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선 여전히 교사라는 단어에 "스승"의 이미지와 그와 연관된 전근대부터 이어져온 여러 가치함축들이 따라다니는데, 우선 그것들부터 빨리 없애는게 중요하다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합니다.
즉, 교사 본인들도, 학부모도, 학생들도, 다 교사라는 것을 하나의 직업으로 접근하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대신 그 직업이 요구하는 지식과 능력은 누가봐도 인정할 수 있을 수준으로 갖춰야 겠죠. 그러면 권위라는 것은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것입니다. 권위는 보장해달라고 우긴다고 생기는게 아니죠.
교사는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당히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이 필요한 서비스업. 이렇게 봐야 합니다. 이게 교사 본인들을 위해서도 좋은겁니다."교사라는 사람이 돈을 따지면 안된다!" 이런식의 글에 저는 매번 반대 댓글을 답니다. 왜 안되냐고. 교사도 직업이고, 당연히 돈 봐야죠. 당연히 자기 밥그릇 챙겨야 합니다.
대신, 직업인으로서, 그 직종이 요구하는 지식과 기술을 확실히 갖춰야 하고, 그런 사람에겐 확실한 혜택이, 모자른 사람은 확실히 도태가 되어야 한다구요.
교사는 지식 전달만 하는게 아니라 인성교육도 해야된다는 말은 양날의 검입니다. 그리고 많은 경우 지식 전달도 인성 교육도 둘 다 제대로 못하기 십상이구요. 차라리 지식 전달이라도 프로페셔널하게 제대로 하면, 그 직업인으로서의 권위는 자연스럽게 따라올것이라고 봅니다.
이렇게 말하면 단순한 지식전달따위만이 교사의 사명이 아니다 이런 반응 종종 나오는데,
사실 지식 전달도 제대로 하려면 정말 많은 고민과 공부, 그리고 실전 경험이 필요합니다. 사실, 지식 전달을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들중에 가장 중요한 방법 하나가, 바로 학생들의 태도를 개인적으로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겁니다. 학생들을 관리 통제 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하나의 인격체로 보는것. 그게 교수학습법에서 발견해낸 효율적인 지식 전달의 방법 중 하나입니다. 전문가들이 고민하고 실험해보고 하다보니 정말로 그게 효율적인 방법중 하나인겁니다. 그게 도덕적으로 옳아서 라는 거창한 이유가 아니라요.
예컨대 아이들을 교육할때 육체적 체벌의 정당성에 대한 여러 논의들이 있습니다. 도적적인 윤리적인 논의들도 있는데, 교수학습법이나 아동교육학에서 컨펌한 경험적 사실은, 육체적 체벌이 도덕적으로 옳냐 그르냐 이전에 교수학습방법으로서의 효율성만 따져본다해도 형편 없는 방법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하지 말자는 결론이 나오죠. 이게, 오 교사는 인성 교육을 해야 해 참 스승이 되어야 해 이런 생각에서 나오는 결론이 아니고, (그렇게들 흔히 폄하하시는) 지식 전달이라도 제대로 하려면 육체적 체벌은 안하는게 더 효율적이라는, 지극히 분석적이고 논리적인 결론인겁니다. 그러니까, 지식전달이라도 정말 제대로 하려고 연구하고 고민하고 공부하면, 오히려 학생들을 인격체로 대할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오게 됩니다.
하나의 예를 드린것이긴 한데, 제 포인트는
전문인으로서의 지식과 기술 실전경험 등이 쌓이면, 권위는 자연히 따라옵니다.
한가지 남은것은, 교사의 권리로서의 교권에 대한 논의인데, 2017년 현재까지도 학생인권과 교사의 권리 중에 어떤 것이 더 대규모로 그리고 일상적으로 침해받고 있으며 어떤 것이 더 시급한가 따져보면, 그리고 그 갈등과 위기의 원인을 곰곰히 따져 보면, 위의 결론과 마찬가지 결론이 나옵니다. (증명은 생략 ^^)
그래서, 어떤 의미의 교권이든간에, 현재의 문제들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하루빨리 우리 모두 - 교사, 학부모, 학생, 그리고 나머지 모두 - 교사라는 직업에 대한 시각을 바꾸는 겁니다. 제 생각에는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