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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학기제 강사들이 얼마를 받으며 강의를 할까요?
게시물ID : menbung_518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torycube
추천 : 4
조회수 : 67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8/15 11:35:25
지금 교사들이 하는 말들도 다 이해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쉽게 공감 못해주는 이유가 몇 개 있어요. 그 중 하나가, 옆에서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당할 때 그들이 손놓고 있었던 부분이 큽니다. 그건 전부 교육청 잘못이지 자신들과는 상관 없다는 거죠. 그러다가 이번에 자신들의 밥줄과 연결된 일이 되고 나서야 목소리를 내기 때문에 크게 공감받지 못하는 겁니다.

벌써 10년 이상 지속적으로 방과후 학교에 대해서 국가적으로 여러 가지 방안이 나왔습니다.
정확히는 30년도 넘은 특활시간이 원조일텐데요. 그 특활시간 시절에는 "정교사"들이 그 시간을 채웠습니다.
그러다가 정교사들이 업무 과중과 비전문성을 이유로 특활을 직접하는 것에 대한 거부하는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결국 방과후 학교에 대해서는 몇가지로 나누어져서 학교마다 다르게 이루어지기 시작했죠.

초중고 다니면서 방과 후 학교에 남아서 교육받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 기억하는 20대들이 많을 겁니다. 
음악, 악기, 체육, 요리, 만들기, 캘리그라피... 여러 가지 교육들이 있었죠.
그 중 일부는 마음에 드는 수업도 있었겠지만, 일부는 재미없거나 대충대충 진행되는 수업도 있었을 겁니다. 요리 수업은 먹으러 가는 경우가 많았구요.

그럼 그 수업이 왜 그렇게 진행됐냐. 
강사들의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진행하기 위해서는 기획이 필요합니다.
배경, 목적, 기대효과 등이 있고, 그에 따른 실행계획이 있어야죠. (실제로는 대충 끄적거리지 이렇게 하는 경우가 드물긴 하지만요.)
저걸 제대로 하면, 저 프로그램 만드는 기획과정이 엄청난 고통입니다. 기획만 가지고도 충분히 노동의 가치가 있죠.
자, 그리고 그에 대한 실행이 있는데, 실행을 위해서 재료를 구매하고, 학교로 직접 가지고 가서 20명 남짓한 학생을 대상으로 실행을 합니다. 
한명의 강사가 20명을 관리하는 게 어려워요.
뭐가 다르냐 하면, 교과서를 읽고 강의하는 게 아니라 한명 한명 활동하고 있는 것을 케어해야 하는데 그게 어렵습니다.
그럼 방법은 두가지에요. 
아주 간단해서 손댈 필요가 없는 활동을 하거나, 아니면 사람을 하나 더 쓰거나. 그런데 사람하나 더 쓴다고 돈 더 안줍니다.
엄청 고민해서 딱딱 떨어지게 복잡하게 만들면 될 것 같지만, 학생 상대하면 계속 돌발상황이 발생해서 안 맞아떨어지죠. 그리고 그렇게 고민한다고 해서 돈을 더 주는 것도 아니고, 그런다고 앞으로 계속 그 강사를 방과후 강사로 채용해준다는 보장도 없으니 말이죠. 

그래서 학교마다 동일한 프로그램을 집어넣고 그냥 그냥 강의를 하게 됩니다.

기획부터 재료준비 실행, 서류정리까지 전부 해서 한시간에 4만원에서 5만원 사이입니다. 한달 내내 나가도 40만원이 안되죠. 
그럼 여러 학교를 준비해서 뛰어야, 최소 3군데는 나가야 한달에 120은 나오겠죠? 그것도 최저 임금에 못미칩니다만은... 
여러 학교 다니면 그냥 똑같이 준비해서 대충대충 돌려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럼 그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이 얼마나 새롭고 좋은 프로그램을 가공해서 나오겠습니까? 힘들죠.

그럼 여기서 더 문제가 발생하는 게
몇몇 기업에서 기업형으로 이런 강사를 '길러냅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프로그램 기획 이런 건 회사가 해요. "일률적으로"
그리고 강사는 그 프로그램 실행하는 법만 대충 배워서 회사가 넣어주는 곳으로 나갑니다. 
그리고 회사는 아까 그 40에서 일부를 떼어가죠. 아시겠지만 말이 일부지 그러면... 진짜 한달에 6개 이상 강의를 뛰어야 140~150을 채웁니다.
그럼 이 강사들은 말그대로 강사에요. 연구 따위는 없는 강사.
아이들의 반응이 재미없어 하든 어쩌든, 자기 프로그램 자기가 만든 게 아니라서 그냥 돌리게 됩니다.
어쩌다 착한 애들 걸려서 괜찮게 돌아가면 그걸로 자위하면서 말이죠. 
그리고 반응이 안좋았던 곳은 "아이들이 안좋더라"라는 소리나 해대고 말이죠. 


