사장님께 바로 말씀드리니 사장님이 같이 있어주시면서 그남자 올때까지 기다리다가 그 남자한테 '우리가게에서 일하는애 이제 스물한살이다 나이 깨나 잡순 양반이 자꾸 애 건들지마라'경고하니 그이후론 제시간대에 안오더라고요.. 

그남자한텐 손편지 쓸정도의 진심이 설사 있었을지라도 스물 한살 여자애한테 열살 이상 차이나는 사람의 고백은 공포와 소름이었어요. 나이차 그거 문제아니다? 4년이 지난 지금도 비슷한 일이 일어난대도 전 똑같이 소름돋아 할거에요. 서로 시그널이 통한다면 상관없어요. 근데 당사자는 열살이상 차이나는 이성과의 관계?아예 그런 생각 자체를 안해봤는데 엮으려 한다는건 강요고 폭력이죠. 최소한 물어는 봤어야해요. 나이차는 위 혹은 아래로 얼마나 선을 두고 있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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