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혼맥하면서 영화보다가 갑자기 삘받아서 천원짜리 지폐 두장을 챙겨서 밖으로 나왔습니다.
대학가라 코인노래방이 여러곳 있는데, 그중 가장 가깝고 저렴한 오락실겸 코인 노래방으로 갔지요.
도착하니 3~4명의 학생이 열심히 게임을 하고있었고, 저는 아무생각없이 노래방 부스에 들어가서 천원을 넣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바로 돈이 들어간 동시에...!! 갑자기 한 남학생(알바)이 뒤에서 문을 열더군요....
그러곤, 이미 돈 넣으셨냐고....
오락실 마감이 2시 까지라더군요.(그때는 1시 52분 쯤이였습니다.)
이미 곡수는 5곡 카운트 되어있는데ㅡ_ㅡ;;
"죄송해요 제가 이시간에 온적이 없어서 몰랐네요" 라고 말하며 피차 난감한 와중에,
알바가 "후.... 그럼 그냥 노래 부르세요..." 라고 하기에, 부스 문을 닫고 리모컨을 누르다가....
영 찝찝한 기분에, 부스에서 나와 그 남학생에게 말했습니다.
"밖에서 '언제 끝나나' 쳐다보는거 신경쓰면서, 불편하게 노래부르고 싶진 않은데 그냥 천원 빼주실순 없나요?"
그런데 돈 빼는건 안 된다고 하더라구요;;;
그냥 노래 부르시라고......
"하.... 겁나 찝찝하긴 하지만... 일단 아직 게임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라고 생각하며
"그럼 다른분들 계실때 까지만 부르다가 나갈게요." 라고 말하고 부스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원래 삘받아 부르려 생각 했었던 '다소 도전적인' 노래를 스킵하고,
평소 자신있게 즐겨부르던 노래를 우선 선곡해서 불렀습니다.
그런데... 채 1절이 끝나기 전에 뒤에서 어두운 기운이;;;
전주 중에 뒤를보니 게임기 화면이 전부다 깜깜해져 있더군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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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없는 와중에, 뜻하지 않게 연장되어버린 마감을 기다리고 있는 알바생...;;;;;;;;;;;
도저히 더 이상 노래 부를 기분도 안나고,, 끄고 나올 수 밖에는 없었네요.
알바님은 그냥 남은거 부르라고 하는데....
"그냥 마감하세요" 라고 말하고 나오는 것 말곤 할게 없더라구요ㅠㅠ
제가 마감시간을 모르고 온게 잘못인가 자책도 한 번 해보고,
아무리 생각해도 새벽까지 고생한 그 알바분이 잘못한 것도 하나 없는데 괜히 찝찝하고;;
(돈 넣기 전 까지만 말해줬으면 싶은 생각은 들지만, 사정이 있었겠죠...)
바로 근방에 새벽 4시 마감인 코인노래방이 있지만
더이상 영 노래부를 기분도 아니고 그냥 집에 왔네요.
아무 잘못없는 성실한 그 남학생이...
어째서 괜히 말투도 표정도 퉁명스럽게 느껴지는지...... 죄책감도 들고
기껏해야 천원에 마음이 상하는게 더 손해인데 저는왜이리 미련하고 한심한지....ㅜㅜ
괜히 제자신이 한심해서 더 우울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