이 모든 문제의 근원은 방과후 학교에 대한 낮은 비용책정에 있습니다. 
그만한 돈을 안주면 그만한 교육을 못받는 게 당연하죠. 그런데 강의하러 다니다보면 선생님들 중 일부는 이런 강의하는 분들 무슨 보따리 장사 보듯 하는 분도 있고, 학교에 제출해야 하는 서류까지 작성하게 시키는 경우도 있어요. 그 돈 받고 거기까지 해주려면 이건 요식행위로 변하기 시작합니다.


자 여기까지가 방과후 학교에 관한 이야기였구요.

그보다 더 심한게  최근에 실시되고 있는 자율학기제 강사입니다.

자율학기제 강사는 서류가 늘었어요. 심지어 뽑을 때 면접 2차가 있는 경우도 있구요. 제출 서류 가격만 5만원 가까이 됩니다. 그리고 강의 하고 제출하게 되는 서류도 늘었고, 강의하러 갈 때 교무실 들러서 출근계 찍으라는 학교도 있습니다. 
요구 사항이 더 늘었다는 거죠. 거기다가 초반에 써야하는 서약서도 많구요.
자율학기제 진로관련 강사다 보니, 당연히 프로그램은 더 다양하고 복잡해졌습니다.
드론만들기 강의라든가, 목공 강의, 한복관련 강의...
이런 거 기획하기 참 힘들죠. 시수에 맞추는 것도 어렵고...

그런데 강의비는 1시간에 3만원입니다.
더 줄었습니다.
그리고 재료비는 학생들에게 걷어서 받는 형태라서 많이 책정하면 안된다고 합니다. 
결국 재료비 포함하면 4만원이 안된다고 보면 됩니다. 

질 좋은 강의가 들어갈 수 있다고 보나요?
봉사하는 마음으로 꾹꾹 참고 가서 강의해도 될까 말까 한데 말이죠... 
학교에서는 그 선생님들이 자기들이 추가적으로 이 강사들 관리하는 것에 대한 "업무과중"만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학교는 그들만의 리그 취급을 받는겁니다. 
타인에 대한 공감이 기본인 사회에서, 이번 서울교대 사태처럼 이기적인 시각이 반영되는 게 보이는 겁니다.
서둘러 아닌 척 했지만, 마음의 소리가 밖으로 새어나온 샘이 되버린 거죠. 

학교와 교육청에 의해 다른 사람들이 받는 병폐에 대해서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가
그 교육부 교육청의 칼날이 자기들 밥줄에 영향이 오니까 반응한다고 보는 게 어찌봤을 때 당연한 겁니다.

세월호 교사징계 때라도 
전체 교사가 이렇게 들고 일어났으면 지금 이런 사안에도 다른 사람들이 좀 더 공감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지금 있는 비정규직 교사들 '전부' 정규직화 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입니다만,
하지만 교사측 주장처럼 임용고시가 어떤 교사의 최저선을 구분짓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확률게임이겠지만요.
차라리 교육행정보조인력을 비임용출신으로 정규직을 뽑고, 교사들에게 가해지는 행정적 업무영역을 줄여서 교사들이 수업을 연구하고 교육준비에 시간을 더 쓰면서 교육의 질을 높이는 방향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교사들이 늘 교육행정 서류 이런 거 하려고 선생님됐냐며 불만을 갖고 있는 부분인 만큼, 그런 건 선생님이 아닌 사람들이 처리하면 굳이 교사 더 채용하지 않고도 교육의 질 개선은 가능하다고 봅니다. 교사들의 부담도 줄어들겠죠.
그리고 교육 프로그램 연구해서 자율학기제든 뭐든 그런 거 정교사들이 자체로 다 소화할만큼 기획하고 만들어서 처리하고, 그걸 맡는 만큼 연봉에 차등을 주는 게 맞다고 봅니다. 
한달에 30만원 3달간 더 받고 기획부터 처리까지 정교사들이 하면 더 낫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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