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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개체 수가 아주 많았던 검은머리촉새가 무분별한 남획 때문에 30년 만에 심각한 멸종위기 상태로 내몰렸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적색목록(레드 리스트)을 개정해 5일 발표했다.
이번 개정에서 주목되는 것은 검은머리촉새가 ‘위급’(Critically Endangered) 단계로 격상된 것이다. 참새와 비슷한 크기의 검은머리촉새는 여름에 북유럽 핀란드에서 러시아 극동 지방까지 아한대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번식하며, 겨울에는 인도 북부에서 인도차이나반도, 중국 남부에 이르는 지역에서 월동한다. 그사이 봄과 가을에 국내에 통과하면서 드물게 관찰된다.
각국 정부와 환경단체가 참고하는 가장 권위 있는 멸종 리스트인 적색목록은 자료 부족(Data Deficient) - 관심 대상(Least Concern) - 준위협(Near Threatened) - 취약(Vulnerable) - 위기(Endangered) - 위급(Critically Endangered) - 절멸(Extinct) 등으로 구분된다.
검은머리촉새는 2004년 전까지는 멸종 위험이 낮고 별다른 보전 노력이 필요하지 않은 ‘관심 대상’이었다. 2004년에 ‘준위협’ 등급이 되더니, 그뒤 멸종 등급이 가파르게 상승하여 2008년에는 ‘취약’ , 2013년에는 ‘위기’에 이어 4년 만에 다시 ‘위급’ 단계로 격상된 것이다.
1990년대 중반, 일본 홋카이도에서 검은머리촉새 개체 수가 감소하는 게 처음 확인된 이후 겨우 20~30년만에 전 세계 개체 수 95%가 사라질 정도로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하게 됐다.
유럽에는 과거에 6만~30만 마리가 살았지만 2015년에는 120~600마리 정도만 살아남은 것으로 국제조류보호협회(BirdLife International)는 파악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는 1980년에서 2013년 사이에 84.3~94.7%가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2002~2013년 불과 11년 동안에만 80% 줄어들었다고 학자들은 판단한다.
중국에서 너무 많이 잡아먹는 것이 화근
검은머리촉새는 핀란드와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서부에서 카자흐스탄, 중국 북부와 몽골 북부를 지나 러시아 극동지역, 일본 북부와 한반도에서 번식했다. 유럽에서 아시아 극동까지 넓게 퍼져 번식하던 검은머리촉새는 가을이 되면 다 함께 모여 중국 양쯔강 유역에서 잠시 머물며 털갈이를 한다.
이들은 여름에는 키 큰 풀이 많고 관목이 있는 습지에서 번식하며, 겨울에는 논에서 주로 먹이를 먹다가 밤에는 갈대밭에서 잠을 잔다. 집단을 이루어 잠을 자는 습성을 이용해 사람들은 그물을 설치하고 새들을 몰아 잡아서 식용으로 소비했다. 예전에는 중국 남부의 일부 지역에서만 이런 일이 벌어졌지만, 최근 들어 교통과 통신 수단이 발전하면서 전문적인 새 밀렵꾼이 곳곳을 다니면서 검은머리촉새를 남획하고 있다.
중국에서 1997년 검은머리촉새의 포획이 금지됐지만, 아직 남획과 밀거래는 근절되지 않고 있다. 2004년에는 광둥성 싼수이의 어느 한 시장에서만 하루에 1만 마리의 새들이 거래됐다는 보고가 있다. 2008년에는 저장성에서 광둥성으로 가는 길목에서 한꺼번에 4300마리를 싣고가던 밀거래 일당이 적발되기도 했다.
중국 남부지방에서는 검은머리촉새 고기가 맛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복을 불러온다는 의미에서 수천 마리의 수컷 검은머리촉새가 박제로 만들어져 판매되기도 했다. 캄보디아에서도 사람들이 이 새를 잡아먹기도 하는데, 새를 잡아 절에서 방생하는 행사에 활용하기도 한다.
