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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갔다오다 원조교제 권유 당했던 썰
게시물ID : menbung_1112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런던처자
추천 : 0
조회수 : 4886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10/29 22:31:30
별건 아닌데 성추행 피해 글들이 올라온 걸 보고 대학시절 일이 생각나서 풀어봄. 

본인은 고등학교 졸업 이후 쭉 외국에서 생활을 해오고 있음. 대학은 옆동네 섬나라에서 다녔고 지금은 유럽에서 직장생활중임. 

대학시절을 보낸 곳은 신생 대학이 있는 한적한 시골이었는데 인심좋고 살기 좋은 동네였음. 

중앙 역사에 큰 수퍼마켓이 있어서 한보따리 장을 보고 자전거로 돌아오려는데 왠 말쑥한 할아버지가 "놀러갔다 오는거니?" 하고 말을 걸어옴.

외국에 계신 분들이 다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당시 본인은 "내가 한국을 대표한다, 나의 친절함이 곧 외교다" 라는 나름 투철한 민간 외교관으로서의 사명감에 사로잡혀 있었음. 그리고 왜인지 나는 네비게이터형 얼굴임. 동네에서 마주치는 동양인들은 관광객인 경우가 많은 곳에 사는 지금도 종종 유독 나에게 길을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음. 딱 봐도 장봐오는건데 놀러갔다오는거냐고 물어보는게 이상했지만 딱히 의심치 않고 아니요 장보고 오는건데요 라고 친절하게 대답함. 그 후 대화가 뭔가 굉장히 이상하게 흘러가더니 결정적으로 그 할아버지가 망언을 늘어놓기 시작함. 

"같이 놀러가자. 나는 너같은 애들이 좋다. 돈을 많이 주겠다. 원조교제를 하자." 등등.

당시 대학교 4학년. 어리지 않았지만 나는 아직 어벙했음. 그리고 불쾌함보다 정말 멘붕이 앞섰음. 원조교제라니.. 원조교제라니!!!! 나는 그냥 자전거끌고 슈퍼에 갔다오는 자취생인데 ㅠㅠ 왜 나는 길에서 이런 말을 들어야 하는가 ㅠㅠ 순간 상황 이해가 되지 않아 벙쪄있는데 이번에는 이 할배가 손을 내밀며 막 다가오는거임. 놀라서 그냥 자전거 페달을 밟아서 그자리에서 도망쳤음.  

집에 돌아와서 찬찬히 생각해보니 그제야 불쾌감이 올라오기 시작. 정말 얼척이 없는거임. 그리고 이 할배가 정말 순진한 중,고딩한테 또 그랬으면 어쨌을까 걱정이 들기 시작 ㅠㅠ 경찰서가 모퉁이 돌아서 바로 있었는데. 아이고 나는 바보구나 하고 자책.ㅠㅠ 
(근데 또 생각해보면 이 할배가 난 안그랬다 뻐띵기면 어쩔거임.. 유학생은 트러블에 민감함..ㅠㅠ)

풀어놓고나니 정말 별 일 아니지만 당시 나에게는 심각한 멘붕이었음. 차라리 훌렁훌렁 벗는 바바리맨들을 만났을때는 웃어넘길 수 있었음.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변태들이 있으니 부디 놀라지 마시고 침착하게 대응하시길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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