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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년전 있었던 멘붕실화.
게시물ID : menbung_1622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I.Styler
추천 : 2
조회수 : 38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9/27 00:33:51

자 어차피 익명도 안되고.

시간도 많이 흘렀고.

다같이 웃자는 차원에서....약 1년전 있었던 웃지못할..(저에게는)...하지만 생각해보면 더럽고도 멘붕스러운 썰을..풀어보려 합니다.

(사람이 술을 마시니 못할게 없어지는군요 ㅋ)


때는 바야흐로 작년입니다.

대학병원 응급실 나이팅게이 시절이었습죠.


집은 지방이고, 직장은 경기도권이었어요.


그당시 저는 고향에 여자친구가 있는 상태였는데, 서로 너무 좋아 했던 터라 한달에 서너번정도 만나곤 했어요.

(물론 지금은 이렇게 여러분 곁으로 돌아왔지요.^^)


그 일이 있던날도 여자친구를 놀래켜주려고 연락도 없이 모르게 고향으로 내려가는 길이었어요.

평일이라 그런지 고속버스에는 탑승자가 많지는 않더군요.


자 그렇게 고속버스가 출발하고, 제가 살던 도시를 빠져나갑니다.


그런데 그순간.........아랫배에서 신호가 옵니다.


큰것도 아닙니다. 작은거입니다. 작은거.


하........이걸 어쩌지....하는 마음으로 잠을 청해봤는데 잠도 안오고......

휴게소에 도착하려면 한시간 반쯤 남은 상황인데....곧있음 터질것 같고.....기사님한테 세워달라고 부탁하기도 눈치보이고..


별의별 생각을 다 해봤습니다.


시트를 벗기면 나오는 스펀지(?)같은거에 쫌씩 싸서 말려봐??

아니면 저 앞에 패트병있던데 그거라도 빌려??

맨뒷칸에 창문은 살짝 열리니 그거라도 열어??

천장에 환풍구??!!


당연히 터무니없는 생각들이죠.....그 시간을 어떻게 견뎠는지도 생각안납니다.

그러다가 이정표를 보니 어느새 제가 예상하는 휴게소가 앞이더라구요.


'살았다...!!신이시여 감사합니다. 기사아저씨 좀만더 속도를 ㅠㅠ'

하는순간 기사아저씨는 진짜로 속도를 내서 그 휴게소를 지나가고......

뇌가 전두엽부터 시작해서 측두엽-후두엽순으로 전체가 무너지는 느낌입니다.

방광은 점점 힘이 빠져가고.


소중이의 잘잘한 근육들로만 버티고 있던 찰나.


인간이 위기를 맞았을때 두뇌회전이 그렇게 빨라질줄은 몰랐습니다.

순간 가방안에 있던 ㅋㄷ이 생각납니다.

와 진심으로 이거라도 어떻게 해봐야겠다. 라는 생각뿐입니다.

마침 해가지고 캄캄한 저녁이라 고속버스 내는 무지하게 어둡고, 탑승자도 주로 앞쪽에 분포해 있더군요.


그렇게 ㅋㄷ두개를 가지고 맨뒷칸바로 아랫줄로 갔습니다.


그뒤로는 지금여러분이 생각하는 그대롭니다.


다시한번 ㅋㄷ의 신축성에 경의를 표하며....일을 마치니 곧 휴게소에 당도하더군요..

풍선다 불고 매듭만들듯 조심스럽게 묶어서 가방에 넣고 화장실로 달려가 비우고는

의미불명(?)의 눈물을 머금고 고향에 도착해서 여자친구를 만났드랬죠..


에이 이렇게 써보니 별 재미도 없고 스펙타클 하지도 않네요..ㅋㅋ


그럼 모두들 굿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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