관개농업이 발달하고 농업이 집약화되면서 겨울철에 새들이 먹이를 구하는 마른 논이 줄어든 것도 생존을 어렵게 한다. 또한 갈대숲이 사라지면서 잠자리를 잃은 것도 새들에게는 위협이다. 검은머리촉새는 과거에는 시베리아 전역에서 가장 많은 숫자가 번식하는 참새목 조류였지만 이제는 대부분의 번식지에서 사라졌다. 핀란드와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및 러시아의 많은 지역에서는 더는 발견되지 않는다. 이동 시기에 중국에서 볼 수 있었던 대규모 집단은 더는 보이지 않으며, 월동지인 캄보디아와 네팔, 방글라데시 등에서도 개체 수 감소가 확인되고 있다. 2016년에 국제조류보호협회와 현지 조류보호 단체가 러시아 사할린 섬에서 조사했더니, 사할린 남부에서는 검은머리촉새가 발견되지 않았으며, 북부와 중부 몇 군데만 일부 서식하는 것이 확인되어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에 따라 국제조류보호협회를 중심으로 검은머리촉새를 보호하기 위해 수차례의 국제 워크숍을 개최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를 통해 검은머리촉새가 서식하거나 경유하는 모든 국가에 적극적인 보호 대책을 요청하고, 인공위성위치추적장치(GPS) 등을 활용하여 이동 경로와 생태를 파악하고, 친환경적인 농업 활동을 장려하기로 했으며, 조만간 보다 구체적인 행동계획이 나올 예정이다.
상괭이도 ‘위기’로 상향 조정
이번에 새로 조정된 멸종위기종 목록에는 야생 벼 25종과 야생 밀 26종 등이 처음으로 등재됐다. 이들은 지금 상업적으로 재배되는 농작물에 가뭄이나 질병 등에 저항성을 가질 수 있게 하는 유전자원의 보고로서 경제적 가치가 크며 앞으로 인류의 식량 안보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중국 동해와 양쯔강 그리고 한국 및 일본 근해에 서식하는 상괭이와 미얀마의 이라와디강과 갠지스강, 메콩강 등에 사는 이라와디강돌고래가 ‘취약’ 단계에서 ‘위기’ 로 등급이 상향 조정됐다. 상괭이는 지난 45년 동안 개체 수가 절반으로 줄어들었으며, 이라와디강돌고래도 지난 60년 동안 절반으로 줄어 보호 대책이 시급하다. 이들은 주로 얕은 바다와 강에 사는데, 어업 활동이 늘어나면서 그물에 걸려 혼획되는 사고가 일어나고 있다. 어족자원 남획과 서식처 훼손도 이들을 위협한다.
일본에만 서식하는 46종의 고유종 뱀과 도마뱀 가운데 3분의 1이 ‘준위협’ 등급에 올랐다. 일본 전역에서 도시 개발과 농업 경작지가 확대되면서 이들 파충류의 서식처가 훼손됐다. 애완동물로 수입된 공작 같은 동물이 야생에 적응하면서 일본 고유종 파충류를 위협하기도 했으며, 일본 내 특정 지역에만 서식하던 일본족제비가 다른 섬에 도입되면서 그곳의 고유종 파충류를 위협하기도 했다. 또한 외래종인 황소개구리와 일본족제비, 공작 등이 도입된 지 15년 만에 구메지마섬의 기쿠자토강뱀(Kikuzato’s Stream Snake)을 잡아먹어 뱀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들어 ‘위급’ 단계가 되었다.
뉴질랜드를 상징하는 두 종의 키위 새는 외래 침입종인 천적을 퇴치하는 노력 덕분에 ‘위기’에서 ‘취약’으로 등급이 완화됐다. 땅 위를 걸어다니며 사는 키위 새들은 야생 고양이와 개, 족제비 등이 뉴질랜드에 도입된 이후 심각한 위협을 받았지만 정부와 지역 주민이 함께 노력해서 외래 포식동물을 포획하고 통제하면서 키위 새들의 숫자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사유가 너무 많이 잡아 먹어서라니....
고만 좀 잡수셈....
출처 | http://blog.naver.com/ruffian71/22115773098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