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게 올릴까 하다가 멘붕게가 더 어울리겠더라고요
저는 지금 27살입니다. 빠른이라 26살이라고도 하죠...
어쨌든 제 목적은 대학졸업하고 부사관으로 군대갈 생각이었습니다. 아예 말뚝박을 생각이었죠.
근데 계속 떨어집디다. 대학졸업하고나서 곧바로 시험봤습니다. 그때는 딱 4기만 신청했었습니다. 1년에 시험이 3~4번있기 때문에 첫 시험은 좋은 경험이다 치고 다음년도에 합격하기 위해서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11월인가 12월인가 땡하자마자 신청해서 시험봤는데
신체검사 재검이 나옵니다
읭? 해서 저는 재검을 받으러갔죠. 혈액 재검이어서 피만 뽑고 돌아왔습니다
1기 발표를 기다리는 도중에 2기도 봤습니다. 재검뜹니다. 3기도 봤습니다 재검 뜹니다. 그리고 계속 탈락 탈락 탈락..... 분명히 신체도 1급찍고 필기도 잘봤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죠;;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동네 병원가니까 당장 대학병원에 가보라는 겁니다 님 헤모글로빈과다+빌리루빈수치 높음, 적혈구증가증이라고;;; 검색해보니 혈액암이더군요
서울대병원가서 약 반년간의 검사결과, 선천적인 적혈구증가증이라고 나왔습니다. 지금은 유전인지 마지막 확인절차중이지만 거의 맞을 거라고 하시더군요 교수님이 말하길 군면제라고...... 일반 병사로 입대하려고 했어도 군의관이 걸러냈을거라고 하더군요.
웃기는건 20살때 신검을 봤는데 2급인 것이었습니다. 왜? 혈액검사를 안했거든요. 혈액검사 한번만 하면 면제인지 아닌지 알 수 있는데 저는 그것도 모르고 부사관 지원하려고 대학졸업하고 2년동안 헛고생한 거였습니다. 부사관 제대해서 학자금 남은 거 갚고, 어디 취직할지 뭘할지 미래설계까지 끝마쳐놨는데, 모든 것이 무산된 거였죠.
20살때 신검에서 혈액검사 딱 한번만 했더라도, 내 미래설계를 이렇게 하지는 않았을 텐데.
그나이 되도록 군대안가고 뭐하냐? 남들은 다갔다왔는데 넌 뭐함? 남들은 다 취직한다.
이런식으로 갈구던 친구들, 가족들, 친척들..... 정말 서럽더라고요. 20살때 알았으면 내가 신의 아들이다! 하면서 남들도좀 놀리고 미래설계도 다른 길로 가도록 했을텐데
그 뒤, 뭐해야할지 감도 안잡혔습니다. 회사원할 생각은 없기 때문에 남들처럼 준비를 하나도 안한 상태였습니다.
운명인지 모르겠는데 취미로 쓰던 웹소설이, 면제라고 통보받은 당일날 유료연재가 되어서 지금은 어떻게든 먹고살긴 합니다만, 이번 년도 후반기만해도 진짜 멘탈이 나가서 멍청하게 서있던게 기억나네요.
군면제인지도 모르고 군인되려고 했던 멘붕썰이었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