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눈팅만 하다가 참 애매하게 멘탈이 붕괴되어 글한번 써봅니다.
어제 모처럼 간만에 일찍 퇴근해서 쉬고 있는데, 문을 쾅쾅쾅 두드리는 소리가 나더군요.
똑똑똑도 아니고 콩콩콩도 아니고 저기요도 아니고 짜증섞인 쾅쾅쾅이었습니다.
문을 열어보니, 50대 중후반 남성으로 보이는 택배기사님이 적잖이 언짢은 표정으로 서계셨습니다. 그 뒤로 카트에 실린 택배박스 4개가 보였구요.
그것은 아내가 주문한 화장품 1박스와, 12개들이 생수 3박스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결혼한 남징어입니다)
그 기사님은 카트에 실린 물을 현관 앞에 내려놓으며 불쑥 말하셨습니다.
"이런 물건 떄문에 저뿐만 아니라 상하차 하는 사람들 골병들어요. 예? 너무 무겁잖아요.
좀 사정 좀 봐주세요. 예?"
굉장히 짜증섞인 말투로 내뱉듯이 말하고는 쌩 가버리시더군요.
저는 상황 파악도 안 된 상태에서 갑자기 저런 말을 들으니 이게 뭔가 무슨상황인가 싶더군요.
기사님의 발언을 곱씹어보니 요는
1. 생수 박스는 너무 무겁다.
2. 그걸 택배로 주문하다니 택배기사 죽는다
3. 이런거 주문하지 마라.
이거였습니다.
저희 집은 아이를 낳은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아내가 생필품/식료품을 구매할 때 보통 인터넷을 이용하며, 생수도 마찬가지로 1~2달에 한번 정도 3박스씩 인터넷으로 구매합니다. 항상 구매하는 곳에서는 3박스는 되야 무료배송이 되거든요.
아내에게 들으니 생수를 주문할 때마다 오늘의 그 기사님이 배달왔다는데, 이런 적이 한두번이 아니라고 하네요.
배달 온다고 전화를 하긴 하는데 두어번 신호가 울리다가 바로 끊어진 적도 있고, 전화를 받아서 집에 있다고 하면 목소리가 확 변한다고 합니다. 올려주기가 그렇게 싫은건지...
(*참고로 저희 집은 아파트 15층이며, 물론 엘레베이터가 있습니다!)
분명히 집에 있다고 했는데도 경비실에 내려놓고 가거나 한 적도 몇 번 있다고 하네요.
아마도 오늘은 뭔가 마음먹고 한마디 하려고 했는데, 아내가 아니라 제가 나와서 조금 소심하게 말하고 간 것 같습니다. 문을 두드리는 쾅쾅쾅 소리에 비해 말소리는 소심했거든요.
무튼.... 생각할수록 화가 나고 이해가 안되서 눈팅만 하던 오유에 글 남겨 봅니다.
택배로 물을 시키면 안되나요??? 매일도 아니고 한두달에 한번인데...
이렇게 시켜드시는 분 저밖에 없는건가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