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간 전 쯤 살게 있어 유니클로에 방문했음. 블라우스가 괜찮아서 보고 있었고 내 옆에선 6~7살쯤 됐을 남자아이랑 엄마, 60대 정도 할머니와 80대 정도로 더 나이드신 할머님 이렇게 넷이 옷을 보고 있었음. 그런데 아이가 코를 훌쩍거리면서 자기 엄마한테 춥다고 했음. 당시 매장에 에어컨이 좀 세긴 했음. 얘길 들은 60대 할머니가 아이구 우리 강아지 감기 걸림 안되지~ 하더니 갑자기 자기 뒤에 옷걸이에 걸려있던 새.옷. 울로 된 롱가디건 하나를 확 빼더니 그걸 휘휘 감아서는 애 몸에 망토처럼 둘러주는거임.
...?
첨엔 갖고온 옷인가 했는데 암만 봐도 유니클로 옷임. 애가 옷이 갑갑하니 팔을 버둥거리는데 가만있으라며 그 할머니 양팔을 두번이나 꽉 매듭지어 묶음. 옆을 보니 새옷 태그가 그대로 붙어있었음.
하하하... 분명 그 옷 안 살 것 같은데... 새 옷을 꺼내서... 것도 구김 잘 가는 울 소재 옷을 그렇게..... 멘붕이 오고 넘 황당해서 할말을 잃음.
한편 옷을 둘러입은 애는 신이 났는지 슈퍼맨~~ 이러면서 매장을 가로질러 우다다다 뛰어댕김. 애엄마나 두 할머니 모두 애 신경 안씀. 80대 왕할머니가 가끔 강아지야 감기걸려~ 이러기나 하지 애엄마나 60대 할머니는 옷 고르느라 정신없음. 난 신경 안 쓰려고 일부러 저만치로 갔음. 반대편으로 갔는데도 그 애가 깔깔거리는 소리가 다 들림. 하... 그러다 한 5분쯤 후에 조용하길래 난 그들이 간줄 알고 다시 그쪽으로 갔음. 근데... 안 가고 아직 옷을 고르고 있었음. 알고보니 뛰다 지친 애가 매장 구석에 앉아서 핸드폰으로 만화 보고 있었음. 스피커 꽤 크게 틀고 보고 있었지만 아무도 애를 제지하지 않음. 더 황당한 건 애 몸에 둘러있던 옷이 없길래 설마 하고 보니 그 옷 정돈도 안 해놓고 원래 자리 근처에 잔뜩 구겨진채로 버려두고 갔음. 난 도저히 참을수가 없어서 지나던 직원을 불러서는 아이가 큰 소리로 동영상을 보고있으니 제지해달라고 했음. 직원이 가서 좋게 잘 얘기하는 것 같았음. 근데 애엄마가 언성을 높이면서 애가 시끄러움 얼마나 시끄럽겠냐며 눈을 부라리고 난리침. 60대 할머니까지 합세해서 직원 공격하니 직원은 죄송하다 하는데 내가 너무 죄송해서 결국 옆에 지나가는 척하면서 아줌마 언성 좀 낮추세요 라고 했더니 나도 잡아먹을듯 노려보고는 아 옷 안 사 안 사 이러고선 옷 담은 바구니 확 버리고 나가버림. 진짜 어지간하면 아무말 안 하는데 정말 세상에 별 사람 다 있구나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