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ㅈ일보의 기사를 접하게되었다.

‘여자는 밥을 적게 먹으니 정량보다 적게나갑니다. 커플로 오신 분들은 남성분이 시키신 메뉴가 뭔지 말씀해주시면 밥을 더 많이 드립니다.’ 라는 친절한(?) 안내문이 적힌 식당의 이야기. 

그리고 급식소에서 겪은 한 여성의 일화가 이어졌다.

밥을 더 달라고 요구하자 

‘여성은 더 줘도 남기니 먹을만큼만 드세요’

‘여자가 그렇게 먹어서 뭐하게요?’

‘여자는 몸매관리를 해야해서 적게 먹잖아요’

라고 돌아오는 대답에 화가났다고 한다.

글을 읽으면서 나는 ‘와, 요즘 시대에도 이렇게 말을 하는 사람이 있나?’ 하고 의아해했지만 기사의 댓글은 말 그대로 엉망진창이었다. 

차별이라는 단어, 역차별이라는 단어부터 시작해 여자는 군대안가잖아, 남자는 생리, 임신 어쩌구 저쩌구, 김치녀, 한남 등등 인상을 찌푸리는 단어들의 나열. 이들은 왜이렇게 서로 싸우는 걸까? 뭐가 그들을 서로 혐오하게 만드는 걸까? 

여성 = 적게 먹음 

이란 게 일치한다고 생각하는 걸까?

남성 = 많이 먹음 

이 명제는 성립할 수가 없다.

대다수의 여성들이 남성만큼 많이 먹진 못할지언정, 부족한 사람이 있다면 당당히 요구하고 그에 상응하는 걸 받을 수 있을텐데……,

물론 역차별도 있을 것이다.

남성중에 많이 먹지 못하는 사람은 이런 말을 들을지도 모른다.

‘남자가 되서 그것도 못먹어?’

‘남자라면 밥을 많이 먹어야지’

‘남자는 덩치지, 이게 뭐냐 비실해서’ 

이 말과 위의 말이 뭐가 다른걸까?

왜 우리는 스스로 ‘여자’ 와 ‘남자’ 라는 프레임에 본인을 맞춰 끼워살까? 

그 프레임을 벗어던지면 이 문제에선 그냥 ‘많이 먹는 사람’ ‘적게 먹는 사람’ 일 뿐인데, 사람마다 다른 것 뿐인데, 그저 여자라는 이유로 많이 먹으면 안되고 남자라는 이유로 많이 먹어야한다는 건 명백한 오류다. 

군대와 임신,생리를 비교하는 문제도 그렇다.

본인들이 원치 않았을 지언정, 제대로 된 페이도 지불받지 못한 채 나라 곳곳에 ‘군인’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여자든 남자든 고마운 마음을 가지는 것이 당연하다. 그리고 그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할 문제이다. 임신과 생리역시 여자들이 원치 않았을지언정, 여자로 태어났기 때문에 짊어져야할 신체적 애로사항이기도 하다. 새생명을 품기 위한 준비, 그리고 태어나는 생명들을 안고 살아가는 어머니들, 예비 어머니들에게 감사함을 느끼고 또한 그들의 불편사항을 함께 도와가며 해결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여성들의 생리대에서 발암물질이 발견된 사건, 낙태죄를 여성에게만 묻는 여러 문제들

남녀의 프레임을 벗어나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함께 고민하고 함께 헤쳐나가야할 문제인데 우리는 스스로 부류를 나뉘고 자신과 다른 부류를 혐오하며 그 행위를 통해 동족애를 느낀다. 

이런 모습은 사실 어린아이들에게도 찾아볼 수 있는데, 

‘난 얘가 싫어, 그러니까 나랑만 놀아 얘랑 놀지마’ 라고 말한 아이의 말대로하면 어느 선까지는 더욱 친밀감을 느끼고 더욱 친해진다. 함께 타인을 비난하는 죄책감은 군중심리에 묻히고 자기합리화로 이어지지.

소위 말하는 꼴페미,일베,메갈들이 이런 부류가 아닐까?

자신들이 느끼는 열등감이란 감정을 남녀프레임을 씌워 색안경을 쓰고 서로를 바라보고 서로를 비난하고 혐오하며 사는 삶 

서로를 이해하기도 전에 포기하고 손가락질 하는 삶

나는 한남이라는 단어가 싫고, 김치녀 (왜 맛있는 김치를..) 라는 단어가 싫고, 친분이 없는 사이에서 쓰는 모든 비하발언들이 싫다.

 우리는 같은 영토에 살아가고 소수의 사람들도 안고 함께 살아가는 민주주의 국가다. 

이들의 열등감해소와 개선역시 우리 대한민국’사람’이라면 함께 고민하고 함께 해결했으면 한다. 

그러나 스스로 이렇게 말하면서도 이것이 꿈같은 이야기이고 갈 수 없는 이상향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허무하고 허탈하다. 

도대체 페미니즘이란 뭘까 

알려고 할수록 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