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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하니까 생각난 고등학교때 선생님.
게시물ID : menbung_567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기린어린이
추천 : 3
조회수 : 561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7/12/07 18:3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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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월드.. 뇌호흡.. 하니까 생각난 고딩때 선생님 썰을 풀겠슴니다.

통장에 돈이 없으므로 음슴체로 감니다.   
 


  
지금으로부터 n년 전, 고등학교 입학식날이었음.

나는 예전부터 약간 기가 뭐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약간 촉이라고 해야할까 그런게 강한 사람이었음.

외모나 그런걸로 보는게 아니라 그냥 느껴지는 그런거 있잖슴?

아무튼, 운동장에 신입생들이 쭉 늘어서있고 단상에 선생님들 소개하는 시간이었음.

근데 유난히. 진짜 유난히 아, 저사람만 내 담임이 안됐으면 좋겠다. 싶은 사람이 있었음.

가깝게 있던게 아닌데도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왜 나쁜 예감은 틀린적이 없으까.....





그 사람이 담임이었음.





이렇게 그 쌤과 나의 3년에 걸친 악연이 시작되어씀...



참고로 나는 정말 어릴때부터 자기주장이 강하고 불의를 참지 못하며 조금 쎈캐같은 외모로 중학교 입학식날 일진들이 스카웃하고싶어했지만 

“난 컴퓨터학원 다녀야해서 그런건 못해”

라며 자기주장을 펼치기도 했던 아무튼 그런 애였음.


(그냥 제멋대로에 아니다싶으면 그게 누구던 할말 다 하는 스타일)



어째던 고등학교 입학식날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들었고


내 나쁜 예감은 어김없이 맞았음.




학교에 다니면 아침마다 담임이 조회를 하잖슴?

근데 이 쌤은 조회를 하지 않고 명상을 함.


 
참고로 나는 뿌리부터 개신교지만 불교에 관심이 많아 절 가기를 좋아하고 천주교의 분위기나 기운을 좋아하는 사람임.

대충 기본적으로 종교에 대해 편견은 없고 날라리긴하나 하여튼 종교인임.


평생  명상 이런거에  별 관심은 없었지만 담임이 아침마다 명상을 하자 하니 

‘오 신박해’ 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참여해보기로 함.

근데 뭔가 내용이 이상함.



그 쌤의 명상법은

일단 칠판에 동그라미를 하나 그림. 

모두 그 동그라미를 바라보게 하고 눈을 감게함.

그리고 본인이 말하는 내용을 아주 세세하게. 오감이 다 느낄 정도로 상상하라고 함.  

(지금부터는 그 쌤의 워딩으로 봐주세여)







 

잔인함 주의



 





 


 
“자, 나는 지금 큰 다리 위를 지나갑니다.

나의 기쁨, 슬픔, 무력함, 분노, 즐거움, 학업에 대한 부담감 등 모든 감정을 가지고 터덜터덜 큰 다리 위를 걸어갑니다.

저기서 5톤 트럭이 달려옵니다.  
달려오는 5톤 트럭은 브레이크가 고장났습니다.
5톤 트럭은 나를 들이박습니다.

내 몸은 산산조각이 나서 찢기고 짓이겨져서 내 살과 피는 줄줄 흘러서 강으로 떨어집니다.

흘러내린 내 몸을 강에 살고있던 물고기들이 한입한입 먹습니다. 


내 영혼은 강을 떠나 육지를 떠나 하늘로 올라가 우주로 갑니다. 


달에 앉아 지구를 바라봅니다.

바라보던 지구는 블랙홀이 됩니다.

아까 지고 걸었던 기쁨과 슬픔, 모든 감정들을 그 블랙홀 안에 던져 넣습니다.

나를 괴롭히는 모든 것들, 나를 행복하게 하는 모든 것들을 블랙홀에 던져넣고 홀가분해집니다.”





이렇게 내가 엄청 잔인하게 죽임을 당하고,

영혼이 하늘로 올라가 블랙홀 안에 던져 넣으면 끝나는 명상임. 


