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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 모르는 사람들한테 들었던 말들 (※스압주의※)
게시물ID : menbung_5159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봄을봄
추천 : 17
조회수 : 1082회
댓글수 : 67개
등록시간 : 2017/08/10 01:29:09
1. 중2, 시험 끝나고 시내로 놀러가던 중: 어느 할머니가 불러세우더니 "다리알이 심한데 맥주병으로 문지르면 얇아져~우리 손녀도 그렇게해서 뺐어~"

2.중3, 12월 25일: 지나가는 여자 두 명이 나를 보며 비웃음. 아주 큰 소리로 박수와 함께. 그후 사람이 바글바글한 시내에서 친구를 만나 돌아다니던 중 친구가 '어떤 남자가 못생겼다고 하고 지나갔어'라는 말을 내게 해줌. 

3. 고1, 야자끝나고 집가는 중: 친구와 골목길을 지나가는 데 앞에서 남자 세 명이 오더니 귓가에 대고 ㅈ돼지라는 말을 하고 지나감.

4.고1, 시험끝나서 일찍 집가는 날: 같은 재단인 남학교 학생이 나를 가리키면서 큰 소리로 "와~우리반 ㅇㅇ이랑 존나 똑같이 생겼어 시*"

5.고2, 일찍 학교에 가던 날: 앞에 서있던 남학생이 나와 눈이 마주치더니 "아씨" 얼굴을 찌푸리더니 내 앞에 침을 뱉음

6. 8월 7일 최근: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고 영화보기전에 가까운 마트에 들렸는데 거기서 본 어린 여자아이. 내 눈을 피하지 않길래 웃으며 안녕~ 해줬더니 웃으며 인사해주는 아이
그렇게 지나쳐갔는데 아빠로 추정되는 사람이 "더 예쁜 언니한테~"

7. 초등학생때: 왠지 모르겠지만 예쁘게 차려입고 가고 싶었던 날이 있었다. 전날에 다음날 입을 옷을 챙겨놓고 설레는 마음으로 잠을 잤다. 그 옷을 입고 학교를 갔는데 같은 반 남자애들이 의자에 앉아있던 나를 보며 비웃었다. 그리고는 고개를 숙이면서까지 내 다리를 보더니 '하지정맥'이라며 놀려댔다. 어린맘에 속이 상해서 엎드려 울었다. 아무도 달래주지 않았고 놀림도 멈추지 않았다.

8. 그 외: 호리호리하면서 훤칠한 거기다 꽤 잘생긴 남동생과 원래도 못생겼지만 크면서 점점 살이찌는 바람에 더 못생겨진 나와 비교아닌 비교하는 친척들. 
 오랫동안 알고지낸 친구가 내 살을 만지며 "이 살봐~" 또 어느날은 "너 김*동 닮았어" 

결과= 자존감은 낮아지고 집에만 붙어있게되고 식성은 좋아서 계속 먹는 사람이 된 나



나는 초등학생때부터 받은 오해가 있었다. 덩치가 커서 6학년 땐 버스비를 더 내고 탄 적, 횡단보도에 서 있는데 어떤 할머니가 고등학생이냐고 물어본 적도 있다. 어릴때 노안이 크면 동안이 된다고 성인이 된 지금은 좀 더 어리게 보이지 않을까 싶었는데.. 
내 자신이 너무나 싫었다. 화도나고 눈물도 나고. 
세수하고 거울을 보면 눈은 작고 코는 넙대대, 입술은 두껍고 얼굴은 엄청 커서 한숨이 절로 났다. 그래서 나는 안경으로라도 내 눈과 얼굴 면적을 가리고 다녔다. 

치마를 입고 거울앞에 서면 두 개의 알다리 무가 있고 긴팔을 입으면 팔뚝살이 도드라졌다. 그게 보기싫어서 나는 긴 바지만 샀다. 티는 어둡고 팔뚝까지 가려주는 박시한 것.




내 친구들은 눈도 크고 피부도 좋고  날씬하구 게다가 내 덩치에 비해 없는 것도 있고.. 난 내친구들이 너무 부럽고 또 부러웠다. 이런 나와 같이 어울려주는 내 친구들이 너무 고마웠다. 이런 생각만 하다보니 어느새 내 자존감은 밑바닥을 뚫고 저 아래로 내려갔다. 집에 오면 이불을 뒤집어 쓰고 울음소리가 새나가지 않게 조용히 울었다. 감정이 격해지면 머리카락을 잡아 뜯거나 손톱이나 볼펜, 이쑤시게로 세게 긁는 자해 행위를 했다. 

이 행동들을 반복하다보니 성격이 점점 변해갔다. 별 것도 아닌 행동에 부정적인 의미를 부여하게 되고 친구들이 나를 피하는 것 같은 착각에 혼자 끙끙 앓으며 친구들을 피해버렸다.
힘들었고 괴로웠다. 
잠자는 시간을 줄이면서 생각해보았다. 이대로 멀어져도 좋을까? 싫다. 멀어지는 게 너무 싫다. 나는 말로 하기 그래서 처음엔 편지를 썼고 그 후 직접 내 상황을 설명했고 사과했다. 친구들은 날 이해해줬고 토닥여주었다. 

집에돌아와서 침대에 누워 생각했다.
어찌하면 이런 내 모습을 바꿀 수 있을까?
첫째, 다이어트
둘째, 운동
셋째, 밥 줄이고 간식끊기.
바뀐 내 모습을 상상하며 일주일을 해보았다. 살빼는 데 성공할 것만 같았고 자신만만했다. 하지만 나는 날 몰랐다.
보상심리/의지박약/끈기부족. 
나는 자책하고 자책하고 자책했다.
할 줄 아는 건 입에 넣는 것 뿐인  돼지새* 


다이어트, 운동, 식이요법 다 포기하고 나는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을 했다.
먹기. 
먹고싶은 걸 못먹으면 보상심리로 더 먹게되니까 생각나면 무슨일이 있든 며칠이 걸리든 꼭 먹어서 후회하지 않기. 
먹으면서 어떤 맛이고 어떤 식감인지 생각하고, 어떤 재료들이 쓰였는지 추측하다보니 '먹는것'에 즐거움을 느꼈다.  
더 이상 살 찌는 것에 있어서 '먹는 것을 주체못한 한심한 나'로 이어지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누가 내게 이런 저런 말을 해도 상처받지 않게 됐다. 고 생각했는데 더 이상 아프지 않은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보다.
이 순간에도 나는 며칠전에 있었던 아이아버지의 말이 계속해서 떠오른다. "더 예쁜" 더 예쁜.


그러니까 내가 하고싶은 말은,
나는 날 사랑하고자 한다. 
그 방법은 나를 가꾸는 것으로. 

오늘도 어제도 난 먹고 뒹굴거리며 시간을 보냈고 내일도 다르지 않게 보낼꺼고 나한테 주는 상처를 다시 되새기고 또 새길테지만 날 사랑하는 것을 잊지 않고 상처를 되새기는 구렁텅이에서 벗어나는 날이 오도록 노력하는 내가 될 것이다.


P.S 새벽 감성에 젖어 게시판에 맞지 않는 글을 적은 것 같아요. 마땅히 쓸 곳이 없어서 이 곳에 적었는데 혹시 적합한 게시판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옮겨가겠습니다 ㅎㅎ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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