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 글을 통해서 흔히 자신들을 여성을 대표한다고 지칭하는 사람들의 어법을 조금은 알게 된 거 같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여론을 왜 그렇게 손바닥 뒤집는 것처럼 쉽게 바꾸는지도요.
마지막 댓글을 보시면
"아! 수건을 사고 빨고 널면 대중목욕탕 수건 훔쳐가도 되는거구나! 양심없는걸 잘도 포장해서 말하시네요! 나 납득할 뻔했자나"
라는 글이 있습니다.
여기서
"나 납득할 뻔했자나"
라고 말을 했는데, 사실 저도 납득할 뻔했거든요?
그게 왜 그럴까...
하면서 깨달았는데
그들은 '감정에 호소하는 글'을 잘 쓴다는 점이 보였습니다.
물론 저 사진 하나만으로 설명하긴 어렵겠지만
적어도 저 게시글에서는 감정을 자극하는 말로 이성적 판단을 감성적 판단으로 돌려서 여론을 뒤집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베오베에 퍼거슨경을 까는 글입니다.
이 글을 보시면 자신을 우위에 놓는 어법을 구사했습니다.
'나 스스로의 이성적 판단에 의하면 이런 논리 때문에 내가 퍼거슨보다 위대하다'
이런 답을 도출한 것입니다.
비교대상에 대한 분석을 통해 답을 찾았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위에 있는 '수건'에 대해 쓴 글은 감정에 호소하는 글입니다.
'여성을 한 없이 낮춰 불쌍한 사람' 으로 만들어보임으로서 사람의 이성이 아닌 감성을 자극하게 만들었습니다.
Q. 여탕에서 수건 도난사건이 많이 일어난다. 하지만 남자들은 안 가져간다. 그렇다면 여자들이 가져가는 이유는?
1. 여자가 수건을 가져는 이유
= 수건을 많이 만져서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2. 여자가 수건을 가져는 이유
= 남자가 수건을 '사고, 빨고, 널고 개고 접아서 제자리에 놓지 않는 것'과 '분리된 삶'을 살아서 그런 것 아닐까요? 셋팅된 수건만 쓰는 삶 때문에 그런거죠.
1번과 2번은 같은 말입니다.
하지만 느낌이 완전히 다릅니다.
1번은 이성적 언어표현 이고
2번은 감성적 언어표현 이죠
1번은 누가봐도 '수건애착증' 으로 보입니다.
허나 2번은 '남자는 집안일을 하지 않는 존재' 로 보이게 만듭니다.
그렇게 보이는 이유는 '분리된 삶' 이란 단어와 '셋팅된 수건만 쓰는 삶' 때문입니다.
이런 단어를 사용하면 '남자가 집안일을 안하니까 그렇지. 여자가 다 하잖아.' 라는 감정에 호소하는 답이 만들어집니다.
저것이 문제라면 당연히 오답이 되겠지만,
토론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심신미약
연예계
정치계
사이비 종교
사람들의 감정은 이성보다 다루기 쉽습니다.
그래서 이성적 사고를 꺼내기 전에 감정선을 무너트리면 반론을 못합니다.
그러면서 주장을 펼치면 그 사람에게 넘어 가능성이 매우 높아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논법은 물론 모두 그러진 않겠지만.. 적어도 몇몇은 교묘하게 감정을 이용하는 글을 씀으로서 본질을 흐리게 만들고
이를 통해 동의와 공조를 구하는 것 같은 어법과 문법을 사용하여 마음을 흔드는 글을 쓰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걸 조중동식으로 바꾸면,
어떤 잘못이 사실로 드러나면 고발자를 '도덕적으로 나쁜 사람'으로 만들어버리는 것.
가령 내부고발자를 '범법자'로 만들어버린다거나 '검찰에 긴급 송치' 시킨다거나
그런 식으로 물타기하는 것. 즉 도덕적으로 결함을 만들어 믿을 수 없는 사람으로 만들어버리는 것. 그런 활동의 예가 바로 위에 “목욕탕 수건” 글입니다.
저런 감정에 호소하는 글들은 대부분 여론을 뒤집기 위한 방법이라
'정답임을 인지하는 상태에서 쓰는 글'
입니다.
그런데 저런 행위에 가장 무서운 건
10명 중 1명만 동조를 해줘도 그 행위가 멈추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다음에 또 1명이 동조할 것이고
그 다음에 또 1명이 동조할 것이기 때문이죠.
그렇게 1명씩 내 편으로 만들어 과반수가 넘어가면 그 때부터는 어렵지 않게 자신의 주장을 펼칠 수 있게 됩니다.
이런 걸 우리는 '00의 테라포밍' 이라 부르고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