요는, ‘나를 버리고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감정을 없애야 새로운 감정과 새로운 것들이 나를 찾아올 수 있다’ 인건데



내용과 과정이 고등학교1학년이 이렇게 아무런 방어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이뤄지는게 너무 폭력적인거 아님??


그리고 죽는 방법도 상당히 디테일한데 매일매일 바뀜.

(죽는 방법에 대해 뭔가 연구를 하나 싶고...) 


그래도 어째던 명상이라길래 몇달간 모두가 따라할수밖에 없었음.


하지만 이게 매일 반복되니까 아침마다 스트레스를 받고 심지어 그 시간만 되면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함.  


그 쌤의 종교랄까 뭐랄까 아무튼 그 명상은 마음수련원이라는 곳에서부터 생긴 것 같음.



아무튼 나는 더이상 참을 수 없어서 엄마에게 말함.

담임이 아침마다 이상한 명상을 시키는데 너무 괴롭다고하니

우리엄마 분노.



(참고로 우리 엄마는 초중고 내내 학교에 한번 온적없는 상당한 방목형 스타일임.)


앵간해서는 학교일로 분노하지 않는 사람인데 완전 분노해서 당장 학교에 전화함.



그리고 나는 친구들에게 이야기함.

나는 못견디겠어서 엄마한테 말했더니 엄마가 화나서 담임한테 전화했다고. 

친구들도 너도나도 너무 괴롭다고 말하면서 엄마들에게 말한 모양임.



며칠후부터는 명상을 하지 않았음. 넘모 좋았음.

근데 문제는 ㅋㅋㅋㅋ



누가 감기에 걸린다. -> 부른다 -> 명상

누가 다리가 부러졌다 -> 부른다 -> 명상

누가 눈이 아프다 -> 부른다 -> 명상



하여튼 어떤 문제만 있으면 개별 명상이 시작됨...

(근데 나는 아픈적이 없어서 명상 못해서 아쉬움....
만약 나 붙잡고 명상 했으면 또 난리난리쳐서 아예 못하게 했을텐데...)




 예를 들어 두통이 심하다 하면 머리를 믹서기에 넣고 1,2,3단으로 세게 돌린다던지.......(충격)



이런식으로 함.....



심지어 우리가 그 쌤이 뭔가 그 단체에 간부급? 이라고 알게된게 컴터 수업이 끝나고 모범생이고 말 잘듣는 애들한테 

홍보 전단지같은걸 만들라고 시킴....

나한테 시켰으면 진짜 뒤집어 엎는건데 ㅡㅡ .....






아무튼 이 쌤과는 이런저런 소소한 사건들로 3년 내내 싸움.

(이 쌤하고는 2년동안 같은 반이었는데 같은 반이 아닌 1년 조차도 싸움.

싸웟다는게 뭐 치고박고 그런게 아니라 

날 불러서 뭐라고 하는데 나는 납득도 안되고 쌤 말이 말이 안되면 내 상식을 얘기하는 식인데 나랑 암튼 너무 안맞음...) 




아무튼 졸업을 하고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결국 학교는 그만두고 그 마음수련회로 들어갔다고 함.




 
정말 너무 폭력적인 사람이었음.

매를 드는 것만이 폭력이 아니라는걸 느끼게 해준 사람임 ㅡㅡ 




나는 치가 떨려서 막 알아본건 아닌데 어째던 사이비 비슷한 그런 단체인 것 같았음.

제정신이 아님..

원래 명상이라는게 심신을 안정시키고 그런거 아님??

내가 최대한 잔인하게 죽어야 한다니...


명상에 대해 잘 몰라서 하는 소리일지도 모르겠지만

감수성 터지는 고등학생때 그런 내가 최대한 잔인하게 죽는 끔찍한 상상을 매일 하는게 과연 좋겠음???


지금 생각해도 열뻗치네....




아무튼 교직을 접고 아예 그쪽으로 갔다고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함.



그냥 늬들끼리 해라 그런 명상은.....






아무튼... 내새끼가 그런 끔찍한 생각을 매일 강요당한다면 진짜 열받을 것 같음...




이거 마무리를 어케하지....





근데 원래 명상이라는게 저런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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