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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으니까 돈을 더 내라는 어르신
게시물ID : menbung_5478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델몬트쥬스
추천 : 16
조회수 : 1160회
댓글수 : 51개
등록시간 : 2017/10/21 01:45:36

어제 교육연수 때문에 타지역에 갔습니다.
연수 점심시간이 90분이나 주어져서 빠르게 식사를 마치고 나머지 시간은 뭐할까 돌아다니던 중 목욕탕 하나가 보여 홀린듯 들어갔어요.

요즘 목욕탕들이 무인자판기로 많이 바뀌고 있는데 그 목욕탕도 아마 주인이 바뀌면서 무인자판기를 설치했는지 앞에서 열심히 주인분께서 손님들한테 설명을 해주고 계셨습니다.

제가 어느 할머님보다 먼저 자판기에 서있었으나 허리도 많이 굽으셔서 기다리시기 조차 힘들어보여 양보해드리고 뒤로 물러서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거 화근이었네요ㅜㅜ

원래는 노인 할인이 적용되어 6000원 이었으나 주인이 바뀌며 금액이 모두 동일하게 변경되었던 모양인지 계속 자판기 앞에서 중얼중얼 '노인네는 6000원인디.. 하아...그럴리가 없는디'만 무한반복하며 결제를 꺼리시고 계셨어요. 주인분도 어찌할 바를 모르고 멋쩍은 헛웃음만 날리시고 결국 옆에 다른 비슷한 연배 할아버지께서 '뒤에 기다리니 얼른 결제하고 들어가소~ ' 이러면서 목욕탕 입성 20분만에 매표에 성공(?) 했습니다.

전 시간을 생각보다 너무 많이 잡아먹어서 서둘러 여탕으로 올라가는 중에 갑자기 앙칼진 할머니의 외침에 멈춰섰습니다. '아가씨! 목욕비 얼마 결제했어?' 그래서 저는 '7000원 결제했어요 어르신~'  이랬더니 다짜고짜 '젊은이랑 노인네랑 똑같이 받는게 어딨어!' 하고 소리를 빼액 지르시기에 저도 맞장구쳐드리며 '그러게요~ 주인분이 바뀌어도 기존 할인 방식은 동일하게 하셨음 좋았을텐데요.' 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할머님은 대뜸 '그럼 아가씨가 가서 돈 더 내고와~ 아무리 생각해도 젊은 사람이랑 똑같이 받는게 난 도저히 이해가 안 돼!' 하면서 저를 매표소로 등떠미셨어요ㅋㅋㅋㅋ 상대할 분이 아님을 직감하고 저도 정색하고 등떠미는 손 내팽겨치고 락카룸에 들어왔습니다.

거기서도 저를 가리키며 '젊은 것들이 늙은이랑 똑같이 내려고 하고 있어. 쯧쯧...' 라며 혀를 차셨습니다. 영문도 모르는 오지라퍼 아주머니들은 제가 할머니께 예의없는 짓을 한 아가씨로 생각하고 가방은 저기다 두라는둥, 탕은 샴푸까지 하고 들어가라고 하시고(아직 옷도 벗기 전) 아주 불편, 불쾌하게 씻고 얼른 정리했습니다.

이제 신발장에서 신발을 꺼내고 키를 반납하려고 하는데 누군가 저에게 '키를 꽂아놓고 가면 어떡해!!! 반납하고 가!' 라며 모르는 할머니가 절 꾸짖었습니다. 너무 벙쩌서 한 손엔 제 키를 쥐고 멍하게 그 할머니를 쳐다봤어요. '뭘 그렇게 눈 동그렇게 쳐다봐. 쓰면 제자리어 갖다놔야지! 요즘 것들은 어쩌구 저쩌구' 하시길래 '저기요. 제 키 여기 제 손에 있잖아요.' 라고 말하자 옆에 그 할머니랑 같이 온 일행이 '이거 내 키야~' 이러시네요ㅋㅋㅋㅋ

그 할머니는 사과는 커녕 '진작 얘길해야지. 멀뚱하게 쳐다보면 내가 아냐?' 하고 더 고함치시고 웃긴건 그 열쇠주인인 일행은 막상 제가 이렇게 당하고 있을때 흥미로워 하며 쳐다보고 있었다는 거에요ㅋㅋㅋ

앞, 뒤 모르는 다른 오지라퍼 아줌마들은 아까 그 아가씨가 또 무슨 일을 만들었나보네 하고 한심스럽게 쳐다보고 있고  이러다가 어르신 포비아 될 것 같아요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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