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한국말 배우는 외국인 멘붕될 때...
게시물ID : menbung_883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멍멍~
추천 : 7
조회수 : 853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3/06/14 21:48:00

술 한잔 마시고 그냥 쿨하게 음슴체 씀.


두서너달 전 영어 공부 좀 하라는 오너의 강요에 어쩔 수 없이 롤을 끊고 
인터넷에서 Language exchange를 할 수 있는 사이트에 방문함.

예전에는 일부 나라에서만 한국어 배웠지만, 최근 한류 영향으로 한글과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이 많음. 
남미 : 콜롬비아, 브라질, 에콰도르, ...
유럽 : 터키, 프랑스, ...
동남아는 정말 많음. (특히, 처자들이 많이 배우려고 함;;;)

친구를 맺고, 영어를 할 수 있으면 한글을 가르쳐 주겠다고 제안함.
당연히 그 쪽에서는 좋아하고, 시간 약속을 하고 한글과 한국어를 가르치기 시작함.


1. 한글
   - 얼마전 인터넷에서 "외국인들에게 가장 배우기 어려운 언어"로 한국말이 두번째로
     뽑힌 것에 대해, '엥? 한국말 쉽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함
   - 한글부터 가르치기 시작함
   - 한글, 하루에 1~2시간씩 가르침
   - 빨리 배우는 사람은 이틀, 늦게 배우는 사람은 일주일이면 한글을 읽을 수 있음
   - '거봐, 한국어 쉽잖아' 라고 생각함

2. 한국어(한국말)
   - ㅋㅋㅋㅋㅋ 아...
   - 초반엔 한국어 교재로 그럭저럭 가르치는데, 한달이 넘은 후 슬슬 질문을 하기 시작함

   Case 1. 동사/형용사의 불규칙 변형
      . 듣다 -> 듣습니다 -> 들어요 -> 들을 수 -> 듣지 ...
      . 왜 'ㄷ'과 'ㄹ'로 수시로 바뀌는지 물어 봄
      . 음?;;; 그냥 외우라고 했음 ㅡㅡ;;;

   Case 2. 조사
      . 제일 설명하기 힘든 부분 중에 하나가 "~은/~는"과 "~이/~가"의 사용법
      . 어떨 땐 "~은/~는"을 사용하고, 어떨 땐 "~이/~가"를 사용하는지 물어 봄
        ('~에, ~에서'도 많이 물어 봄)
      . 국어교육원, 인터넷 카페 등 여러 곳에서 자료를 찾아 꾸역꾸역 설명을 함
      . 1차 멘붕 오기 시작함

    Case 3. 너무 다양한 표현
      . '~이다, ~이에요/예요, ~입니다. ~을 거에요, ~수 있어요, ...' 등
         어느 정도 한국어를 가르친 후 다른 예제를 찾아 최신 뮤비를 봄
      . 시스타의 "Give it to me"를 보고 가사에 대해 설명함
      . 첫 문장 "서른이 되기 전에 결혼을 할런지"...
      . 예... 당연히 '할런지'에 대한 질문이 쏟아짐
      . "추측이나 예상'을 나타내는 것 중에 하나라고 설명을 함
      . 2차 멘붕 오기 시작함

      . 얼마나 많은 표현이 있는지 물어 봄. 
        예를 들어, 내가 집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표현들을
        (과거형, 현재형, 질문형, 추측, 가능 등 포함) 설명해 달라고 함
      . 생각나는 것들을 설명해 줌
        - 나는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나는 너를 기다리고 있다, 저는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등 포함...)
        - 나는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요. (저는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요, 등 포함...)
        - 나는 당신을 기다릴 거에요. (저는 당신을 기다릴 거에요, 등 포함...)
           당신을 기다릴게요.
        - 나는 당신을 기다릴 수 있어요.
        - 나는 당신을 기다리고 싶어요.
        - 나는 당신을 기다렸어요.
        - 나는 당신을 기다리지 못 했어요. (나는 당신을 기다리지 않았어요, 등 포함)
      . 여기까지는 그나마 일반적임
        - 집에서 나를 기다리세요.
        - 기다려
        - 기다려 줘
        - 기다렸어? (기다렸어요?, 기다렸습니까?, 기다린 거 였어?, 등 포함)
        - 기다렸니? ;;;
        - 기다렸구나? (기다렸습니까?, 기다렸었구나?, 기다리는구나?, 등 포함)
        - 기다리지 말지 (기다리지 말아요, 기다리지 마세요, 등 포함) 
        - 기다릴 것 같아요 (기다릴 것 같아, 등 포함)
        - 기다려도 돼 
        - 기다리면 안 돼 
        - 기다리지 않아요. (기다리지는 않아요, 등 포함)
        - ...

얼라들 3차 멘붕 시작. (나도 슬슬 멘붕 시작)
이렇게 표현할 수 있는 게 많았나?;;;

영어로는 비슷한 의미인 거 같은데 한국말로는 미묘하게 다른 것들...
"당신을 잊을 거에요", "당신을 잊을게요", "당신을 잊을래요", ...

정말... 
한국에 태어나지 않아서 한국어를 배워야 할 상황이 발생하지 않은 것에 대해
다행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게, 한국에서 태어나지 않았으면 한국어를 
배워야하는 상황이 없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