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아시아, 여행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여행서포터즈 때문에 핫하죠? 100개의 도시에 여행할 수 있게 여행경비 1억과 항공권을 제공해준다고 하네요. 하지만 저는 에어아시아 앞으로 절대 안 탑니다.
지난 29일 칼리보 공항에서 현지 시각으로 00시 20분에 출발 예정이었던 비행기 Z2036이 출발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비행기에 문제가 있어서 날지 못한다고, 수리를 한다고 했습니다. 승객들은 비행기 내에서 하염없이 기다렸고, 비행기가 거의 도착해야 되는 시간인 오전 4시 즈음 안내 방송이 나와 눈을 떠보니, 9시에 출항한다고 했습니다. 적어도 3시까지 어디 다른 곳에 비행기가 출항한다고 연락이 닿아야 하는데, 그 시간이 넘어버려서 9시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공항에서 대기해달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저는 당연히 같은 비행기를 타니까 물건을 그냥 놓고 내렸는데 나중에 청소부가 치웠다더군요 흑흑)
그래서 5시간동안 하릴없이 기다리기만 해야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먼저 온 사람들은 의자 3개씩 차지하여 누웠습니다. 늦게 온 사람들은 길바닥에 나앉았습니다. 화장실은 휴지도 없고 줄을 서야 겨우 갈 수 있었습니다. 와이파이도 우리나라처럼 빵빵하지 않아서 1시간만 무료였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4시, 한국 시간으로 5시에 어머니께 비행기 연착 되었다고 카톡을 보냈더니 동생이 저를 데리러 1시간 전에 출발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인천공항에 거의 다 왔기 때문에 중간에 내릴수도 없었답니다. 마찬가지로 다른 마중나왔던 분들도 허무하게 다시 돌아가야 했을 것입니다. 1시간의 짧은 와이파이 사용을 마치고 새벽 5시가 되었습니다. 아직도 비행기 출항까지 4시간이 남았습니다. 공항 바닥에 누워 가방을 베개삼고 겨울 돕바를 이불삼아 잠을 청했습니다. 자리를 못 잡은 사람들은 그마저도 할 수 없었습니다. 적어도 사람들 지나다니는 통로는 있어야 하니까요. 차마 못 눕겠는 사람들은 앉아서 졸았습니다. 저는 돕바와 가방이 있어서 망정이지, 그냥 디비 누워 자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나마 아침밥은 제공해주었습니다. 맥도날드에서 파는 치킨과 밥입니다. 아침부터 치킨과 콜라를 마셨습니다. 식탁이 어디 있나요, 밤새 그랬던 것처럼 땅바닥에서 먹었습니다. 밥 또한 길고 긴 줄을 서서 받았습니다.
 이렇게 험난한 시간을 보냈는데... 몇 백명 되는 사람들이 땅바닥에서 노숙을 했는데...! 9시간 동안 필리핀 바닥에서 아무것도 못하고 날렸는데...! 심지어 저는 옷도 잃어버렸고 제 친구는 약 60만원어치 물건을 잃어버렸다고 합니다. 만약 알바가 있는데 못 갔다면? 최저임금 7,530원으로 9시간 동안 일 한다고 가정했을 때, 우리는 67,770원을 벌 수 있었는데 그냥 땅바닥에서 그 시간을 날렸습니다. 한국에서 마중나온 사람들은 무슨 죄입니까. 이 모든 것은 비행기가 제 시간에 출항(出航)했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입니다. 고로 에어아시아에서는 저희에게 그에 맞는 보상을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날아온 답변이...고작 이거...? '사용되지 않은 항공권'이요...? 그러면 우리는 필리핀에서 결항되었을 때 한국에 못 돌아오고 필리핀에서 살기로 결정해야지만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그런 말입니까 지금? 현지 공항에서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고요? 이렇게 글을 썼는데도 그런식으로 나오나 봅시다. 
여행 서포터즈 지원해줄 돈으로 Z2036 승객들에게 보상을 해주시죠. 많은 사람들이 보라고 많은 곳에 올리겠습니다. 
또한 이것은 오롯이 제가 겪은 일 뿐입니다. 다른 분들은 또 다른 관점에서 어떻게 불이익을 당하셨는지는 모릅니다. 아마 승객 전체로 보면 아아아주 많은 사람들이 많은 불이익을 당했을 것입니다. 그들의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